'알론소 감독 데뷔전' 레알 마드리드 아쉬운 무승부...과르디올라의 맨시티는 완승 [춘추 이슈]
레알, 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 부진에 막판 PK 실축...맨시티는 포든 부활로 순조로운 출발
[스포츠춘추]
FIFA 클럽월드컵에서 유럽 명문 구단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사비 알론소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레알 마드리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힐랄과 무승부를 기록한 반면,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맨체스터 시티는 모로코의 와이다드를 완파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6월 19일(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 하드록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 알 힐랄의 H조 첫 경기는 치열한 접전 끝에 1대 1 무승부로 끝났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알론소가 새 팀과 함께한 훈련이 단 3회에 불과했다"고 아쉬운 결과의 원인을 진단했다.
레알은 몸살 증세로 결장한 킬리안 음바페 대신 선발 출전한 21세 곤살로 가르시아가 전반 30분 로드리구의 패스를 받아 선제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하프타임 직전 라울 아센시오의 페널티 지역 내 반칙으로 루벤 네베스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특히 리버풀에서 영입한 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의 데뷔전은 실망스러웠다. 디 애슬레틱은 "알렉산더 아놀드가 수비에서 어색한 모습을 보였고, 알 힐랄이 그의 측면을 집중 공략했다"며 "그가 자랑하는 장거리 패스도 연속으로 경기장 밖으로 나가는 등 새 팀 적응에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90분 안에 승부를 가리지 못한 레알은 추가시간에 결정적 찬스를 맞았다. 알 힐랄 수비수의 페널티 지역 내 반칙이 VAR 판독을 거쳐 확인되면서 마지막 기회가 주어졌다. 하지만 페데리코 발베르데가 찬 페널티킥이 알 힐랄 골키퍼 야신 부누의 환상적인 선방에 막히면서 레알의 승리도 날아갔다.
레알 상대로 무승부를 기록한 알 힐랄의 선전은 사우디 공공투자펀드(PIF)의 막대한 투자 효과를 보여줬다. 디 애슬레틱은 "3억5000만 유로가 투입된 알 힐랄 선발 라인업이 유럽 최고 구단과 대등하게 경기했다"며 "시모네 인자기 감독이 단 며칠 만에 팀을 결속시켰다"고 평가했다.
특히 33세 베테랑 살렘 알 다우사리는 이날 경기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았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결승골을 넣었던 사우디의 주장은 오른쪽 측면에서 위협적인 돌파와 창조적인 플레이를 선보이며 비니시우스 주니어와 주드 벨링엄 등 레알의 갈락티코들을 완전히 압도했다.
한편 같은 날 필라델피아 링컨 파이낸셜 필드에서 열린 맨시티와 와이다드의 G조 경기는 맨시티가 2대 0으로 승리했다.
가장 눈에 띈 것은 필 포든의 부활이었다. 지난 시즌 부진했던 포든은 경기 시작 1분 51초 만에 선제골을 터뜨리며 클럽월드컵 최단시간 득점 기록을 세웠다. 영국 BBC는 "포든이 발목 부상과 멘탈 문제로 고전한 지난 시즌을 털어내고 20경기 만의 골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전반 42분에는 포든의 코너킥을 제레미 도쿠가 마무리하며 2대 0으로 앞서 나갔다. 하프타임에는 발롱도르 수상자 로드리가 9월 이후 두 번째 출전을 위해 벤치에서 등장해 37,446명 관중의 큰 박수를 받았다.
맨시티는 이번 경기에서 여름 영입한 두 명의 신예를 선발 출전시켰다. 디 애슬레틱은 "티아니 레인더스가 전형적인 과르디올라 스타일의 기술적 미드필더로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며 "에데르손으로부터 골킥을 받아 직접 전진하는 장면은 그의 능력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였다"고 평가했다.
반면 리옹에서 영입한 라얀 셰르키의 데뷔전은 아쉬웠다.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축구를 그리워한다"며 포부를 밝혔던 셰르키는 포든, 오마르 마르무시와 함께한 공격진에서 아직 자신의 역할을 찾지 못했다. 다만 디 애슬레틱은 '과르디올라와 함께한 케빈 드 브라위너가 9년간 화려하게 활약한 사례가 있다'며 셰르키의 앞으로 활약에 기대감을 보였다.
첫 경기를 마친 레알과 맨시티는 다음 경기에서 각각 CF 파추카와 알 아인 FC를 상대한다. 알론소 감독으로서는 팀의 완성도를 높여야 하는 과제가 남았고, 과르디올라 감독은 포든의 부활과 신예들의 성장을 바탕으로 우승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