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기운이 솟아난다! '김석환 역전포+이호민 데뷔 첫 승+정해영 140세이브' KIA 6연승 질주 [춘추 이슈]
김석환 1064일 만의 홈런으로 재역전, 신인 이호민은 데뷔 첫 승
[스포츠춘추]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가 극적인 재역전승으로 시즌 첫 6연승을 달성하며 호랑이 이빨을 드러내고 있다.
KIA는 6월 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김석환의 8회 재역전 투런홈런에 힘입어 5대 4로 승리했다. 38승 33패 2무를 기록한 KIA는 단독 4위 자리를 지켰다.
이날 경기는 양팀 에이스들의 호투 속에 팽팽한 접전이 펼쳐졌다. KIA의 제임스 네일은 4회까지 노히트 행진을 이어가며 SSG 타선을 완전히 봉쇄했다. SSG의 드류 앤더슨도 KIA의 여러 차례 득점 기회를 차단하며 6이닝 1실점 호투로 맞섰다. 양 팀은 4회까지 0대 0으로 팽팽한 투수전을 이어갔다.
KIA가 먼저 균형을 깨뜨렸다. 5회 2사 후 박찬호가 3루 방향으로 친 타구를 석정우가 놓치면서 2루타가 됐다. 오선우의 볼넷에 이어 패트릭 위즈덤의 좌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얻었다. 7회에는 오선우가 중월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2대 0으로 달아났다. KIA가 승기를 잡는 듯했다.
하지만 7회말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 1사 1루 상황에서 타석에 나선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피치클락 위반으로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자 크게 불만을 표시했다. 이후 중전 안타를 치고 1루로 달려가던 에레디아는 고개를 돌려 주심을 향해 욕설을 내뱉었다. 심판진은 상의 끝에 에레디아에게 퇴장을 명령했고, 이 과정에서 이숭용 감독의 항의로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하지만 이 변수가 오히려 SSG에게는 호재로 작용했다. 경기가 중단되는 사이 네일의 투구 리듬이 흐트러졌고, 뒤이어 나선 한유섬이 네일의 초구를 받아쳐 그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역전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에레디아 퇴장이 전화위복이 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최근 기세가 오른 KIA 타선도 만만치 않았다. 8회초 1사 후 한준수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대타로 나선 김석환이 노경은의 포크볼을 잡아당겨 재역전 투런홈런을 날렸다. 김석환은 2022년 7월 24일 사직 롯데전 이후 무려 1064일 만의 홈런을 날렸다.
9회 김호령의 희생플라이로 쐐기점까지 추가한 KIA는 전날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던 마무리 정해영이 9회를 틀어막으며 짜릿한 승리를 완성했다. 정해영은 9회 1점을 내줬지만 끝내 리드를 지켜내고 통산 140번째 세이브를 올렸다.
승리투수는 신인 이호민이 차지했다. 지난해 전주고에서 팀의 실질적 에이스 역할을 했던 이호민은 7회 0.2이닝 무실점 투구로 데뷔 첫승을 따냈다. 패스트볼 구속은 140km/h 초반대로 그리 빠르지 않지만 뛰어난 제구력과 변화구, 경기운영 능력을 바탕으로 프로 무대에서도 3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KIA는 이날 SSG보다 6개 많은 11안타를 쳐내며 공격력을 과시했다. 오선우가 홈런을 포함해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위즈덤도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고종욱과 이창진, 박민을 제외한 선발 전원이 안타를 때려냈다.
반면 SSG는 한유섬이 3점 홈런을 포함해 2안타 3타점으로 분전했지만 팀 안타가 5개에 그쳤다. 특히 9회말 무사 1루에서 타석에 나온 선수가 에레디아가 아니었던 게 아쉬웠다. 대신 나온 이지영은 삼진으로 물러났고, 결국 SSG는 1점차까지는 추격했지만 동점까지는 가지 못했다. 심판에게 욕설을 참고, 퇴장당하지 않았다면 9회말 다른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었다.
6연승을 질주한 KIA는 시즌 전 모든 전문가들이 절대 우승 후보로 점찍었던 강팀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주전 선수들 상당수가 부상으로 2군 함평에 가있는 가운데서도 우승팀의 DNA가 다시 살아나는 모습이어서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한편 수원에서 열린 경기에선 NC 다이노스가 KT 위즈를 2대 0으로 꺾고 전날의 대역전패 충격에서 벗어났다. NC 선발 로건 앨런이 7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했고, 전날 패전투수 배재환과 '1구 헤드샷 퇴장'의 류진욱이 각각 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대전 경기에선 1위 한화 이글스가 꼴찌 키움 히어로즈를 10대 4로 대파했다. 코디 폰세는 5.2이닝 12탈삼진 무실점 투구로 리그에서 가장 먼저 10승째를 올렸다. 한화 타선은 장단 18안타로 10점을 내는 화력을 자랑했다. 선발 9명 가운데 7명이 멀티히트를 기록할 정도로 압도적인 공격력을 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