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매각, 말만 무성하고 10년째 지지부진한 이유? 구단주 욕심이 문제야! 英 전문기자 분석 [춘추 EPL]
10년째 매각설만 무성한 이유? 레비 회장의 과욕이 발목...위치·부채 구조도 변수
[스포츠춘추]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가 10년째 '매각 임박설'에 시달리고 있지만 정작 인수자는 나타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다니엘 레비 회장의 '과욕' 때문이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6월 22일(현지시간) '축구 비즈니스: 토트넘이 매각되지 않는 이유, 렉섬의 가치는?'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토트넘 매각이 지연되는 배경을 심층 분석했다.
맷 슬레이터 기자는 "맨체스터 시티의 재정규정 위반 논란과 프리미어리그와의 법정 공방 결과, 펜웨이 스포츠 그룹의 스페인 팀 인수설, 지안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의 기자회견 등 축구계가 기다리는 여러 이슈가 있지만, 토트넘 인수만큼 오래 기다린 것은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미국에서 축구가 반세기 동안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스포츠였던 것처럼, 토트넘은 10년 동안 '매각 직전인 차세대 영국 빅클럽'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었다"며 "이 기간 토트넘은 유럽 최고의 다목적 경기장을 지었고 유니폼도 많이 팔았지만, 트로피는 단 하나만 들어올렸다"고 지적했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토트넘 매각이 성사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다니엘 레비 회장의 과도한 가격 책정이다. 레비 회장은 2001년부터 구단을 운영해왔으며 토트넘 지분의 4분의 1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슬레이터 기자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토트넘의 가치를 약 30억 파운드(5조5337억원) 정도로 평가하고 있다. 챔피언스리그 복귀와 여름철 비욘세 같은 스타들이 경기장을 채우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그보다 조금 더 높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레비 회장은 37억5000만 파운드(약 6조9172억원)를 요구하고 있어 현재 환율 기준으로 약 10억 달러(1조3728억원)의 차이가 난다고 매체는 전했다.
슬레이터 기자는 "상당한 격차지만 협상을 시작할 수 없을 정도로 벌어진 것은 아니다. 그래서 토트넘 매각설이 몇 달마다 재등장하는 것"이라며 "토트넘 대주주인 조 루이스(88) 영국 사업가 가족이 상속 문제로 현금화를 서두르게 되면 레비의 요구가격이 다소 내려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디 애슬레틱은 여러 잠재적 인수 후보들을 통해 두 가지 추가 요인을 파악했다고 보도했다.
첫 번째는 토트넘의 지리적 위치다. 매체는 "모든 사람이 레비와 루이스가 봤던 것처럼 토트넘(지역)에서 같은 잠재력을 보는 것은 아니다"라며 "토트넘은 아직 고급주택가로 탈바꿈하지 못한 북런던 지역에서 압도적으로 가장 큰 볼거리지만, 이것이 오히려 투자 매력도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입지 조건도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해외 구단주들이 선호하는 런던 웨스트엔드의 고급 호텔과 레스토랑에서 보통 택시로 1시간 거리에 떨어져 있다"며 "접근성 면에서 다른 런던 구단들에 비해 불리하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는 7억7500만 파운드(약 1조4295억원) 규모의 사모사채다. 레비 회장이 2021년 경기장 건설비용 재융자를 위해 발행한 이 사채는 2035년부터 2051년 사이에 단계적으로 상환하는 구조로 발행됐으며, 금리는 2.49%에서 3.02% 사이다.
슬레이터 기자는 "토트넘이 인플레이션보다 낮은 금리를 지불하고 있어 실질적으로는 이자를 내지 않는 것과 같다"며 "이는 토트넘에게는 좋지만 채권 보유자들에게는 끔찍하다. 그래서 그들도 모두 인수를 희망하며 지배권 변경 조항을 행사해 돈을 회수하고 다른 투자를 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구단주가 들어올 경우 기존 저금리 사채를 상환하고 현재 시중금리로 다시 돈을 빌려야 하는데, 그러면 연간 약 2000만 파운드(약 369억원)의 이자 부담이 추가로 발생한다. 이를 19년간 지불하면 막대한 비용이 된다고 매체는 분석했다.
그럼에도 디 애슬레틱은 이러한 문제들이 영구적이거나 극복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슬레이터 기자는 "런던은 수세기에 걸쳐 매력이 오르락내리락한 마을들의 도시이고, 추가 이자 지불은 네이밍 라이츠 계약으로 충당할 수 있다"며 "금리도 하락할 예정"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매각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조급해하지 마라. 토트넘은 결국 언젠가는 팔릴 것"이라며 "뻔한 예측일 수도 있지만, 현재로선 이것이 가장 현실적인 전망"이라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