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이 뛴 레알, 인종차별 논란 뚫고 파추카 3대 1 완파...유벤투스는 와이다드에 4골 폭격 [춘추 이슈]

클럽 월드컵서 구스타보 카브랄이 뤼디거에게 인종차별 발언 의혹...FIFA 조사 착수

2025-06-23     배지헌 기자
레알 마드리드 경기에서 인종차별 논란이 발생했다(사진=클럽 월드컵 중계화면)

 

[스포츠춘추]

2025 FIFA 클럽 월드컵에서 레알 마드리드의 안토니오 뤼디거가 인종차별 피해를 주장하며 큰 논란이 일고 있다.

뤼디거는 6월 23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뱅크 오브 아메리카 스타디움에서 열린 파추카(멕시코)와의 조별리그 H조 2차전 막판에 교체 투입됐다. 지난 4월 무릎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던 뤼디거는 이날 두 달 만에 복귀전을 치렀다.

뤼디거는 후반 추가시간에 파추카 수비수 구스타보 카브랄로부터 파울을 얻어냈다. 그 직후 카브랄이 흥분하며 뭔가를 말했고, 뤼디거는 격분했다. 두 선수는 강하게 충돌했다.

브라질 출신 주심 라몬 아바티는 팔로 'X'자를 그려 보이며 인종차별 프로토콜이 개시됨을 알렸다. 이는 인종차별이 의심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주심이 이를 인지하고 절차에 따라 처리 중임을 알리는 표시다. FIFA가 지난해 도입한 이 프로토콜은 경기 일시 중단부터 몰수패까지 단계적 조치가 가능하다.

경기 후 샤비 알론소 레알 마드리드 감독은 인종차별 피해를 당했다는 뤼디거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알론소 감독은 "뤼디거가 우리에게 뭔가를 말해줬다. 우린 그를 지지하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지켜보겠다. 인종차별 프로토콜이 시작된 만큼 FIFA가 사건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문제는 무관용으로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며 "축구장에서 이런 일은 용납될 수 없다. 뤼디거가 그렇게 말했고 우린 그를 믿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카브랄은 인종차별을 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아르헨티나 출신 카브랄은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인종차별 의도는 전혀 없었다. 아르헨티나에서 쓰는 표현으로 '망할 겁쟁이'라고 불렀을 뿐이다. 그 이상은 없었다"며 "인종차별 의도는 없는 말이다. 겁쟁이는 그저 겁쟁이라는 뜻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카브랄의 해명을 전해 들은 뤼디거 측은 최초 주장을 다시 확인하며 자신이 틀리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FIFA는 현재 이 사건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맹활약한 벨링엄(사진=클럽 월드컵 SNS)
맹활약한 벨링엄(사진=클럽 월드컵 SNS)

인종차별 논란과 별개로 레알 마드리드는 어려운 승리를 챙겼다. 7분 라울 아센시오의 퇴장으로 10명이 된 레알은 35분 주드 벨링엄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43분 아르다 귈러의 추가골로 전반을 2대 0으로 마감했다. 후반 70분엔 페데리코 발베르데의 골로 쐐기를 박았다.

BBC의 에믈린 베글리 기자는 "파추카는 레알(8개)보다 많은 25개의 슛을 했지만 기회를 놓친 대가를 치렀다"고 분석했다. 레알은 3대 1 승리로 H조 1위로 올라섰고, 26일 필라델피아에서 레드불 잘츠부르크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여기서 승리하거나 무승부를 거두면 16강 진출이 확정된다.

같은 날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G조 경기에서는 유벤투스가 모로코 와이다드를 4대 1로 크게 이겼다. 터키 대표 케난 일디즈가 16분과 69분 두 골을 넣으며 맹활약했고, 90분 추가시간에는 두샨 블라호비치가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