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지 이전' 후 첫 우승 감격! 오클라호마시티, 17년 기다린 '첫 우승'...길저스-알렉산더 MVP [춘추 NBA]

셰이 길저스-알렉산더 MVP·득점왕·파이널 MVP 트리플 크라운... 25년 만의 기록

2025-06-23     배지헌 기자
오클라호마시티 썬더가 마침내 정상에 올랐다. 시애틀 슈퍼소닉스에서 연고지를 옮긴 지 17년 만에 처음으로 NBA 챔피언십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사진=NBA 공식 SNS)

 

[스포츠춘추]

오클라호마시티 썬더가 마침내 정상에 올랐다. 시애틀 슈퍼소닉스에서 연고지를 옮긴 지 17년 만에 처음으로 NBA 챔피언십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오클라호마시티는 23일(한국시간) 오클라호마시티 페이컴 센터에서 열린 2025 NBA 파이널 7차전에서 인디애나 페이서스를 103대 91로 꺾으며 프랜차이즈 두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정규시즌 68승으로 NBA 역사상 다섯 번째 최다승을 기록하고, 평균 점수차 12.9점으로 50년 넘게 지켜온 기록을 갈아치운 지배적인 시즌의 완성이었다.

정규시즌 MVP 셰이 길저스-알렉산더는 7차전에서 29득점 1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파이널 MVP까지 거머쥐었다. 정규시즌 MVP, 득점왕, 파이널 MVP 트리플 크라운은 25년 만의 기록이다. 게다가 한 시즌에 복수의 7차전에서 승리하며 NBA 사상 전무후무한 위업을 달성했다.

시리즈 평균 30.3득점을 기록한 길저스-알렉산더는 이날 필드골 성공률(8/27)이 저조했지만 자유투 11/12개를 성공시키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제일런 윌리엄스가 20득점, 쳇 홈그렌이 18득점 8리바운드 5블록을 추가했다.

오클라호마시티를 정상으로 이끈 셰이 길저스-알렉산더(사진=오클라호마시티 썬더 공식 SNS)

오클라호마시티의 우승에는 상대 에이스의 조기 이탈이라는 변수도 작용했다. 인디애나의 핵심 가드 타이리스 할리버튼이 1쿼터 4분55초를 남기고 아킬레스 부상으로 경기를 떠났다. 5차전부터 종아리 부상에 시달리던 할리버튼은 길저스-알렉산더를 돌파하려던 중 비접촉 상황에서 쓰러졌다.

할리버튼이 쓰러진 시점 스코어는 오클라호마시티가 18대 16으로 앞선 상황이었다. 인디애나는 에이스를 잃고도 무너지지 않았다. 앤드류 넴하드가 2쿼터 종료 직전 3점슛을 성공시키며 48대 47로 역전해 전반을 마감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3쿼터에서 진가를 드러냈다. 리그 최고 수비팀답게 인디애나로부터 23개의 턴오버를 끌어내며 31득점을 만들어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이 구간에서 스코어 34-20으로 상대를 압도하며 13점차로 4쿼터에 진입했다.

인디애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22점 차까지 벌어졌던 격차를 종료 2분16초를 남기고 넴하드의 3점슛으로 10점차까지 좁혔다. 하지만 윌리엄스가 1분26초를 남기고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켜 승부를 결정지었다.

제일런 윌리엄스(사진=오클라호마시티 썬더 공식 SNS)

이번 우승은 샘 프레스티 단장의 치밀한 재건 계획이 결실을 맺은 결과다. 2019년 폴 조지를 LA 클리퍼스로 트레이드하며 완전한 리빌딩에 나선 프레스티는 당시 "시간이 필요하고 인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 시간은 6년이었다. 2019년 길저스-알렉산더와 언드래프티 루겐츠 돌트를 영입하고, 2022년 홈그렌(2순위)과 윌리엄스(12순위)를 지명하며 현재 핵심 전력을 완성했다. 2020-21시즌 22승으로 시작한 리빌딩이 68승 우승으로 완성됐다.

오클라호마시티의 우승은 NBA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평균 연령 25.56세로 NBA 역사상 두 번째로 젊은 챔피언이 됐다. 슈퍼팀 구성 대신 젊은 선수들의 팀워크와 수비력을 앞세운 '새로운 청사진'의 완성이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리그 1위 수비력(100포제션당 106.6실점)을 바탕으로 상대를 100점 미만으로 억제한 경기가 NBA 최다 19경기였다. 빠른 페이스 공격에서는 길저스-알렉산더가 포인트가드 포지션에서 32.7득점으로 득점왕을 차지했다.

윌리엄스와 홈그렌은 올 여름 연장 계약 대상이며, 프레스티 단장은 앞으로 7년간 13개의 1라운드 픽을 보유하고 있다. 정규시즌 서부 16게임 차 1위, 동부 상대 29승 1패를 기록한 오클라호마시티는 7년 연속 서로 다른 팀이 우승하는 전례 없는 혼전 시대를 끝낼 수 있는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프레스티 단장은 우승 직후 "오클라호마는 진짜 강팀이다"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17년간 기다려온 우승의 순간, 오클라호마시티는 새로운 왕조의 시작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