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부상에 방향 전환한 보스턴, 노장 즈루 홀리데이 트레이드...우승 멤버 해체 시작 [춘추 NBA]
젊은 선수 사이먼스 영입으로 미래 투자 전환
[스포츠춘추]
제이슨 테이텀의 아킬레스건 파열로 내년 시즌 우승 경쟁에서 멀어진 보스턴 셀틱스가 급격한 방향 전환에 나섰다. 지난해 우승 멤버였던 즈루 홀리데이를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로 보내며 대대적인 팀 재구성에 착수했다.
미국 스포츠 매체 ESPN은 "보스턴이 홀리데이를 포틀랜드로 보내고 앤퍼니 사이먼스와 2라운드 드래프트픽 2개를 받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테이텀 없는 내년 시즌을 앞두고 우승 경쟁보다는 연봉 절감과 미래 투자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번 거래로 셀틱스는 다음 시즌 연봉 470만 달러(66억원)를 절약하고, 향후 연봉 부담도 크게 덜게 됐다.
홀리데이는 계약 3년 1억440만 달러(1464억원)가 남아있고, 2027-28시즌에는 플레이어 옵션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사이먼스는 다음 시즌 2770만 달러(388억원) 계약이 끝난다. 연봉 규모 차이가 트레이드의 핵심 배경이다.
보스턴은 이번 트레이드 이후에도 2차 사치세 상한선을 벗어나기 위해 약 2000만 달러를 더 줄여야 한다. 사치세에서 완전히 벗어나려면 추가로 2000만 달러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현지 매체들은 홀리데이 트레이드가 첫 번째 도미노라고 보는 분위기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리그 소식통을 인용해 "보스턴이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를 포함한 다른 선수들도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며 "연봉 상한선 딜레마 해결을 위한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연봉 부담 외에 홀리데이의 나이와 경기력 하락도 트레이드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홀리데이는 보스턴 합류 첫 시즌 우승에 기여했지만, 두 번째 시즌엔 눈에 띄게 공격력이 떨어졌다. 득점과 어시스트 평균 스탯이 하락했고, 3점슛 성공률도 42.9%에서 35.3%로 급락했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는 경기당 평균 9.5점에 그쳤고, 1라운드 올랜도 매직과의 시리즈 마지막 3경기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결장하기도 했다.
디 애슬레틱은 "홀리데이는 여전히 NBA 최고의 다재다능한 수비형 가드 중 한 명이지만, 제이슨 테이텀이 아킬레스건 파열 부상에서 돌아올 때쯤이면 36세가 되어 기량 저하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스턴은 홀리데이 대신 공격형 가드 사이먼스를 영입했다. 지난 8일 26세가 된 사이먼스는 지난 시즌 평균 19.3점 4.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통산 3점슛 성공률 38.1%로 조 마줄라 보스턴 감독의 3점슛 중심 전술에 잘 맞는 선수기도 하다. ESPN에 따르면 사이먼스는 최근 3시즌 동안 경기당 평균 9개에 가까운 3점슛을 시도했다.
다만 수준급 공격력에 비해 수비에서는 다소 아쉽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여기에 젊은 가드 스쿠트 헨더슨과 포지션 중복도 포틀랜드가 트레이드를 결정한 이유 중 하나로 풀이된다.
흥미롭게도 포틀랜드는 2023년 데이미언 릴라드 트레이드로 홀리데이를 받았다가 일주일도 되지 않아 보스턴으로 보낸 바 있다. 그로부터 2년 만에 다시 홀리데이를 데려온 것이다.
당시 포틀랜드는 홀리데이를 보스턴으로 보내며 맬컴 브로그던, 로버트 윌리엄스 3세, 2024년 1라운드픽(버브 캐링턴 지명), 2029년 1라운드픽을 받았다. 이번에는 사이먼스와 2라운드픽 2개로 홀리데이를 다시 데려왔다. ESPN은 "홀리데이가 젊은 블레이저스 핵심 선수들에게 우승 경험과 존경받는 목소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시즌 포틀랜드는 1월 19일 이후 23승 18패를 기록하며 수비 개선을 보였다. ESPN 리서치에 따르면 이 기간 리그 수비 효율성 3위, 속공 상황 유효 야투율 제한 부문 3위(58.2%)를 기록했다.
홀리데이의 합류로 투마니 카마라, 데니 아브디야, 도노반 클링건과 함께 더욱 견고한 수비를 구축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향후 3시즌 1억 달러가 넘는 거액을 헨더슨의 멘토 역할을 위해 지불하는 것이 합리적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