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평면설·반유대주의·백신 거부' 사고뭉치에서 댈러스 핵심 선수로...어빙, 3년 연장 계약 체결 [춘추 NBA]
4300만달러 옵션 포기하고 장기계약...ACL 부상으로 내년까지 결장 예정
[스포츠춘추]
각종 기행과 문제적 발언으로 논란을 빚어온 NBA 스타 가드 카이리 어빙이 댈러스 매버릭스와 장기 재계약을 체결하며 팀에 정착하기로 했다.
ESPN의 샴스 샤라니아 기자는 6월 25일(현지시간) "어빙이 4300만달러(약 602억원) 규모의 선수 옵션을 포기하고 댈러스와 3년 1억1900만달러(약 1666억원)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새 계약에는 2027-28시즌 선수 옵션이 포함됐다.
어빙은 인터뷰에서 "댈러스에 오래 남기로 결정한 이유는 구단과 나 서로의 의지, 이곳에서 내 자취를 남기고 싶은 바람, 그리고 무릎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해서 돌아오면 우승할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어빙은 앤서니 데이비스, 그리고 1순위 지명이 확실시되는 쿠퍼 플래그와 함께 댈러스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잡게 됐다. 데이비스는 향후 2년간 계약이 남아있으며 2027-28시즌 6280만달러 선수 옵션을 보유하고 있다.
어빙은 뛰어난 실력에도 불구하고 프로 생활 내내 각종 논란에 휘말렸다. 2017년에는 "지구가 평평하다"는 황당한 주장을 펼쳐 화제를 모았다. 당시 미국 어린이들이 학교 선생님보다 어빙의 말을 믿어 교육 현장에 혼란을 주는 일도 있었다. 어빙은 나중에 "농담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이미 '이상한 사람' 이미지가 굳어진 뒤였다.
팀 케미스트리 파괴자로도 악명을 떨쳤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시절부터 팀에 공개적으로 트레이드를 요청했고, 보스턴 셀틱스와 브루클린 네츠에서도 라커룸 불화와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2021년에는 구체적인 이유 없이 팀을 무단 이탈해 감독이 연락을 취해도 답장하지 않는 사태가 벌어졌다.
코로나19 펜데믹 기간 백신 접종 거부도 큰 파문을 빚었다. 2021-22시즌 어빙은 개인적인 이유로 백신 접종을 거부했고, 뉴욕 지역 규정으로 인해 홈경기 출전이 금지됐다. 나중엔 구단에서 원정경기 출전도 허용하지 않겠다고 결정하면서 시즌 중반까지 거의 경기에 나오지 못했다. 이로 인해 제임스 하든이 필라델피아로 이적을 요구할 정도로 팀 분위기가 악화됐고, 야심차게 결성한 브루클린 빅3는 결국 해체됐다.
2022년에는 반유대주의 요소가 담긴 영화를 트위터로 홍보해 또 다른 대형 논란을 일으켰다. 찰스 바클리, 카림 압둘자바 등 NBA 레전드들이 직접 비판에 나섰고, 나이키는 1100만달러 규모의 후원 계약을 즉시 해지했다. NBA는 어빙에게 최소 5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다.
2023년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댈러스로 이적한 어빙은 과거와 달리 큰 사건 사고 없이 조용히 팀 생활을 이어갔다. 각종 논란으로 얼룩졌던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슈퍼스타 루카 돈치치와 호흡을 맞춰 2024년 NBA 파이널 진출에 기여했고, 지난 시즌엔 평균 24.7득점 4.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9번째 올스타에 선정되는 등 농구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3월 새크라멘토 킹스전에서 왼쪽 무릎 ACL 파열 부상을 당하며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그사이 팀 내에선 루카 돈치치가 LA 레이커스로 트레이드되고 앤서니 데이비스가 합류하는 큰 변화도 있었다. 어빙은 2026년까지 코트 복귀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ESPN은 전했다.
어빙이 4300만달러보다 적은 금액으로 계약함으로써 댈러스는 연봉 상한선 관련 규제를 피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570만달러 규모의 추가 예산을 자유계약시장에서 다른 선수를 영입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가드 포지션이 얇은 댈러스로서는 이번 여름 보강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23일 NBA 파이널 7차전 중계에 출연한 어빙은 "댈러스 매버릭스 선수라는 사실이 정말 흥미진진한 시기"라며 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과거 각종 논란과 질풍도노의 시기를 지난 어빙이 댈러스에서 커리어 후반기를 안정적으로 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