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어머니까지 건드린 '패드립' 관중의 최후...MLB, 전구장 출입금지 철퇴 [춘추 MLB]
MLB 모든 구장 무기한 출입금지 조치... 화이트삭스 구단·팬들, 마르테에 응원
[스포츠춘추]
돌아가신 어머니를 모독하는 악성 '패드립'으로 메이저리그 선수를 울린 관중이 전 구장 출입금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ESPN의 제시 로저스 기자는 26일(한국시간) 케텔 마르테(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돌아가신 어머니를 조롱한 관중이 MLB 전체 구장에서 무기한 출입금지 조치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해당 관중은 25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에서 마르테가 7회 타석에 들어섰을 때 고인에 대한 막말을 퍼부었다.
마르테의 어머니 엘피디아 발데즈는 2017년 도미니카공화국에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23세 신인이었던 마르테는 어머니의 부고를 듣고 팀을 떠나 고국으로 돌아간 바 있다.
문제의 관중은 이런 사연을 알고도 7회 마르테의 타석에서 고인을 모독하는 발언을 했다. 도 넘은 막말에 마르테가 눈물을 쏟았고, 토리 루불로 감독을 비롯한 팀 관계자들이 관중의 퇴장을 요구했다.
MLB는 성명을 통해 "화이트삭스가 즉각적인 조치를 취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소식통에 따르면 해당 관중은 자신의 부적절한 발언을 인정하며 후회의 뜻을 표했다고 전해진다.
26일 경기에서는 훈훈한 장면이 연출됐다. 1회 첫 타석에 나선 마르테에게 화이트삭스 홈팬들이 박수갈채를 보낸 것이다. 화이트삭스는 전광판을 통해 마르테를 향한 진심 어린 응원의 메시지도 띄웠다.
루불로 감독은 전날 경기 후 "아버지의 마음으로, 마르테가 흐느끼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어 "마르테야, 사랑한다. 우리가 함께 있고 너는 혼자가 아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무슨 말을 들었어도 그런 말을 한 놈은 바보다. 그런 말이 너에게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고 위로했다.
헤랄도 페르도모 유격수도 "이런 일은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메이저리그에서 이런 일이 또 일어나면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번 사건은 올 시즌 팬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선수가 상처받은 두 번째 사례다. 지난 4월에는 클리블랜드에서 한 관중이 보스턴 레드삭스의 재런 듀란 외야수를 향해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 듀란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에서 3년 전 자살을 시도했던 경험을 고백한 바 있는데, 관중이 이를 조롱한 것이다. 해당 관중 역시 퇴장당하고 구장 출입금지 조치를 받았다.
MLB는 이번 사건을 통해 관중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스포츠 경기장이라는 공간에서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