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동료가 오늘의 적으로...LG 이적생 천성호, 이적 첫날 친정 KT 울렸다 [춘추 이슈]

하루 전 LG로 트레이드된 천성호, 이적 첫날 옛 동료들 상대로 9회 2루타-동점 득점

2025-06-26     배지헌 기자
LG 유니폼이 잘 어울리는 천성호(사진=LG)

 

[스포츠춘추]

운명의 장난이다. LG 트윈스 이적생 천성호가 하루 전까지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친정팀 상대로 비수를 꽂았다. 

천성호는 6월 26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T 위즈 전에서 9회초 선두타자 2루타와 동점 득점으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트레이드 하루 만에 7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천성호는 4타수 1안타 1득점으로 LG의 4대 3 역전승을 이끌었다.

8회까지는 KT의 분위기였다. KT는 4회 장성우가 시즌 7호 2점 홈런을 터뜨려 2대 0으로 앞서갔다. 5회 LG가 2대 2 동점을 만들었지만, KT가 7회 공격에서 다시 3대 2로 앞서나갔다. 천성호는 첫 세 타석에서 모두 뜬공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켰다.

2대 3으로 뒤진 9회초 공격, 마지막 기회였다. 선두타자로 나선 천성호 앞에는 어제까지의 동료 박영현이 서 있었다. 올 시즌 21세이브로 리그 구원 부문 1위를 달리는 KT의 특급 마무리였다.

천성호는 주저하지 않았다. 박영현의 초구 146km/h짜리 속구를 받아쳐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만들었다. 구본혁의 희생번트로 3루에 진출한 천성호는 박해민의 몸에 맞는 공과 도루로 만들어진 1사 2, 3루 상황에서 신민재 타석 때 나온 폭투에 홈을 밟았다. 천금 같은 3대 3 동점이었다.

이어 신민재가 중전 적시타를 때려 LG가 4대 3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LG는 9회말 마무리 유영찬을 내세워 승리를 완성했다. 바로 전날 포수 김준태와 함께 KT에서 LG로 이적한 천성호는 새 팀에서의 첫 경기를 가장 드라마틱하게 장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