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출전 경기에 베팅한 NBA 선수가 있다? 미 연방검찰, 말릭 비즐리 도박 혐의 수사...재계약 협상 중단 [춘추 NBA]
연방검찰, NBA 경기·개인베팅 혐의로 조사 중
[스포츠춘추]
미 프로농구 NBA를 뒤흔들 또 다른 도박 스캔들이 터졌다.
6월 30일(한국시간) ESPN의 샴스 샤라니아는 "자유계약선수 말릭 비즐리가 도박 혐의로 연방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박 사건의 여파로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와의 재계약 협상도 중단됐다.
샤라니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뉴욕 동부지방검찰청이 비즐리를 NBA 경기와 개인베팅(프롭베팅)과 관련된 도박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직 공식 기소나 혐의 제기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비즐리의 변호사 스티브 헤이니는 "수사가 곧 기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말릭은 미국 헌법에 따라 다른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무죄추정의 권리를 갖고 있으며, 현재까지 어떤 혐의로도 기소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수사 핵심은 비즐리가 2023-24시즌 밀워키 벅스에서 뛸 당시의 활동이다. ESPN의 데이비드 퍼덤은 도박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의 한 주요 스포츠베팅 업체가 2024년 1월경부터 비즐리 관련 프롭베팅에서 비정상적으로 높은 베팅 관심을 감지했다"고 전했다.
프롭베팅은 특정 선수의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등 개별 기록에 거는 베팅을 말한다. 비즐리는 당시 밀워키에서 77경기에 선발 출전해 평균 11.3점을 기록하며 3점슛 성공률 41%를 기록했다.
NBA 대변인 마이크 베스는 "우리는 연방검찰의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피스톤스 구단도 수사 사실을 확인했지만 추가 논평은 NBA에 미뤘다.
수사가 알려지면서 비즐리와 디트로이트 간 재계약 협상이 중단됐다. 양측은 3년 4200만 달러(588억원) 규모의 계약을 논의하고 있었지만 현재 협상이 보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즐리는 지난 시즌 디트로이트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개인 통산 최다인 82경기 모두 출전해 평균 16.3점, 2.6리바운드, 1.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특히 319개의 3점슛을 성공시켜 미네소타의 앤서니 에드워즈(320개)에 이어 리그 2위를 기록했다.
3점슛 성공률 42%를 기록한 비즐리는 300개 이상의 3점슛을 40% 이상 성공률로 기록한 NBA 역사상 세 번째 선수가 됐다. 그의 장거리 슛 능력은 케이드 커닝햄에게 더 넓은 공격 공간을 제공하는 핵심 역할을 했다.
비즐리는 이전에도 법적 문제를 겪은 바 있다. 2020년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소속이었을 때 폭력 위협 중죄 혐의로 유죄를 인정하고 120일 구금형을 선고받았으며, 2020-21시즌 후 복역했다. NBA로부터도 2021년 12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다.
9년 NBA 경력의 비즐리는 덴버 너게츠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미네소타, 유타,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 밀워키, 디트로이트 등을 거쳤다. 최근 4년간 5개 팀을 옮겨 다닌 저니맨 선수다.
이번 사건은 최근 NBA를 휩쓸고 있는 도박 스캔들의 연장선상에 있다. 올해 초 마이애미 히트의 테리 로지어도 2023년 3월 샬럿 호네츠 시절 경기와 관련된 비정상적 베팅 패턴으로 연방 수사를 받고 있다고 발표됐다. 로지어 역시 아직 기소되지 않았고 NBA 제재도 받지 않았다.
앞서 토론토 랩터스의 존테이 포터는 자신의 경기에 베팅하고 도박꾼들과 내부 정보를 공유한 혐의로 NBA에서 영구제명 당했다. 포터는 통신사기 음모 혐의로 기소돼 유죄를 인정하고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스포츠베팅 합법화 이후 선수들의 도박 참여 문제가 미국 프로스포츠계의 새로운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비즐리 수사 결과에 따라 NBA의 도박 관련 규정과 모니터링 시스템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