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걱정은 뭐다? 바람의 손자, 메릴 켈리 상대로 3루타-2루타 쾅쾅! 3안타 맹타로 부진 탈출 [춘추 MLB]

16타석 무안타 슬럼프서 탈출, KBO 시절 상대 메릴 켈리 완벽 공략

2025-07-03     배지헌 기자
이정후는 7월 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원정경기에서 5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사진=MLB.com)

 

[스포츠춘추]

최근 극심한 타격 부진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하루 휴식 후 폭발적인 활약으로 슬럼프 탈출 신호탄을 쐈다. 홈런만 빠진 사이클링히트급 맹타로 팀 승리를 이끌며 한 달여 만에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했다.

이정후는 7월 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MLB 원정경기에 5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0.240에서 0.246(313타수 77안타)으로 올랐다. 자이언츠는 연장 10회 접전 끝에 6대 5로 승리하며 4연패 수렁에서 벗어났다.

최근 4경기 16타석 연속 무안타 부진으로 전날 라인업에서 제외됐던 이정후는 하루 휴식 후 출전한 이날 한꺼번에 3안타를 몰아쳤다. 이정후의 멀티히트는 6월 5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이후 거의 한 달 만이다.

특히 상대 선발투수가 KBO리그 SK 와이번스(현 SSG) 출신 메릴 켈리였다는 점도 흥미롭다. 비록 2018년이 마지막이긴 하지만, KBO리그에서 만났을 때는 유독 켈리 상대로 강한 면모를 보였던 이정후다. 당시 총 19타수에서 7안타(2루타 2개) 5타점 3볼넷으로 타율 0.467을 기록한 바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다시 만난 올해도 첫 경기에서 3타수 1안타를 쳤고, 이날 두 번째 맞대결에선 2개의 장타를 날렸다.

이정후의 활약으로 승리를 거둔 자이언츠(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SNS)

1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첫 타석에 선 이정후는 켈리의 초구 148km/h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맞히는 1타점 3루타를 때렸다. 타구 속도 163km/h의 강력한 타구였다. 애리조나 우익수 제이크 매카시가 점프하며 잡으려 했지만 공은 담장을 맞고 나왔고, 이정후는 3루에 여유 있게 도달했다. 1루 주자 윌머 플로레스가 홈을 밟아 자이언츠가 2대 0으로 앞서 나갔다.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기세를 이어갔다. 선두타자로 나와 켈리의 6구째 체인지업을 우측으로 날려 2루타를 완성했다. 164.5km/h로 역시 빠르고 강한 타구를 외야로 날려 보냈다. 비록 후속타 불발로 득점으로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두 타석 연속 장타로 시원한 타격을 선보였다.

6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8회 네 번째 타석에서 바뀐 투수 제이크 우드포드를 상대로 1루 쪽 내야안타를 쳐내며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후속 루이스 마토스의 볼넷으로 2루까지 진루한 이정후는 패트릭 베일리의 안타 때 홈을 밟으며 4대 2로 앞서나가는 득점을 올렸다.

이정후는 이날 내야안타, 2루타, 3루타를 모두 기록해 홈런만 빠진 사이클링히트를 완성했다. 연장 10회에는 타이브레이크 2루 주자로 나가 패트릭 베일리의 희생플라이에 결승 득점까지 올렸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자이언츠가 "강한 타구 비율에서 내셔널리그 최하위"이며 "라인드라이브 비율에서도 리그 꼴찌"라며 팀 타선 전체의 타격 부진을 비판했다. 하지만 이정후를 비롯한 타자들은 이날 지구 라이벌 팀 상대 중요한 경기에서 맹타를 휘둘러 이런 우려를 불식시켰다.

자이언츠는 이번 승리로 46승 41패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 자리를 지켰다. 2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46승 40패)와는 0.5게임 차이다. 자이언츠는 4일 애리조나와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