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밍 묘하다' 엔씨소프트, 성남시 리틀야구장 건립 지원...NC는 "본사 차원" 선 긋기 [춘추 이슈]

연고지 이전 검토 중인 NC 모기업 움직임에 촉각

2025-07-04     배지헌 기자
엔씨소프트 본사 사옥(사진=엔씨소프트)

 

[스포츠춘추]

연고지 이전을 검토하고 있는 NC 다이노스의 모기업 엔씨소프트가 성남시 리틀야구장 건립을 지원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야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7월 3일 복수의 매체는 엔씨소프트가 경기도 성남시 리틀야구장 건립에 사업비 지원을 결정하고 최종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엔씨소프트는 성남시와 구체적인 지원 규모와 세부 사항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이 알려지면서 문의가 쏟아지자 NC 구단 측이 입장을 내놨다. NC는 "이번 리틀야구장 건립 건은 본사인 엔씨소프트가 성남시와 지역 상생을 위한 협력 방안 중 하나로 추진 중인 사안"이라며 "야구를 통한 지역 사회 기여라는 큰 방향 속에서 본사 차원에서 추진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NC가 '연고지 이전' 카드를 꺼낸 가운데 나온 소식이라 타이밍이 묘하다. NC는 지난 3월 창원NC파크 관중 사망사고 이후 창원시가 보인 무책임한 태도와 창단 이후 지속된 약속 위반으로 신뢰 관계가 악화됐다고 판단, 5월 말 홈구장 복귀와 함께 '연고지 이전 검토'를 선언했다.

창원시에는 21가지 구단 요구 사항을 전달했다. 요구 사항에는 외야 관중석 증설, 전광판 추가 설치, 정식구장 1개면, 연습구장 2개면, 실내연습장, 선수단 숙소 마련, 대중교통 노선 확대, 셔틀버스 운행, KTX 증편 등 다양한 내용이 포함됐다. NC는 창원시의 답변을 다른 지자체가 제시하는 조건과 비교해 본 뒤 연고 이전을 판단할 계획이다.

일단 요구 사항에 대한 답변 시한은 지난달 말이었으나 시간이 부족하다는 창원시의 요청을 받아들여 추가 시간을 주기로 했다. NC는 창원시와 협상하면서 다른 지자체와도 협상을 병행하는 중이다. 이미 복수의 지방자치단체로가 NC에 연고지 이전을 제안했고, 일부는 창원시가 제안한 것보다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 리틀야구장(사진=성남시)

마침 성남시도 NC가 검토할 후보 지역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성남은 본사 엔씨소프트가 자리한 지역으로 구단과 모기업, 지역이 호의적인 협력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성남시 분당구 판교 테크노밸리에 자리한 엔씨소프트 R&D 센터는 이미 성남을 대표하는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성남시는 야구단 유치를 원하는 지역 중 하나이기도 하다. 성남시는 지난 3월 KBO와 야구전용구장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성남종합운동장의 주경기장을 리모델링해 2만석 이상의 야구장을 2027년 말까지 조성하고, KBO는 성남시에서 연간 10경기 이상의 경기를 개최하기로 했다. 계획대로 된다면 2028년부터는 성남에서 프로야구 경기 개최가 가능한 조건이 형성된다.

성남시는 당시 "성남 연고의 구단이 없더라도 전용 구장 조성 후 1군 경기, 올스타전, 국가대표 경기 등 연간 10경기 이상의 프로야구 경기를 유치하겠다"며 장기적으로 기업 구단 유치에도 나서 성남을 야구 도시로 성장시키겠다는 복안을 밝혔다. 야구 경기 유치를 넘어 프로야구단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일단 NC 구단은 리틀야구 지원은 본사 차원의 일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여지를 남겨뒀다. "향후 유소년 야구 프로그램 등 지역 사회 활동에서 구단이 기여할 부분이 있다면 협력 관계에 구단이 동참하지 않을 이유도 없을 것"이라는 입장으로 여운을 남겼다. 프로야구단을 원하는 지자체와 연고 이전을 생각하는 야구단의 만남. 전혀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