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결승이 좋아!" 강심장 콜 팔머 '2골 1도움' 원맨쇼...첼시, PSG 3대 0 대파하고 클럽 월드컵 정상 [춘추 해축]

콜 팔머 2골 1도움 대활약으로 파리생제르맹에 3대 0 완승…1억 1460만 달러(1603억원) 상금까지 '잭팟'

2025-07-14     배지헌 기자
첼시가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인 파리생제르맹(PSG)을 완파하며 FIFA 클럽 월드컵 정상에 올랐다(사진=첼시 SNS)

 

[스포츠춘추]

첼시가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인 파리생제르맹(PSG)을 완파하며 FIFA 클럽 월드컵 정상에 올랐다. 콜 팔머의 압도적 퍼포먼스가 이끈 이번 우승으로 첼시는 1억 1460만 달러(약 1603억원)의 거액 상금까지 거머쥐었다.

첼시는 7월 14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FIFA 클럽 월드컵 결승에서 PSG를 3대 0으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8만1118명의 관중이 지켜본 가운데 열린 경기에선 팔머가 22분과 30분 연속골을 터뜨리고 43분 주앙 페드루에게 도움까지 기록하며 일찌감치 승부를 끝냈다.

대회 최우수선수(골든볼)에 선정된 팔머는 "정말 기분 좋다. 경기 전 모든 사람들이 우리를 의심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감독이 훌륭한 게임 플랜을 짰고, 나를 최대한 자유롭게 풀어줬다. 나는 감독에게 보답하고 골을 넣기만 하면 됐다"고 DAZN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첫 번째 골은 22분 PSG 좌측 풀백 누누 멘데스의 실수에서 나왔다. 우측 풀백 말로 귀스토가 멘데스로부터 공을 빼앗은 뒤 박스 중앙 무인지대의 팔머를 찾았고, 팔머는 침착하게 왼쪽 골대 안쪽으로 밀어 넣었다. 두 번째 골은 30분 쿨링 브레이크 직후였다. 센터백 레비 콜윌의 정확한 스루 패스를 받은 팔머가 페인트 모션으로 수비수를 속인 뒤 동일한 지점으로 완벽한 마무리를 선보였다.

43분에는 팔머의 어시스트가 나왔다. 우측 채널로 달린 팔머의 패스를 받은 신예 주앙 페드루가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고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를 넘기는 칩슛을 성공시켰다. 올 시즌 52경기에서 18골 14어시스트를 기록한 팔머는 "난 결승전이 좋다"며 빅매치에서의 강심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첼시가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인 파리생제르맹(PSG)을 완파하며 FIFA 클럽 월드컵 정상에 올랐다(사진=첼시 SNS)

엔초 마레스카 감독의 전술 변화가 승리의 열쇠였다. 시즌 초반 후방에서의 공 돌리기를 고집해 팬들의 비판을 받았던 그는 이날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첼시는 브라질 보타포구가 조별리그에서 PSG를 1대 0으로 이긴 전술을 참고해 강력한 전방 압박을 구사했다. 경기 전 "PSG 감독 루이스 엔리케와의 체스 게임을 예상한다"고 했던 마레스카는 실제로는 빠른 승부를 가져갔다.

디 애슬레틱의 올리버 케이 기자는 "마레스카가 전술적으로 완벽한 마스터클래스를 선보였다"며 "첼시는 PSG가 공을 가질 때 깊숙이 물러나 수비 블록을 형성하며 상대를 좌절시켰고, 공을 되찾지 못할 때는 조직적인 수비로 PSG의 평소 리듬을 차단했다"고 분석했다.

마크 캐리 기자는 "팔머, 귀스토, 페드루로 이어지는 공격 라인이 PSG 수비진을 완전히 해체시켰다"며 "PSG가 시즌 내내 보여준 공격적이고 빠른 축구가 오히려 첼시의 무기가 된 역설적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우승은 첼시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2021년 5월 토마스 투헬 감독 하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꺾고 챔피언스리그를 우승하며 얻은 출전권이었지만, 그 사이 클럽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축출되고, 미국계 투자회사 클리어레이크 캐피털과 토드 보일리 컨소시엄이 인수한 후 48명의 선수가 영입되고 더 많은 선수들이 떠났다.

하지만 첼시는 경쟁 우위 확보를 위해 아낌없이 투자했다. FIFA가 제공하는 훈련장 지원금(하루 1만5000달러)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비용을 투입해 최상급 훈련 시설을 확보했고, 선수들에게는 프리미어리그 수준의 보너스를 제공했다. 토너먼트 중간에는 브라이턴에서 주앙 페드루를 영입해 즉시 전력 보강에 나섰다.

마레스카 감독 취임 첫 시즌에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확보,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우승에 이어 세 번째 트로피를 추가한 첼시는 이제 명실상부한 세계 챔피언이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 시상식에서 팔머가 골든볼을, 리스 제임스 주장이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순간이었다.

첼시가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인 파리생제르맹(PSG)을 완파하며 FIFA 클럽 월드컵 정상에 올랐다(사진=첼시 SNS)

1억 1460만 달러의 상금은 프리미어리그 재정 규정(PSR) 하에서 중요한 수익원이 된다. 최근 UEFA로부터 재정페어플레이 위반으로 3600만 달러 벌금을 받고 이번 여름 1억 달러 이상을 영입비로 지출한 첼시에게는 단비 같은 수입이다.

85분 주앙 네베스가 마르크 쿠쿠렐라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며 퇴장당한 PSG는 경기 후에도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주앙 페드루를 때리는 듯한 모습이 포착되며 매너에서도 졌다. 엔리케는 "많은 긴장과 압박 때문에 일어난 상황"이라고 해명했지만, 중계 영상과 SNS로 '박제'된 장면을 되돌릴 순 없었다.

첼시 선수단은 이제 3주간의 휴가를 보낸 후 8월 17일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을 준비한다. 세계 챔피언의 타이틀을 달고 새 시즌을 맞는 첼시의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