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들, 이민서류 항상 소지하라" MLB 선수노조 긴급지침...트럼프 반이민 정책에 '경보' [춘추 MLB]

트럼프표 입국금지령 발동 여파...미국 외 지역 출신 선수들 향한 긴급권고

2025-07-17     배지헌 기자
미국 외 지역 출신 선수들에게 큰 위협을 안기는 트럼프(사진=MLB.com)

 

[스포츠춘추]

메이저리그 선수노조가 미국 외 지역 출신 선수들에게 항시 이민 서류를 소지할 것을 권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반이민 정책이 야구계에도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MLB 선수노조(MLBPA)는 지난 16일(한국시간) 애틀랜타에서 열린 올스타전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들에게 이민 서류 상시 소지를 권고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 정책, 특히 지난달 시행된 12개국 여행금지령에 따른 조치다.

토니 클라크 선수노조 사무총장은 올스타전 전날 기자회견에서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복잡한 문제지만, 마이너리그든 메이저리그든 우리 선수들과 계속 소통하며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고 밝혔다. 선수노조는 이민 전문 변호사들을 보유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경기장에 나서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는 모든 것에 대해 우려한다"면서도 "외국 출신 모든 선수들이 비자를 갖고 있기 때문에 현재까지 경기에 차질을 빚을 징후는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맨프레드는 "행정부가 처음 국경 문제와 제한 조치에 대해 언급했을 때 우리는 행정부와 대화를 나눴다"며 "그들은 우리 선수들, 특히 미국과 캐나다를 오가는 선수들에 대한 보호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시켜줬다"고 설명했다. 맨프레드는 4월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난 바 있다.

다저스타디움에서 쫓겨나는 이민 단속국 차량.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민 당국과 야구계 간 마찰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6월 LA 다저스는 미국 이민세관단속청(ICE) 요원들의 주차장 사용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는 다저스가 이민 단속 피해 지역사회 지원 계획 발표를 예고한 시점과 맞물려 파장을 빚었다.

당시 국토안보부는 "세관국경보호청(CBP) 차량들이 경기장 주차장에 매우 잠깐 있었으며, 이는 어떤 작전이나 단속과도 무관했다"며 "다저스와는 아무 관련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ICE 역시 "다저 스타디움에 간 적이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이런 상황에서 선수노조의 권고는 예방 차원의 조치로 풀이된다. 클라크 사무총장은 커미셔너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선수들에게 동일한 조언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확한 정보를 받은 선수들이 올바른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MLB에는 베네수엘라, 쿠바 등 이번 여행금지 대상국 출신 선수들이 상당수 뛰고 있어 선수노조의 우려는 기우가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강력한 이민 단속을 예고한 만큼, 야구계도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