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명문 세 팀이 경합한 18세 노르웨이 보석, 맨시티와 계약 완료...233억원에 5년 계약 [춘추 해축]
18세 스베레 뉘판, 로젠보리서 맨체스터 시티로... 아스날·빌라와 경합 끝 승리
[스포츠춘추]
맨체스터 시티가 또 다른 미래를 샀다. 노르웨이 로젠보리의 18세 미드필더 스베레 뉘판이다. 1250만 파운드(약 233억원)에 5년 계약. 추가 조항이나 재판매 조항은 없는 깔끔한 거래다.
지난달부터 맨시티가 뉘판 영입에 근접했다고 보도해온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18일 계약 소식을 확정 보도했다. 아스날과 아스톤 빌라 관계자들이 노르웨이까지 날아가서 관심을 표했지만, 결국 맨시티가 가져갔다. 프리미어리그 최고 클럽들이 한 명의 18세를 두고 경합을 벌인 셈이다.
뉘판은 15세 322일에 로젠보리 데뷔전을 치렀다. 로젠보리 역사상 최연소 선수였다. 14세부터 성인팀과 훈련했고, 지금까지 70경기를 뛰었다. 같은 나이 마르틴 외데고르보다 두 배나 많은 성인팀 경험이다. 프로 무대 적응력은 이미 검증받았다고 봐야 한다.
뉘판은 이번 여름 영입된 밀란의 티자니 라인더르스에 이어 맨시티가 데려온 두 번째 중앙 미드필더다. 하지만 두 선수의 역할은 다를 것으로 보인다. 라인더르스가 26세 즉시 전력감이라면, 뉘판은 장기 프로젝트에 가깝다.
뉘판은 클럽 채널을 통해 "펩 과르디올라라는 세계 최고의 감독 밑에서 코칭을 받을 기회가 나를 더 나은 선수로 만들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엘링 홀란드와 오스카르 보브를 통해 노르웨이와 맨체스터 시티 사이엔 이미 특별한 연결고리가 있다. 그 클럽에 합류한 또 하나의 노르웨이 선수가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뉘판의 멘트에서 흥미로운 대목은 홀란드와 보브를 언급한 부분이다. 선배들의 성공이 후배에게 동기부여가 되는 건 당연하다. 특히 같은 국적 선수들의 존재는 적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구 비아나 맨시티 축구 디렉터는 "스베레는 클럽이 꽤 오랫동안 모니터링해온 흥미로운 젊은 선수"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수많은 뛰어난 자질들을 갖고 있지만, 18세에 불과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발전할 것이다. 앞으로 몇 년간 맨시티의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르웨이 대표팀 감독 스톨레 솔바켄은 뉘판의 잠재력을 인정하면서도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지난달 기자들에게 "그는 지금 당장 프리미어리그에 준비가 안 됐다"며 "경유지가 있어야 하는데, 그들이 그런 계획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스베레 뉘판의 돌진을 좋아한다. 여러 부면에서 할 일이 많지만, 여전히 그런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맨시티는 뉘판을 이번 시즌 임대로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단계적 성장을 통한 장기적 투자인 셈이다. 18세라는 나이를 고려하면 충분히 합리적인 접근이다.
뉘판은 지난 시즌 로젠보리에서 8골 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팀 내 어시스트 1위였다. 외데고르와 비교되지만, 전문가들은 뉘판을 더 올라운드형 미드필더로 평가한다. 10번보다는 8번에 가깝고, 화려함보다는 실용성을 추구한다는 분석이다.
세바스찬 스태포드-블루어 기자는 "뉘판은 직접적인 비교를 하기엔 외데고르와 다른 타입"이라며 "기술적이고 돌파도 할 수 있지만, 화려하기보다는 부지런한 편"이라고 평했다. "수비적인 면도 즐기기 때문에 특정 역할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250만 파운드는 노르웨이 클럽이 받은 이적료 중 역대 최고 수준이다. 로젠보리 입장에선 지난 2년간 연 평균 수익 1500만 파운드 수준의 83%에 해당하는 거금이다. 연간 연봉 총액 870만 파운드를 훌쩍 뛰어넘는다. 뉘판 한 명으로 클럽 재정 구조가 완전히 바뀐 셈이다.
국제 이적 규정에 따라 뉘판이 14세까지 뛰었던 나르도 FK에도 약 10만 파운드의 유소년 육성 보상금이 지급된다. 로젠보리에게는 1240만 파운드가 남는다.
맨시티의 PSR(수익성 및 지속가능성 규정) 관점에서 보면, 에이전트 수수료 10%와 이적세 4%를 가정할 때 2025-26시즌 상각비로 270만 파운드가 추가된다. 이후 2029-30시즌까지 연간 290만 파운드씩 계상된다. 뉘판 영입이 맨시티의 연간 4억 파운드가 넘는 임금 총액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뉘판은 14세부터 노르웨이 대표팀 유소년 대표로 활동해왔다. 17세에 U-21 대표팀 데뷔를 했고, 현재까지 6경기를 소화했다. 지난해 7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친선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18세 뉘판의 맨시티 도전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유럽 최고의 클럽의 1250만 파운드의 베팅이 헛되지 않을 만큼, 이 노르웨이 축구소년은 충분히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