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입 반대' 청원사이트에 5000명이 서명했는데...마두에케 영입 밀어붙인 아스널, 904억원에 5년 계약 [춘추 해축]

팬들 반발에도 아르테타 "확신" 밀어붙여...최대 5200만 파운드에 영입 성사

2025-07-19     배지헌 기자
아스널이 첼시의 윙어 노니 마두에케를 영입한다(사진=마두에케 SNS)

 

[스포츠춘추]

결국 딜이 성사됐다. 노니 마두에케(23)가 첼시를 떠나 아스널로 향한다. 런던 라이벌 간 이적이라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모든 절차가 마무리됐다.

제임스 맥니콜라스 기자가 7월 19일(한국시간) 디 애슬레틱을 통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아스널이 마두에케의 영입을 공식 완료했다. 계약 조건은 5년, 이적료는 기본료 4850만 파운드(약 904억원)에 애드온 350만 파운드를 더한 최대 5200만 파운드다.

지난달 연봉 등 개인 조건이 타결된 이후 한 달여 만의 결실이다. 마두에케는 아스널에서 20번을 달고 뛰게 된다.

이번 이적은 처음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아스널 팬들 사이에서는 거센 반발이 일었다. 2000년 이후 첼시에서 아스널로 넘어온 10번째 선수라는 점이 불편했기 때문이다. 페트르 체흐, 다비드 루이스, 윌리안, 최근의 라힘 스털링까지 대부분이 기대에 못 미쳤던 전력이 있었다.

팬들의 우려는 단순한 감정이 아니었다. "첼시가 처분하고 싶은 자산을 아스널이 너무 쉽게 받아준다"는 인식이 뿌리 깊었다. 심지어 온라인 청원 사이트에 올라온 마두에케 영입 반대 청원에는 5000명 이상이 서명할 정도였다.

하지만 미켈 아르테타 감독은 확신이 있었다. 부카요 사카의 대안이 절실한 상황에서 마두에케의 다재다능함에 주목했다. 우측뿐 아니라 좌측 윙에서도 소화할 수 있고, 지난 시즌 2000분 이상 뛰며 체력적 내구성까지 입증한 선수였다.

아스널이 처음 노린 건 브렌트퍼드의 브라이언 음뵈모였다. 하지만 6월 초 음뵈모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행을 선호한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대안을 찾아야 했다. 그 답이 바로 마두에케였다.

이번 영입에는 새로 부임한 안드레아 베르타 스포팅 디렉터의 역할이 컸다. 과거 전임자 시절에는 마두에케 영입에 대한 내부 회의론이 있었지만, 베르타 체제에서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베르타는 마두에케의 프리미어리그 경험과 생산성에 주목했다. 23세라는 나이도 매력적인 요소였다. 30세 케파 아리사발라가, 31세 크리스티안 뇌르고르와 함께 27세 빅토르 요케레스 영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젊은 공격수 확보는 필수였다.

마두에케와 그의 아버지가 아르테타와 직접 면담한 것도 결정적 계기가 됐다. 양측 모두 성공적인 만남으로 평가했다. 마두에케는 아르테타의 강도 높은 훈련 철학에 매력을 느꼈고, 아스널이 제시한 상세한 데이터 분석과 활용 계획에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

아스널이 첼시의 윙어 노니 마두에케를 영입한다(사진=마두에케 SNS)

첼시 입장에서는 예상된 이별이었다. 마두에케의 첼시 생활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던 탓이다. 엔조 마레스카 감독은 이미 지난 12월 마두에케에 대해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선수"라고 꼬집었다. "한 골 넣고 나면 만족해하는 경향이 있다. 더 야심적이어야 한다"는 날카로운 지적이었다.

마두에케는 실제로 훈련 태도 문제로 한 번, '기술적 결정'이라는 모호한 이유로 또 한 번 경기 명단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더욱 논란이 된 건 울버햄프턴 원정 직전 SNS에 올린 글이었다. "이곳은 정말 X같다"는 내용으로 현지 팬들을 분노케 했지만, 정작 경기에서는 해트트릭을 터뜨리는 아이러니를 연출했다.

무엇보다 숫자의 문제였다. 첼시는 페드루 네투, 에스테방 윌리안, 새로 온 제이미 기텐스까지 윙 자원이 넘쳐났다. 콜 팔머와 주앙 페드루도 윙에서 뛸 수 있고, 2026년 합류 예정인 지오바니 켄다까지 고려하면 마두에케의 자리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첼시는 2023년 PSV에서 3500만 유로(약 562억원)에 데려온 마두에케를 5200만 파운드에 팔면서 상당한 이익을 남겼다. 재정 규정 준수와 수익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었다.

반면 마두에케에게 아스널은 매력적인 목적지였다. 첼시에서는 대부분 어린 선수들과 함께했지만, 아스널에서는 경험 많은 리더들과 호흡할 수 있었다. "필드에 여러 명의 주장이 있는 팀"이라고 마두에케가 직접 표현한 대로였다.

지리적 이점도 무시할 수 없었다. 북런던 바넷에서 자란 마두에케에게 에미레이츠 스타디움과 콜니 훈련장은 익숙한 곳이다. 어릴 적 다닌 세인트 컬럼바 스쿨도 아스널 훈련장과 가까웠다.

데클란 라이스, 마일스 루이스-스켈리, 부카요 사카, 위리엔 팀버르 등 잉글랜드 대표팀 동료들의 추천도 한몫했다. "모두가 클럽 문화와 가족 같은 분위기에 대해 놀라운 얘기를 해줬다"고 마두에케는 밝혔다.

수치로만 보면 마두에케는 충분히 검증된 선수다. 지난 2시즌 90분당 0.51개의 골-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첼시가 협상 과정에서 비교 대상으로 제시한 모하메드 쿠두스, 안토니 엘랑가, 브라이언 음뵈모 중에서는 음뵈모(0.59) 다음으로 높은 수치였다.

특히 드리블 능력이 뛰어나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전체 드리블 중 33%가 전진 드리블이었다. 900분 이상 뛴 선수 중에서는 제레미 도쿠(38%) 다음으로 높은 기록이다.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16세에 네덜란드로 떠났기 때문에 홈그로운 선수 자격이 없어 아스널의 외국인 선수 17명 제한에 포함된다. 또한 사카라는 절대적 존재가 있는 우측 윙에서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도 적지 않다.

마두에케는 클럽월드컵 우승 후 휴가를 보내고 있어 아시아 투어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2주간 휴식을 취한 후 시즌 준비에 합류할 예정이다.

"주변의 부정적 시선을 도전으로 받아들인다"는 마두에케의 말처럼, 이제 그라운드에서 증명할 시간이다. 아론 램스데일, 조르지뉴, 카이 하베르츠처럼 초기 회의론을 실력으로 뒤집은 선례들이 얼마든지 있다.

아스널은 "시장 가치에 맞는 합리적인 가격에 흥미진진한 젊은 선수를 확보했다"고 자신한다. 마두에케가 그 확신을 현실로 만들 수 있을지, 새로운 도전의 첫 페이지가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