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필요해' 찬밥신세 래시포드 구원한 플리크 감독의 전화 한 통...바르사행 동아줄 잡았다 [춘추 해축]
오후 5시 이후 격리훈련 굴욕 딛고 꿈의 구단행 임박
[스포츠춘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찬밥 신세로 전락한 마커스 래시포드에게 구원의 손길이 뻗어왔다. 스페인 라리가 바르셀로나다.
19일(한국시간)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바르셀로나는 중개인을 통해 래시포드에게 임대 제안을 보냈다. 1년 임대에 매입 옵션이 포함된 조건이다. 27세 래시포드는 이적을 간절히 원하고 있으며, 맨유도 이에 동의한 상태다. 아직 완전히 성사된 건 아니지만 모든 당사자 간 협상이 막판 단계에 접어들었다.
오후 5시 이후에나 훈련장에 나올 수 있다는 굴욕적 격리 조치를 받던 래시포드에게는 가뭄 속 단비 같은 소식이다. 더 이상 맨유에서 천덕꾸러기 취급받을 필요가 없어졌다.
바르셀로나 한시 플리크 감독도 래시포드와 직접 통화를 나누고 영입 승인을 내렸다. 바르셀로나는 측면과 최전방을 오갈 수 있는 공격수를 찾고 있었고, 래시포드가 그 조건에 완벽히 들어맞았다. 특히 지난 시즌 말 좌측 윙 옵션 부족을 느꼈던 바르셀로나에게 래시포드는 매력적인 카드였다.
래시포드로서는 꿈에서도 그리던 기회다. 이미 1월부터 바르셀로나행을 애타게 기다려왔기 때문이다. 당시 이적시장 마감까지 바르셀로나의 연락을 기다렸지만 결국 아스톤 빌라로 떠나야 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이번엔 다르다.
임대 방식도 현실적이다. 재정난에 시달리는 바르셀로나로서는 당장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필요한 선수를 확보할 수 있다. 주급 32만5000파운드(약 6억원)를 받는 래시포드도 상당한 연봉 삭감을 감수할 각오가 돼 있다고 전해진다.
래시포드의 최근 행보는 초라했다. 지난 겨울 빌라로 임대 이적해 17경기에서 4골을 기록했지만, 4월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마감했다. 12월 12일 유로파리그 비크토리아 플젠전을 마지막으로 맨유에서는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루벤 아모림 감독이 12월 15일 맨시티전에서 처음 그를 제외시킨 이후 완전히 소외됐다.
설상가상으로 토마스 투헬의 잉글랜드 대표팀 최신 명단에서도 빠졌다. 한때 맨유와 잉글랜드의 간판이었던 래시포드가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바르셀로나도 처음부터 래시포드가 1순위는 아니었다. 애초 개인 조건에 합의했던 니코 윌리엄스가 아틀레틱 빌바오 잔류를 선택하며 2035년까지 재계약했다. 리버풀의 루이스 디아스에게도 접근했지만 리버풀이 단칼에 거절했다. 선택지가 줄어들면서 래시포드가 현실적 대안으로 떠올랐다.
12월 말 인터뷰에서 "맨유를 떠나 새로운 도전을 할 준비가 됐다"고 선언한 래시포드에게 바르셀로나는 마지막 희망이다. 플리크 감독은 지난 5월 "마지막 경기들에서 윙어 포지션에 많은 옵션이 없었다"며 영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디아스와 래시포드에 대해서는 "루이스 디아스와 마커스 래시포드는 환상적인 선수들이다. 나는 그들을 좋아한다"고 호평하기도 했다.
맨유는 래시포드를 포함한 5명에게 '알아서 나가달라'는 무언의 압박을 가하고 있다. 7월 8일 캐링턴 훈련장에 복귀한 래시포드는 개별 훈련만 소화하며 팀에서 완전히 고립됐다. 2015년 데뷔 이후 426경기에서 138골을 기록한 아카데미 출신에게는 가혹한 현실이다.
하지만 끝이 아니다. 캄프 누라는 무대가 기다리고 있다. 맨유에서 버림받은 래시포드에게 바르셀로나라는 동아줄이 내려온 것이다. 이번엔 놓치지 않을 기회가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