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뵈모 "어린 시절 꿈의 클럽" 맨유 입성...1400억원 5년 계약에 44일 마라톤 협상 극적 타결 [춘추 해축]

44일 협상 끝 1400억원 이적료 확정, 미국 투어 동행

2025-07-22     배지헌 기자
브라이언 음뵈모가 마침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게 됐다(사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SNS)

 

[스포츠춘추]

브라이언 음뵈모가 마침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게 됐다.

맨유는 7월 22일(한국시간) 음뵈모와 2030년 6월까지 5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된 이적료는 기본 6500만 파운드(1274억원)에 보너스 600만 파운드(118억원)를 더한 최대 7100만 파운드(1392억원)다. 기본 금액은 4차례에 나눠 지급한다.

음뵈모 영입은 지난달 18일 이적 합의 소식이 알려진 뒤 며칠간 계약서 작업을 거쳐 최종 매듭지어졌다. 음뵈모는 20일 정오 직전 올드 트래포드 국제 라운지에 도착했고, 주말 동안 신체검사와 미디어 촬영, 계약서 서명을 완료했다. 23일 시카고행 팀 전용기에 오를 예정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합류할 기회가 있다는 걸 안 순간, 꿈의 클럽에 서명할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어린 시절 입었던 바로 그 팀의 유니폼이다." 음뵈모는 이렇게 소감을 전했다. "항상 어제보다 나은 모습을 보이려는 게 내 철학이다. 루벤 아모림 감독에게서 배우고 세계 최고 선수들과 함께 뛰면서 한 단계 더 성장할 의지와 능력을 갖고 있다."

브라이언 음뵈모가 마침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게 됐다(사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SNS)

음뵈모 영입에는 흥미로운 뒷얘기가 숨어 있다. 결정적 순간은 아이슬란드 에길스타디르에서 찾아왔다. 플라이 피싱을 즐기던 짐 래트클리프 공동 구단주에게 오마르 베라다 최고경영자와 제이슨 윌콕스 축구 총괄이 찾아가 논의했다. 중요한 결정은 직접 만나서 내리는 걸 선호하는 래트클리프는 이 자리에서 음뵈모 영입에 최종 동의했다.

아이슬란드 회동 이후 맨유는 세 번째이자 마지막 제안을 던졌다. 6500만 파운드에 500만 파운드 보너스였지만, 브렌트퍼드가 100만 파운드를 더 요구하면서 최종 타결됐다. 44일간 이어진 신경전이 북유럽 낚시터에서 막을 내린 셈이다.

음뵈모의 마음은 처음부터 한곳을 향하고 있었다. 그는 브렌트퍼드와 토트넘에 이적할 경우 맨유만을 선택하겠다고 미리 통보한 상태였다. 토마스 프랭크가 토트넘으로 떠난 뒤 스퍼스의 관심이 더욱 뜨거워졌지만, 아스널과 뉴캐슬의 러브콜에도 마음을 바꾸지 않았다.

"음뵈모의 프리미어리그 골과 어시스트 기록은 탁월하다. 놀라운 꾸준함으로 지난 3시즌 잉글랜드에서 가장 생산적인 선수 중 하나가 됐다." 제이슨 윌콕스 축구 디렉터의 설명이다. "브라이언이 우리 프로젝트를 믿고 클럽 합류 의사를 보인 것이 그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우리가 만들어가는 문화에 딱 들어맞는다는 걸 보여줬다."

음뵈모 영입은 맨유 역사상 6번째로 큰 투자다. 폴 포그바, 안토니, 해리 맥과이어, 제이든 산초, 로멜루 루카쿠의 뒤를 잇는다. 브렌트퍼드로서는 지난해 이반 토니를 사우디 알 아힐리에 3360만 파운드에 넘긴 것을 두 배 이상 뛰어넘는 클럽 신기록이다.

그러나 과도한 지출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올 여름 5000만 파운드 이상을 받고 이적한 선수들 중 음뵈모만큼 검증된 선수는 드물지만, 시장 가치 상한선을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맨유 내부에서도 "음뵈모 가치의 최고점, 어쩌면 그 이상을 지불했다"고 인정하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맨유가 웃돈을 감수한 이유는 분명하다. 검증된 프리미어리그 선수를 원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모하메드 살라, 알렉산데르 이사크, 엘링 홀란드에 이어 20골로 4위에 오른 음뵈모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실력파다.

브라이언 음뵈모가 마침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게 됐다(사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SNS)

음뵈모는 루벤 아모림의 3-4-2-1 시스템에서 우측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을 예정이다. 마테우스 쿠냐와 함께 원톱 스트라이커 뒤에서 창조적 역할을 담당한다. 아모림은 미국 투어에서 한 달 동안 두 선수를 직접 다듬을 수 있게 됐다.

한편 마커스 래시포드는 21일 바르셀로나로 떠났다. 시즌 임대가 성사되면 바르셀로나가 그의 연봉을 전액 떠안고, 내년 여름 3500만 유로(560억원)에 완전 영입할 수 있는 선택권도 갖는다. 래시포드가 비운 자리를 음뵈모가 채우는 구도다.

브렌트퍼드에서 242경기 70골 51도움을 쌓아올린 음뵈모는 지난 시즌 38경기를 모두 소화했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의 제이 해리스 기자는 "음뵈모는 재능은 있지만 아쉬움을 남겼던 윙어에서 꾸준하고 위협적인 득점원으로 거듭났다"며 "우측에서 왼발로 안쪽으로 파고들어 슈팅하거나 크로스를 올리는 걸 즐긴다"고 분석했다.

페널티킥 성공률도 뛰어나다. 브렌트퍼드에서 12개 중 11개를 성공시켰다. 출전률도 눈에 띈다. 4시즌 동안 16경기만 결장했을 정도로 몸관리가 뛰어나다.

지난 시즌 44골에 머물렀던 맨유 공격진에 음뵈모와 쿠냐가 보태지면서 판도가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두 선수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합계 35골을 터뜨렸다. 맨유 팀 전체 44골의 80%에 해당하는 수치다.

하지만 숙제도 적지 않다. 음뵈모 영입비만 해도 5년 계약 기간으로 나누면 연간 1400만 파운드씩 PSR(수익성 및 지속가능성 규정) 계산에 들어간다. 에이전트 수수료 10%와 이적료 4%를 더하면 올 시즌 약 150억원이 추가된다. 음뵈모 연봉까지 합치면 5년간 총비용이 15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무엇보다 음뵈모가 맨유라는 큰 무대의 압박을 얼마나 잘 견뎌낼지가 관건이다. 브렌트퍼드는 중위권 팀이었지만, 맨유는 매경기 승리가 당연시되는 곳이다. 아이슬란드 낚시터에서 내려진 1400억원짜리 결정이 맨유 재건의 출발점이 될지, 아니면 또 하나의 값비싼 오판이 될지는 이제부터 가려질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