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캐슬 탈출하려는 이사크...프리시즌 투어 거부로 드러난 이적 의지, 사우디 자본으로도 못 지키나 [춘추 해축]
"부상" 운운한 클럽 설명과 달리 본인이 불참 요청... 리버풀 압박에 흔들리는 뉴캐슬
[스포츠춘추]
결국 알렉산데르 이사크가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떠나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했다. 지난달 리버풀의 1억2000만 파운드 제안 이후 거센 추측만 무성했던 상황에서, 이제는 선수 본인이 직접 행동으로 답했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이 24일(한국시간) 보도한 내용은 명확했다. 이사크가 뉴캐슬을 떠나고 싶어 한다는 것, 그리고 셀틱과의 친선경기와 아시아 투어 불참이 선수 본인의 요청이었다는 것. 뉴캐슬이 "경미한 허벅지 부상" 때문이라고 발표한 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였다.
뉴캐슬은 체면 차리기에 급급하다. 핵심 선수가 프리시즌 투어를 거부했다고 발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부상"이라는 핑계를 댔다. 하지만 디 애슬레틱 데이비드 온스타인 기자에 따르면, 상황을 아는 소식통들은 다른 얘기를 한다. 25세 스웨덴 국가대표가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투어 참가를 원치 않았다는 것이다.
이사크는 셀틱전부터 뉴캐슬의 모든 프리시즌 일정에서 빠졌다. 표면적으로는 부상 때문이지만, 실상은 떠나고 싶은 선수와 붙잡으려는 클럽 간의 조용한 줄다리기였다. 그런데 이 줄다리기에서 선수가 먼저 손을 놨다.
뉴캐슬은 이사크의 마음을 돌리려 개선된 조건의 재계약을 제안했다. 2028년까지 남은 계약을 더 좋은 조건으로 바꿔주겠다는 것이었다. 동시에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대체 선수 물색에도 나섰다. 하지만 이사크의 마음은 이미 기울어진 뒤였다.
리버풀은 영리했다. 1억2000만 파운드라는 거액을 제시하되, 뉴캐슬을 직접 압박하지는 않았다. 대신 이사크에게 더 큰 무대, 더 높은 명예를 속삭였다. 현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은 충분한 유혹이었다.
문제는 뉴캐슬의 "매각 불가" 원칙이 얼마나 단단한지다. 지난 3월 CEO 대런 일스가 이사크 매각을 "미친 짓"이라고 했고, 에디 하우 감독도 5월 "이사크는 매각 대상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그런데 정작 선수가 떠나겠다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뉴캐슬 통신원 크리스 워는 핵심을 찔렀다. "선수가 진정으로 이적을 원하고, 뉴캐슬이 받아들일 만한 천문학적 액수를 지불할 구매자가 나타난다면, 뉴캐슬의 의지가 얼마나 확고한지 최종 시험을 받게 될 것"이라고.
하우 감독에게는 새로운 골칫거리가 생겼다. 이사크가 잔류하든 상관없이 선수의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프리시즌 투어를 거부한 선수를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시즌 시작이 코앞인데 에이스 스트라이커의 머릿속은 이미 다른 곳에 가 있다.
현재 뉴캐슬 공격진 상황도 녹록지 않다. 셀틱전에서 윌 오술라의 어설픈 모습이 드러났고, 18세 숀 니브가 차순위 옵션이다. 칼럼 윌슨은 이미 팀을 떠났다. 리암 델랍과 위고 에키티케 영입에도 실패했다. 브렌트포드의 요안 위사를 노리고 있지만, 28세 공격수의 몸값 때문에 진척이 없다.
이사크 상황이 계속 꼬인다면 스트라이커를 두 명이나 영입해야 할 처지다. 한 명은 이사크 대체용, 또 한 명은 백업용. 뉴캐슬로서는 좋지 않은 시나리오다.
결국 이 모든 상황이 뉴캐슬 프로젝트의 정체성을 묻고 있다. 사우디 인수 후 4년간 강등권에서 챔피언스리그까지 올라왔지만, 여기서 한 단계 더 올라가려면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진정한 빅클럽이 되려면 핵심 선수를 지킬 수 있어야 한다.
1억2000만 파운드를 받고 이사크를 팔면 당장 FFP 제약은 사라진다. 그 돈으로 위사나 다른 선수들을 여러 명 영입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뉴캐슬은 여전히 '선수를 파는 중간 단계 클럽'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한다.
반대로 리버풀의 압박을 뿌리치고 이사크를 지켜낸다면? 그때서야 진짜 엘리트 클럽 대접을 받을 수 있다. 야시르 알루마얀 회장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라고 공언한 이사크를 두고 사우디 자본의 진짜 야망이 시험받는 순간이다.
지금 뉴캐슬 관계자들은 여전히 "이사크는 매각 대상이 아니다"라는 말을 되풀이한다. 하지만 선수 본인이 프리시즌 투어까지 거부하면서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말로는 안 판다고 하지만, 정작 파는 순간이 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뉴캐슬의 진정성이 드러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