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해체 세일 시작됐다! 1루수 조시 네일러, 우승 노리는 시애틀로 전격 트레이드 [춘추 MLB]
거포 에우헤니오 수아레즈 둘러싼 더 큰 빅딜 예상
[스포츠춘추]
빅딜이 성사됐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1루수 조시 네일러를 시애틀 매리너스에 넘긴다.
디 애슬레틱의 켄 로젠탈 기자가 25일(한국시간) 최초 보도한 이번 트레이드에서 시애틀은 팀 13순위 유망주인 좌완 브랜딘 가르시아와 16순위 우완 애시턴 이지를 애리조나에 넘겨줬다. 데드라인을 일주일 앞두고 터진 첫 포탄이다.
애리조나가 네일러를 보낸 데는 이유가 있다. 지난해 클리블랜드에서 첫 올스타에 선정된 뒤 애리조나로 옮긴 네일러는 올해 93경기에서 11홈런 59타점 OPS .807을 기록했다. 28세 나이에 커리어 최고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시즌 후 FA 자격을 앞두고 있다. 애리조나로서는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5.5게임 차로 밀린 상황에서 미련 없이 팔 수 있는 카드였다.
지금 시애틀은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는 중이다. 2001년 116승 시즌 이후 월드시리즈와 인연이 없었던 팀이다. 올해는 다르다. 포수 칼 랄리가 MVP급 시즌을 보내고 있고, 선발진도 탄탄하다. 하지만 타선이 문제다. 임팩트 있는 타자 한 명만 보강하면 프랜차이즈 첫 월드시리즈 우승도 가능하다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제리 디포토 사장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팬들은 더 이상 기다려주지 않는다. 과거 트레이드 실패의 기억이 생생한 상황에서 올해야말로 결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이 거세다. 시애틀의 우승 찬스는 영원하지 않다. 올해 놓치면 언제 다시 올지 모른다. 지금이 바로 그 기회다.
네일러는 시애틀의 공격 갈증을 해소해줄 선수다. 올해 컨택 능력 개선으로 타율이 .300 근처까지 올랐고 삼진율은 크게 줄었다. 규정 타석 타자 중 네일러보다 삼진을 적게 당하는 선수는 12명뿐이다. 그 중에서 네일러 수준의 파워를 가진 건 무키 베츠와 호세 라미레즈 정도다.
시애틀의 판단은 현실적이었다. 애리조나에는 네일러보다 훨씬 큰 사냥감이 있다. 36홈런으로 메이저리그 4위, 86타점으로 1위인 에우헤니오 수아레즈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번 데드라인 최고의 타자로 평가받는 수아레즈를 노리는 팀들이 즐비하다.
그럼에도 시애틀은 왜 네일러를 선택했을까? 야구통계 사이트 팬그래프스의 에노 사리스는 "네일러가 수아레즈보다 저렴할 것 같아서 시애틀이 먼저 움직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수아레즈는 입찰전이 벌어질 게 뻔하다. 뉴욕 양키스, 시카고 컵스, 뉴욕 메츠, 신시내티 레즈 등이 모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값이 천정부지로 뛸 수밖에 없다.
시애틀의 선택은 현명했을 수도 있다. 수아레즈처럼 입찰전을 벌이지 않고도 필요한 선수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네일러의 컨택 능력과 클러치 히팅은 포스트시즌에서 빛을 발할 수 있다. 올해는 전반적으로 타자 공급이 부족한 해다. 네일러 수준의 선수도 귀하다.
애리조나도 손해는 아니다. 받은 두 유망주 모두 투수다. 가르시아는 팀 13순위, 이지는 16순위다. 투수진 재건이 시급한 애리조나로서는 미래를 위한 투자다. 코빈 번즈의 토미존 수술로 내년 선발진에 구멍이 뚫린 상황에서 젊은 피가 필요했다.
결국 네일러 트레이드는 시작에 불과하다. 진짜 관전 포인트는 수아레즈다. 우완 투수 잭 갈렌과 메릴 켈리도 팔릴 가능성이 높다. 갈렌은 평균자책 5.58로 부진하지만 지난해까지 사이영상급 투수로 활약했고 여전히 시장에서 최고급 선발로 통한다.
2023년 월드시리즈 진출팀 애리조나의 해체작업이 본격 시작됐다. 앞으로 일주일이 흥미롭다. 과연 수아레즈는 어느 팀으로 갈까. 그리고 그 값은 얼마나 될까. 답은 곧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