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올스타전 때도 2이닝은 던졌는데...1회 5실점 무너진 류현진, 허무하게 끝난 '류김대전' [춘추 리뷰]
한국야구 최고 좌완 맞대결, 1회만에 승부 갈려...류현진 5실점 조기강판
[스포츠춘추]
소문난 잔치가 뭘 먹기도 전에 시작과 함께 끝나버렸다. 온 야구팬과 야구계가 20년 동안 손꼽아 기다렸던 류현진과 김광현의 역사적 첫 '류김대전' 맞대결은 단 1회 만에 승부가 갈렸다. 1회에 무너진 류현진의 완패, 6이닝을 버틴 김광현의 완승이었다.
SSG 랜더스는 7월 26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에이스 김광현의 6이닝 2실점 호투에 힘입어 9대 3으로 크게 이겼다. 두 좌완 에이스 대결에 쏠린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듯 시즌 41번째 홈 매진을 기록한 대전 구장에는 구단주인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과 삼남 김동선 부사장까지 찾아 응원했다.
이날 전까지 정규시즌에선 한번도 맞대결이 없었던 둘은 2010년 올스타전과 2011년 시범경기에서 선발로 붙은 적이 있다. 올스타전에서는 류현진이 2이닝 3실점, 김광현이 0.1이닝 6실점으로 류현진이 판정승을 거뒀고, 이듬해 대전 시범경기에서도 류현진이 3이닝 1실점으로 김광현(3.1이닝 4실점)을 이겼다.
그러나 이날은 반대로 류현진이 무너졌다. 1회초 시작부터 불안했다. 류현진은 선두타자 최지훈에게 우중간 안타를 맞은 뒤 안상현에게 볼넷을 내주며 무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다. 최정의 좌전 적시타로 첫 실점을 허용했고,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는 우익수 키를 넘기는 적시 2루타를 맞았다.
고명준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가 된 상황에서 김성욱의 좌중간을 가르는 3타점 싹쓸이 2루타는 KO 펀치였다. 1회 한 이닝에만 32구를 던진 류현진은 4안타 2볼넷 5실점으로 무너졌다. 삼진은 하나도 잡지 못했다. 류현진이 KBO리그 복귀 후 선발 등판에서 2회를 채우지 못한 것은 처음이다.
반면 김광현 올시즌 최고의 호투로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1회 선두타자 안타를 맞았지만 실점 없이 잘 막았고 2, 3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4회 루이스 리베라토에게 볼넷을 내준 뒤엔 문현빈을 병살타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5회까지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으면서 승리투수 자격을 채웠다.
6회 들어 심우준, 이진영, 리베라토, 문현빈에게 연속 4안타를 맞으며 2실점했지만, 무사 만루에서 노시환을 병살타로 막아내며 불이 더 크게 번지는 걸 막았다. 6이닝 동안 81구를 던진 김광현은 6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6승째를 수확했다. 경기전 4.01이었던 평균자책도 3.96으로 낮췄다.
한편 잠실에서 열린 LG와 두산의 경기는 LG가 4대 3으로 승리하며 6연승을 질주했다. LG는 3대 3으로 맞선 8회초 김현수의 우익선상 2루타로 결승점을 뽑았다. 선두 한화와의 격차를 3게임으로 좁힌 LG는 55승 2무 39패를 기록했다.
부산에서 열린 롯데와 KIA의 경기는 롯데가 9대 4로 대승을 거두고 4연승을 달렸다. 3회말 손호영의 볼넷 이후 빅터 레이예스와 윤동희의 연속 3루타, 전준우의 적시 2루타로 대거 3점을 뽑은 롯데는 6회에도 3점을 추가하며 승부를 갈랐다. KIA는 이범호 감독이 비디오판독 결과에 항의하다 퇴장당한 가운데 5연패에 빠졌다.
수원에서 열린 삼성과 KT의 경기는 삼성이 11대 0으로 이겼다. 아리엘 후라도가 9이닝 2피안타 무4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올 시즌 두 번째 완봉승을 거뒀다. 삼성은 양도근이 4타수 3안타 3타점, 르윈 디아즈가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후라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