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이 아프다면 정말 아픈 겁니다...어깨 통증 참고 뛰었던 김혜성, 10일 부상자 명단 등록 [춘추 MLB]

왼쪽 어깨 점액낭염 진단...다저스, 유망주 알렉스 프리랜드 전격 콜업

2025-07-30     배지헌 기자
부상자 명단에 올라간 김혜성(사진=LA 다저스 SNS)

 

[스포츠춘추]

한국 메이저리거들에겐 힘든 시간이다. 탬파베이 레이스의 김하성에 이어 LA 다저스의 김혜성도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왼쪽 어깨 통증이 원인이었다. 웬만한 통증은 참고 뛰는 게 김혜성 스타일이지만 더 이상은 무리였다.

다저스는 7월 30일(한국시간)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김혜성을 10일 부상자 명단에 올렸다고 발표했다. 김혜성은 왼쪽 어깨 점액낭염 진단을 받았다. 관절 움직임의 마찰을 줄여주는 점액낭에 염증이 생겨 통증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이 5-6일간 왼쪽 어깨에 통증을 안고 뛰었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어깨 문제가 타격할 때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면서 "본인은 인정하지 않겠지만 현재 김혜성의 타격은 정상적인 모습이 아니다"라고 했다.

김혜성은 웬만해선 아프다고 경기에서 빠지거나 부상자 명단에 올라가지 않는 선수다. KBO리그 키움 시절엔 큰 부상 전까지 379경기 연속 출전을 이어갈 만큼 경기 출전 욕심이 강한 선수였다. 당시 홍원기 감독은 "코칭스태프가 뜯어말리지 않으면 계속 나가려고 한다"며 "쉬라고 통보해야 할 정도"라고 했을 만큼 승부욕이 강했다. 그런 김혜성조차 결국 몸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무키 베츠와 김혜성(사진=LA 다저스 SNS)

29일 신시내티와의 경기에서 김혜성의 상태는 좋지 않았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래틱은 "김혜성은 편안해 보이지 않았다. 스윙할 때 고통을 참으며 오른쪽 팔만 사용해서 스윙을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우완 체이스 번스를 상대한 두 타석에서 연달아 삼진을 당했고, 경기 후에는 어깨에 전기 치료를 받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팀 사정상 어쩔 수 없는 출전이었다. 무키 베츠가 개인 사정으로 팀을 이탈한 가운데 토미 에드먼의 발목 부상까지 재발하면서 출전을 강행할 수밖에 없었다. 주전 3루수 맥스 먼시와 유틸리티 야수 키케 에르난데스도 부상으로 빠진 상황이었다. 야수진이 말 그대로 부상 병동이 된 다저스다. 

아픔을 참고 뛴 결과 김혜성 성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3경기 연속 안타를 치는 등 꾸준한 활약을 보였지만, 최근 9경기에선 4안타에 그치는 등 부진했다. 한 경기 4타수 4삼진에 6연타석 삼진을 당하는 등 김혜성답지 않은 모습도 보였다. 7월 타율이 0.193까지 떨어진 것도 어깨 상태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다저스는 김혜성과 에드먼 중 누구를 부상자 명단에 올릴지 고민했지만 결국 김혜성을 쉬게 하는 쪽을 택했다. 김혜성의 빈자리는 내야 유망주 알렉스 프리랜드가 메운다. 2022년 3라운드 지명을 받은 2001년생 내야수로 다저스 유망주 랭킹 3위에 오른 선수다. 주로 유격수를 보지만 2루와 3루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다.

김혜성은 일단 휴식을 취하며 부상 회복에 전념하게 됐다. 10일 부상자 명단이니 최소 열흘은 쉬어야 한다. 5월 콜업 이후 타율 0.304로 빅리그 적응에 성공한 김혜성이 완전히 회복한 뒤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참고 또 참아온 김혜성이지만, 때로는 쉬는 것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