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스 듀란 영입 '장군' 메츠 헬슬리 영입 '멍군'...승률 1리 차, NL 동부 1위 경쟁 본격 시작 [스춘 MLB]
필리스는 조안 듀란, 메츠는 헬슬리 영입...동부지구 1위 경쟁 이제 진짜 시작
[스포츠춘추]
내셔널리그 동부는 지금 전쟁 중이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뉴욕 메츠가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하루 앞두고 나란히 A급 불펜 투수를 영입하며 치열한 군비경쟁에 돌입했다. 필리스는 미네소타에서 조안 듀란을, 메츠는 세인트루이스에서 라이언 헬슬리를 각각 데려왔다. 이제 남은 피를 말리는 지구 1위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31일(한국시간) 현재 필리스는 61승 46패 승률 0.570으로 동부지구 1위, 메츠가 62승 47패 승률 0.569로 근소한 차이의 2위다. 이런 상황에서 두 팀이 동시에 정상급 불펜 투수를 영입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필리스는 몇 주 전부터 강속구 마무리 투수 영입 의도를 숨기지 않았고, 메츠 역시 타일러 로저스에 이어 헬슬리까지 연달아 영입하며 불펜 대개조를 단행했다.
필리스가 손에 넣은 듀란은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강한 공을 던지는 투수 중 한 명이다. 한때 104.5마일에 달했던 그의 패스트볼은 올해 평균 100.3마일로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상위 1% 수준이다. 더 무서운 건 97.6마일에 달하는 일명 '스플링커'다. 스플리터와 싱커를 합친 이 변화구는 타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마구다.
27세인 듀란은 2027년까지 계약이 남아 있어 필리스에겐 단기간이 아닌 중장기 투자다. 올해 세이브 성공률 89%를 기록 중이고, 2023년 포스트시즌에서는 5이닝 무실점으로 강심장을 입증했다. ㄴ물로 대가는 만만치 않았다. 팀 내 4위 유망주 에두아르도 타이트(18세)와 6위 유망주 믹 아벨(23세)을 미네소타에 넘겨야 했다.
한편 메츠가 영입한 헬슬리는 검증된 클로저다. 평균 99.3마일의 포심 패스트볼과 위력적인 슬라이더로 무장한 30세 우완이다. 2022년과 2024년 두 차례 올스타에 선정됐고, 작년엔 프랜차이즈 기록인 한시즌 49세이브를 달성했다. 올해는 다소 주춤하지만 21세이브를 기록 중이며, 36이닝 41탈삼진으로 여전한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메츠 역시 적지 않은 대가를 치렸다. 팀 내 8위 유망주 헤수스 바에스를 비롯해 네이트 돔, 프랭크 엘리살트를 카디널스에 넘겼다. 헬슬리가 올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가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투자다. 에드윈 디아즈(5년 1020억원)나 조시 헤이더(5년 950억원) 수준의 대형 계약을 원하는 그와 재계약하려면 또 다른 부담이 기다린다.
두 선수 모두 정든 소속팀을 떠나는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헬슬리는 2015년 카디널스에 드래프트된 이후 10년간 한 팀만 지킨 원클럽맨이었다. 트레이드 가능성이 90%라고 스스로 점쳤을 정도로 예상된 이적이었지만, 막상 현실이 되자 아쉬움이 컸다. "포스트시즌 기회가 언제 다시 올지 모르니까, 그런 기회를 노리는 팀에서 나를 원한다면 의미가 크다"며 짐짓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듀란의 심정은 더 복잡했다. "정말 힘들다. 몇 년간 여기가 가족 같았는데, 떠나게 된다면 마음이 아프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트레이드 소식이 나오기 한 시간 전 인터뷰에서였다. 이적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쓸쓸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번 영입으로 두 팀의 우승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필리스는 듀란 영입으로 9회 마무리 고민을 말끔히 해결했다. 데이브 돔브로스키 필리스 단장에게는 2021년 부임 후 최대 규모의 데드라인 트레이드였다. 메츠 역시 잠수함 타일러 로저스에 이어 헬슬리까지 연달아 영입하며 불펜 대개조를 완성했다.
승률 1리 차이 순위 싸움 중인 두 팀에게 경기 후반 필승조 투수의 존재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듀란의 스플링커와 헬슬리의 99마일 속구가 과연 10월 무대에서 빛을 발할 수 있을까. 두 팀이 던진 마지막 승부수의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