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크 원하면 돈 더 내놔!" 뉴캐슬, 리버풀 제안 칼차단! 선수 마음은 떠났는데...사가는 계속된다 [스춘 해축]
리버풀 2000억원대 제안 거절한 뉴캐슬… 손상된 관계 속 새 시즌 임박
[스포츠춘추]
뉴캐슬과 알렉산데르 이사크의 관계가 어정쩡한 상태로 굳어지고 있다. 가고 싶어 하는 선수와 보내고 싶지 않은 구단 사이의 갈등이 2주 앞으로 다가온 새 시즌을 앞두고 결론 없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뉴캐슬은 2일(한국시간) 리버풀의 공식 제안을 단칼에 거절했다. 1억1000만 파운드(약 2027억원). 적지 않은 돈이지만 뉴캐슬이 생각하는 1억5000만 파운드(약 2765억원)에는 한참 모자랐다. 리버풀은 "첫 제안이 빠르게 거절당한 만큼 재입찰할 생각이 없다"며 한발 물러섰다. "이사크에 대한 관심은 계속된다"는 여지를 남겼지만, 구체적인 후속 행동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은 한 달 전부터 예견됐던 시나리오다. 현지 전문가들은 이사크가 떠나고 싶어 해도 현실적으로 갈 곳이 마땅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버풀은 위고 에키티케를 영입했고, 아스널은 빅토르 요케레스를 택했다. 첼시는 관심조차 없다고 못 박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5위 팀이라 이사크가 올 이유가 없고, 맨체스터 시티는 엘링 홀란드 때문에 자리가 없다. 결국 이사크는 원하는 이적을 성사시킬 수 없는 딜레마에 빠졌다.
그런데도 이사크는 뉴캐슬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25세 스웨덴 스트라이커는 팀의 아시아 프리시즌 투어를 거부하고 전 소속팀인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홀로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뉴캐슬은 "경미한 허벅지 부상" 때문이라고 둘러대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사크 본인이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투어 불참을 선택한 것이다. 이사크의 에이전트도 구단에 선수의 이적 의사를 분명히 전달한 상태다.
이사크의 마음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2022년 6000만 파운드에 뉴캐슬로 온 그는 "구단의 프로젝트를 믿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첫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함께했고, 지난 시즌엔 카라바오컵 결승 결승골로 70년 만의 우승도 누렸다. 최근 2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만 50골을 넣으며 세계적 스트라이커로 발돋움했다. 홀란드(84골), 모하메드 살라(65골) 다음으로 많은 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뉴캐슬의 한계도 보였다. 챔피언스리그 진출은 했지만 거기까지였다. 구단은 PSR(수익성 및 지속가능성 규정) 때문에 대형 영입을 하지 못했고, 올 여름에도 안토니 엘랑가 한 명만 데려왔다. 감독단과 경영진도 불안정하다. 축구 디렉터도, 최고경영자도 없는 상태다. 이사크로서는 더 높은 곳을 향한 야망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뉴캐슬도 마찬가지로 딜레마에 빠져 있다. 이사크는 지난 시즌 팀의 프리미어리그 68골 중 23골을 혼자 넣었다. 그가 없으면 챔피언스리그는 물론 프리미어리그에서도 경쟁력을 잃는다. '트루 페이스' 팟캐스트의 샬럿 롭슨은 "대체재 없이 이사크를 잃는 것은 뉴캐슬에게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마음이 떠난 선수를 억지로 붙잡아두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다.
그렇다고 대체재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1순위 타깃인 베냐민 셰슈코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가로챌 기세고, 요안 위사 정도로는 이사크를 대신할 수 없다. 설사 이사크를 2100억원에 판다고 해도 그 돈으로 비슷한 수준의 스트라이커를 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뉴캐슬은 필요한 선수를 보낼 수도, 적절한 대체재를 구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무엇보다 양측의 관계가 이미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됐다는 점이 문제다. 영국 공영방송 BBC의 매튜 레이스벡은 "이사크는 앨런 시어러 이후 뉴캐슬 최고의 스트라이커였지만, 그 관계는 손상됐다"고 평가했다. '트루 페이스'의 리 존슨은 "70년 만의 트로피를 들어올린 놀라운 시즌을 보낸 후 여름이 악몽으로 변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이사크를 보는 여론의 시선도도 곱지 않다. 전 뉴캐슬 수비수 스티브 하위는 "팬들이 그를 우상으로 여기는 클럽에서 뛰며 엄청난 돈을 받고, 트로피도 들어올렸고, 챔피언스리그에도 나간다. 그런데도 떠나려 한다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한번 금이 간 신뢰는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에디 하우 감독은 "그는 여전히 우리 선수다.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믿고 싶다"며 희망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다음 주부터 팀 훈련에 복귀할 예정인 이사크가 과연 예전 같은 마음으로 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구단도 마음이 떠난 선수에게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불편한 상황을 계속 감내해야 한다.
결국 양쪽 모두 불완전한 타협을 받아들여야 할 가능성이 높다. 이사크는 원하지 않는 잔류를, 뉴캐슬은 원하지 않는 선수와의 동거를 지속해야 할 수도 있다. 16일 아스톤 빌라전으로 시작되는 새 시즌을 2주 앞둔 지금, 이 어정쩡하고 어색한 관계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예측불가다. 세계 최정상급 스트라이커와 야심 찬 구단 사이의 엇갈린 꿈이 만들어낸 기묘한 교착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