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키움 안우진 어깨 수술 확정...1년 재활-내년 후반기 복귀 전망 [스춘 이슈]
견봉 쇄골 관절 인대 손상으로 수술 불가피...9월 복귀-WBC 출전 계획 완전 무산
[스포츠춘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됐다.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이 오른쪽 견봉 쇄골 관절 인대 손상으로 수술대에 오른다.
키움은 5일 "안우진이 오른쪽 견봉 쇄골 관절 인대 손상으로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술 이후 약 1년간의 재활을 거쳐 내년 시즌 후반기에야 복귀가 가능할 전망이다. 9월 사회복무요원 소집해제 후 복귀부터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출전, 메이저리그 진출까지 이어지는 계획도 물거품이 됐다.
사회복무요원 신분인 안우진은 지난 8월 2일 퓨처스팀 홈구장인 고양 국가대표야구훈련장에서 자체 청백전에 등판해 1이닝을 소화했다. 구단은 "당시 투구 및 보강 운동 과정에서는 특별한 이상이 없었으나, 청백전 종료 후 진행된 추가 훈련 중 넘어지면서 오른쪽 어깨에 부상을 입었다"고 실제 벌어진 일을 완곡하게 묘사했다.
이후 2일부터 5일까지 총 세 차례에 걸친 정밀 검진을 받은 결과, 오른쪽 견봉 쇄골 관절의 인대 손상이 확인됐고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검진한 전문의들은 "수술 이후에는 기존의 경기력을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소견을 밝혔다는 게 구단의 설명이다.
구단과 안우진은 국내 병원을 포함해 지난 2023년 팔꿈치 내측인대 재건 수술을 받았던 미국 켈란-조브 클리닉 등을 수술 병원 후보로 검토 중이다. 수술 후에는 약 1년여 간의 재활이 예상되며, 내년 시즌 전반기 후반 무렵 팀에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키움은 이번 부상 발생 경위에 관해 "자체 청백전 당시 선수들의 경기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 패배 팀에 추가 훈련(펑고)이 예정돼 있었다"면서 "안우진이 속한 팀이 경기에서 패했고, 안우진은 추가 훈련에서 제외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패배 팀 전체가 참여하는 분위기 속에서 파트 코치의 권유로 훈련에 동참하던 중 부상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야 필드에서 진행된 추가 펑고 훈련은 강도가 높지 않았고,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사회복무요원 신분이고 토미존 수술에서 복귀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에이스를 야수 훈련에 동참시킨 것은 어떤 논리로도 변명이 되지 않는다. 키움 구단은 "선수단 안전 관리 소홀로 발생한 중대한 사안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인정했다.
해당 투수파트 코치는 안우진에 대한 미안한 마음과 책임감을 느껴 구단에 사임 의사를 밝혔다. 2군 관리 책임자와 더 윗선에 대한 별도 징계 없이 말단 코치 한 명만 그만두는 선에서 마무리했다는 점에서 '꼬리자르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번 부상과 수술로 안우진의 선수 인생 계획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올 9월 17일 소집해제 후 복귀해서 6일 이상 등록일수를 채우면 2021년 139일과 합쳐 1년을 충족한다. 내년 3월 WBC에 출전해서 20일 등록일수를 받으면 2020년의 130일과 합쳐서 또 1년을 충족한다. 포스팅과 FA에 필요한 자격조건을 최대한 단축하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1년간의 재활로 내년 시즌 후반기에야 복귀가 가능하다면 모든 계획이 틀어진다. 올 시즌 복귀는 물론 내년 3월 WBC 출전도 불가능해졌다. 포스팅 자격을 갖추려면 2027년까지 기다려야 할 상황이다.
안우진은 2022시즌 30경기에서 15승 8패, 평균자책 2.11을 기록한 KBO리그 최정상급 에이스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가 "향후 몇 년간 포스팅 진출 가능한 선수가 안우진, 김도영 둘 정도"라고 할 만큼 희소한 자원이었다. 그런 선수가 벌칙 펑고를 받다가 이런 큰 부상을 입었다는 건 한국야구 전체에도 손실이다.
키움은 "안우진은 복무 기간 중에도 향후 팀에 합류해 도움이 되고자 자체 훈련을 성실히 이어가며 컨디션 관리에 힘써 왔다"고 밝혔다. "오는 9월 17일 사회복무요원 소집 해제를 앞두고 예상치 못한 부상을 입었으며, 오랜 재활을 마친 시점이었던 만큼 아쉬움은 더욱 컸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구단은 "안우진의 빠른 회복을 위해 재활 과정 동안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며, 동시에 훈련 과정에서의 부상 방지와 선수들의 안전 관리에 더욱 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한국야구의 미래였던 안우진의 시간표가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