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AS모나코는 ‘악동’ 폴 포그바에게 도박을 걸었는가 [스춘 해축]
[스포츠춘추]
프랑스 리그1의 AS 모나코가 한때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였던 '악동' 폴 포그바(32)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유럽 축구계는 다시 한 번 이 ‘예측불가의 사나이’에게 주목하고 있다.
도핑 징계와 부상, 부진이 겹치며 최근 몇 년간 그라운드에서의 존재감이 급격히 줄어든 포그바를 선택한 모나코의 결정은 분명 도박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단순한 도박 이상의 전략이 숨어 있다.
포그바는 유벤투스에서의 두 번째 시즌을 보내던 중인 지난 2023년, 도핑 테스트에서 테스토스테론 양성 반응을 보이며 4년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후 스포츠 중재 재판소에 항소하여 징계는 18개월로 줄어들었다. 포그바는 오는 10월이면 다시 공식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된다. 문제는 이 짧지 않은 공백 기간 동안의 경기력 저하, 그리고 그 이전부터 이어져온 부상 이력이다. 많은 구단들이 포그바와의 계약을 주저했던 이유다.
하지만 영국 유력 매체 BBC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모나코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다. 모나코는 젊은 유망주들을 중심으로 재정비 중인 팀 특성상, 경험과 존재감 모두를 겸비한 선수를 필요로 하고 있었고, 포그바는 이 조건에 이상하리만큼 잘 들어맞았다. 무엇보다 그는 프랑스 국가대표로 월드컵 우승을 경험한 스타 플레이어이자, 여전히 프랑스 내에서 높은 인지도를 가진 인물이다. 만약 그가 기대만큼의 경기력을 회복한다면, 모나코는 적은 리스크로 매우 큰 보상을 얻게 되는 셈이다.
또한 포그바와의 계약은 마케팅 측면에서도 매력적이다. 팬 기반 확장, 미디어 노출, 유니폼 판매 등 다양한 부수 효과를 통해 구단은 이미지 제고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모나코는 이를 철저히 계산한 듯, 계약 직후 “포그바의 복귀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금 이 시점에서 그를 즉시 전력화하는 것보다는, 장기적인 회복과 성장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전략이다. BBC에 따르면 모나코는 포그바를 약 3개월간의 재활 프로그램을 통해 천천히 몸 상태를 끌어올린 뒤, 시즌 후반부 혹은 다음 시즌에 본격 활용할 것이라고 한다.
물론 리스크는 분명 존재한다. 포그바는 부상 복귀 이후에도 기량이 급격히 하락했으며, 유벤투스 시절에는 팀 내 입지조차 불안정했다. 외부 이슈에 자주 휘말리는 스타일도 일부 팬과 언론으로부터 비판의 대상이 되어 왔다. 이러한 요소들은 그가 ‘와일드카드(wildcard)’라 불리는 이유다. 변수는 많고, 결과는 예측이 어렵다.
하지만 바로 그 지점에서 모나코의 베팅이 흥미롭다. 실패해도 큰 손해는 아니다. 그러나 성공한다면 리그 중상위권에 머물던 팀이 단숨에 주목받는 강팀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리스크는 낮고 리턴은 크다. 포그바라는 이름값이 아직은 살아있기 때문이다.
결국, 모나코는 단순히 선수를 영입한 것이 아니라, ‘가능성’에 투자한 셈이다. 그리고 이 가능성은, 포그바가 지금까지 그라운드에서 보여준 기량만큼이나, 예측불가능하지만 매혹적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