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류현진 김혜성 이어 손흥민까지...LA는 태극기 휘날리는 땅 [스춘 초점]
LA, 한국 스포츠 스타의 메카 등극
[스포츠춘추]
‘스포츠 스타들의 꿈의 도시’ 미국 로스앤젤레스(LA)가 이제는 한국 스포츠 스타들의 메카가 되고 있다. 박찬호에서 시작된 LA와 한국 스포츠 간의 인연은 류현진, 김혜성을 거쳐 손흥민으로 이어지며 한층 더 깊어질 전망이다.
가장 먼저 LA의 문을 두드린 인물은 메이저리그(MLB)의 선구자 박찬호였다. 박찬호는 1994년 LA 다저스와 계약하며 한국 야구 역사를 새롭게 썼고, 이후 메이저리그 통산 124승을 기록하며 한 시대를 대표하는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다저스타디움에서 태극기를 든 팬들의 물결은, 한국 야구가 세계에 도전하는 상징적 장면으로 남아 있다.
그 뒤를 이은 류현진은 2013년 LA 다저스에 입단해 박찬호의 유산을 계승했다. ‘코리안 몬스터’라는 별명답게 활약한 류현지는 LA 팬들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으며, 올스타 선정과 사이영상 후보에 오르는 등 또 다른 역사를 써 내려갔다.
최근에는 2025시즌을 앞두고 LA 다저스와 계약한 김혜성이 미국 무대에 진출했다. KBO 최고의 2루수로 꼽히던 그는 빠른 발과 유연한 수비를 앞세워 LA 팬들에게 새로운 기대감을 안기고 있다.
이제 그 대열에 손흥민까지 합류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0년간 활약하며 아시아 역대 최고의 축구 선수로 평가받는 손흥민은 7일(한국시간) 미국 프로축구(MLS) 로스앤젤레스FC(LAFC)와의 계약을 통해 미국 무대로 향했다.
손흥민의 LAFC 이적은 단순한 축구계 이적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야구에서 축구로 종목을 넘나들며 LA에 정착하는 한국 스포츠 스타들의 행보는, 로스앤젤레스가 한국 스포츠와 문화에 얼마나 익숙해졌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특히 LA는 한인 커뮤니티가 매우 활발한 도시로, 한국 선수들의 정착과 활동에 있어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태극기를 흔들며 선수들을 응원하는 팬들과, 한식을 즐길 수 있는 거리 문화, 한국어가 통하는 커뮤니티까지 LA는 이제 단순한 외국 도시가 아닌 ‘제2의 한국’으로 불려도 과언이 아니다.
손흥민은 7일 열린 입단 기자회견에서 "LA는 한국인이 정말 많고 커뮤니티가 큰 것으로 안다. 한국인으로 외국에 나와서 선수생활하는 건 행운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분들을 더 자랑스럽게 만드는 게 내 목표"라고 했다.
손흥민 역시 LA에서 수많은 한국 스포츠 스타들이 활약한 것을 잘 안다. "LA는 수많은 챔피언의 역사를 지닌 도시"라며 "저는 그 다음 장을 함께 써 내려가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손흥민이 LAFC에 입단하자 LA 지역 프로 스포츠 구단들은 일제히 환영했다. LA 다저스를 비롯해 미식축구팀(NFL) LA 램스, 미국프로농구(NBA) LA 클리퍼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환영의 댓글을 남기며 손흥민을 반겼다.
한때 박찬호 한 명만으로도 가슴 벅찼던 LA의 마운드에는 이제 여러 명의 한국 선수가 서 있다. 그리고 축구장에서도 ‘캡틴 코리아’ 손흥민이 팬들을 열광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 스포츠의 세계화 중심지로 떠오른 LA. 이제 손흥민의 합류로 태극기가 더욱 더 힘차게 휘날릴 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