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현역 시절 두려움의 대상...조병현에게서 비슷한 느낌 나" 이숭용 감독이 말하는 돌부처의 추억 [스춘 현장]

KBO 레전드 은퇴투어 첫날…"돌부처 마무리,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2025-08-07     배지헌 기자
이숭용 감독(사진=SSG)

 

[스포츠춘추=인천]

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이 회상하는 삼성 마무리 오승환은 두려움의 대상이자 만나고 싶지 않은 투수였다.

SSG 랜더스와 삼성 라이온즈는 8월 7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를 갖는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SSG는 6일 은퇴를 선언한 삼성 마무리투수 오승환의 은퇴투어 첫날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오승환은 한미일 통산 549세이브를 기록한 KBO리그 역대 최고 마무리투수다. 지난 주말 삼성 대표이사와 면담을 갖고 은퇴 결심을 전달했고, 구단이 6일 공식 발표했다. 오승환 은퇴와 함께 은퇴투어, 은퇴식, 영구결번 등 레전드에 대한 예우 계획도 함께 내놨다.

하필 SSG의 삼성 상대 마지막 홈경기 하루 전에 은퇴가 발표됐다. SSG는 부지런히 움직여 7일 마지막 경기 전에 진행할 오승환 은퇴투어를 약식으로 준비했다. 하루만에 급하게 준비하느라 일단 약식으로 진행하지만 선발투수 김광현이 직접 꽃다발을 준비하는 등 진심을 전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이숭용 감독은 오승환에 대한 기억을 묻자 “절대 붙고 싶지 않은 선수였다”고 떠올렸다. 이 감독은 현역 시절 태평양 돌핀스에서 1994년 데뷔해 현대 유니콘스, 넥센 히어로즈를 거쳐 2011년 은퇴했다. 오승환이 2005년 삼성에서 데뷔해 7시즌이 이숭용 감독과 겹친다.

이 감독은 “그때는 한참 오승환의 전성기였고, 우리 팀 현대와 라이벌인 삼성 선수였다. 두려움의 대상이었다”면서 “당시에 그만한 공을 던지고 있는 투수가 많지가 않았고, 마운드에서 정말 돌부처같이 표정에 변화가 없는 게 너무 좋았다. 또 씩씩하게 자기 공 던지는 모습이 좋았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상대 팀이지만 저런 마무리가 있으면 게임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후배지만 좀 리스펙트 할 수 있는 그런 선수였지 않나. 그리고 타자 입장에서는 늘 두려움의 대상이었다”고 강조했다.

오승환의 뒤를 이을 마무리투수는 누가 있을까. 이숭용 감독은 현재 SSG 팀 마무리인 조병현에게서 오승환의 느낌을 찾았다.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한 조병현은 76경기 등판 4승 5패 12홀드 12세이브에 평균자책 3.58로 단숨에 리그 정상급 마무리로 떠올랐다.

올 시즌에는 아예 마무리로 자리를 굳혀 48경기 5승 2패 21세이브 평균자책 1.29의 놀라운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150km/h대 강속구와 위력적인 포크볼 조합으로 리그에서 가장 믿음직한 마무리로 자리를 굳혔다. 지난해 조병현 필승조 기용을 건의한 송신영 코치의 예감이 제대로 맞아떨어진 셈이다.

이 감독은 “올해부터는 조병현 확신을 갖고 마무리로 쓰고 있다. 앞으로 KBO 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가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몸 관리, 훈련 태도, 야구에 대한 자세까지 모든 게 완벽하다고 보고 있다. 부상만 당하지 않는다면 단연코 최고의 마무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