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등판일이지만 꽃다발 전달할 수 있어 영광" 김광현부터 최정까지 총출동, 오승환 은퇴 투어 출발 [스춘 현장]

김광현이 꽃다발 전달..."어릴 적부터 동경한 선배, 미국 진출 때도 도움 받아"

2025-08-07     배지헌 기자
오승환의 은퇴투어가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본격 시작했다(사진=SSG)

 

[스포츠춘추=인천]

올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 오승환의 은퇴투어가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본격 시작했다. 한미일 통산 549세이브를 기록한 KBO리그 역대 최고 마무리 투수의 마지막 가는 길이 인천에서 첫발을 내딛었다.

삼성 라이온즈는 전날인 6일 오후 오승환의 시즌 후 은퇴 소식을 전격 발표했다. 오승환은 지난 주말 삼성라이온즈 구단주 겸 대표이사와 면담을 갖고 은퇴 의사를 전달했다. 삼성은 오승환의 유니폼 번호 21번을 이만수(22번), 양준혁(10번), 이승엽(36번)에 이어 구단 사상 4번째 영구결번으로 지정한다.

은퇴 발표가 갑작스럽게 이뤄지면서 삼성과 올시즌 마지막 홈 시리즈를 치르는 중인 SSG 구단도 급해졌다. 7일 경기가 끝나면 올시즌 인천에서 더는 삼성과 경기가 없기 때문이다.

SSG 구단은 “공식적인 은퇴 투어 이벤트를 준비하기에는 너무 시간이 촉박한 관계로 금일 행사는 부득이하게 은퇴 투어가 아닌 은퇴 기념 행사로 진행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공식적인 은퇴 투어 행사는 추후 편성 예정인 대구 원정 경기에서 진행되며, 선물 전달 및 관련 이벤트는 삼성 라이온즈 구단과의 협의를 통해 대구에서 진행하기로 최종 조율을 마쳤다.

오승환의 은퇴투어가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본격 시작했다(사진=SSG)
오승환의 은퇴투어가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본격 시작했다(사진=SSG)

이날 경기 시작 전 17시 53분부터 약 5분간 은퇴 기념 행사가 진행됐다. SSG 선수단 주장인 김광현이 이날 경기 선발투수인 관계로, 등판 전 루틴을 고려해 행사 시간을 경기 개시 30분 전으로 앞당겼다.

먼저 오승환이 그라운드에 입장해 팬들에게 인사했다. 이어 1분간 팬들과 인사를 나눈 뒤, 17시 55분 양팀 주장인 김광현과 구자욱이 입장해 오승환에게 꽃다발을 전달하고 사진을 촬영했다. 마지막으로 17시 56분부터 2분간 SSG랜더스와 삼성라이온즈 선수단 전원이 단체사진을 촬영했다.

오승환은 “갑작스럽게 은퇴 발표를 하게 됐는데 선수로서는 마지막 SSG 랜더스 구장 방문에, 팬분들께 마지막 인사를 드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준 SSG 랜더스 관계자분들에게 너무 감사드린다”며 “야구 응원 앞으로도 많이 해주시고, 많이 즐기셨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광현은 “비록 오늘 선발 등판일이지만 한국 최고의 마무리 투수 은퇴 행사에 꽃다발을 전달할 수 있어 큰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김광현은 “내가 미국에 진출했을 때 오승환 선배가 직접 전화를 주셔서 세인트루이스 팀 분위기를 설명해주셨다. 덕분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며 “어릴 적부터 오승환 선배님의 투구를 동경해왔고, 특히 마운드에서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회상했다.

오승환의 프로 데뷔 동기인 최정은 “나와 KBO 입단 동기로 같은 해에 프로에 들어왔는데, 이제 마운드를 내려온다고 하니 아직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최정은 “아직까지도 우리나라 최고의 패스트볼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승환이 형의 공을 이야기하고 싶다”며 “앞으로도 그만큼 강력하고 위력적인 패스트볼을 다시 보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극찬했다.

오승환의 은퇴투어가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본격 시작했다(사진=SSG)

베테랑 투수 노경은은 “승환이 형은 한미일에서 모두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활동을 했다. 한국 야구에서 또 나올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최고의 마무리 투수라 생각한다”며 “정상에 있는 선수였지만, 후배들에게 거리감을 느끼게 하는 선배가 아니었다. 항상 편안하고 따뜻했다”고 평가했다. 노경은은 또 “내가 지금까지 야구를 할 수 있는 것도 승환이 형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도 잘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선배다”라고 덧붙였다.

삼성 시절 함께 배터리를 이뤘던 포수 이지영은 “나도 어린 시절 승환이 형을 보면서 많은 걸 배웠다.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던 것도 승환이 형의 지분이 크다”며 “오승환 선배는 자기 루틴이 확실했다.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완벽했다. 지금까지 봤던 선수들 중 최고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날 행사를 시작으로 KBO 및 타 구단과의 협의를 거쳐 오승환의 은퇴 투어를 진행하고, 시즌 말미에 은퇴 경기도 마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