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떠난 토트넘, 매디슨마저 부상 이탈...우측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 수술대로 [스춘 해축]

토마스 프랭크 감독 첫 시즌 최대 악재... 시장서 급한 불 끄기 나설까

2025-08-08     배지헌 기자
제임스 매디슨마저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다음 시즌 대부분을 결장하게 됐다(사진=제임스 매디슨 SNS)

 

[스포츠춘추]

토트넘에 악재가 겹쳤다. 주장 손흥민의 이적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제임스 매디슨마저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다음 시즌 대부분을 결장하게 됐다. 

지난 8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캐슬과의 친선경기는 토트넘에게 악몽이었다. 후반전 교체 출전한 매디슨은 고작 10분 만에 운동장을 떠났다. 앤서니 엘랑가를 태클하려다 아무런 접촉도 없이 무릎을 잡고 쓰러진 순간, 경기장의 분위기는 급격히 가라앉았다. 터치라인에서 머리를 감싸며 바닥에 주저앉은 그의 표정에서 심각성을 읽을 수 있었다.

토트넘은 공식 발표를 통해 "제임스 매디슨이 오른쪽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수술을 받게 됐다"고 확인했다. 클럽은 "앞으로 며칠 내에 수술이 진행될 예정이며, 이후 의료진과 함께 재활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부상은 매디슨의 두 번째 무릎 부상이다. 그는 지난 5월 보되/글림트와의 유로파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도 무릎을 다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결승전을 놓쳤다. 당시 매디슨은 "크게 낙담했다"고 토로했지만, 결승전에서 눈물을 흘리는 손흥민을 끌어안으며 동료를 격려하는 모습으로 리더십을 보여줬다. 그런 그가 다시 무릎을 다쳤다는 건 개인적으로도, 팀으로서도 참담한 일이다.

제임스 매디슨마저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다음 시즌 대부분을 결장하게 됐다(사진=제임스 매디슨 SNS)

더 심각한 문제는 타이밍이다. 손흥민이 LAFC로 떠나면서 이미 경험과 리더십에 구멍이 뚫렸는데, 부주장 중 한 명인 매디슨마저 사라졌다. 젊은 선수들에 대한 격려와 운동장에서의 지휘력, 언론과의 소통까지 모두 그의 몫이었다. 이제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주장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지만, 매디슨의 빈자리는 쉽게 메워지지 않을 것이다.

창의적인 플레이의 실종도 문제다. 이미 데얀 쿨루셰프스키도 지난 5월 무릎 수술을 받아 회복 중인 상황. 매디슨과 쿨루셰프스키가 모두 없는 상황에서 과연 누가 경기를 만들어갈 것인가? 중앙을 뚫고 나가고, 템포를 조절하며, 결정적인 한 방을 날릴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매디슨이 토트넘에서 보여준 족적을 돌아보면 이번 부상의 심각성이 더욱 도드라진다. 2023년 여름 레스터 시티에서 온 매디슨은 안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하에서 즉시 빛을 발했다. 부주장과 10번을 받은 그는 '안제볼'의 핵심 조각이었고, 초반 10경기에서 환상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하지만 그해 11월 첼시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하며 거의 3개월을 쉬었다. 시즌 후반 복귀했지만 예전 같지 않았고, 결국 유럽선수권대회 잉글랜드 대표팀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지난 시즌에는 11월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2골을 터뜨리며 부활을 알렸다. 특히 봄에는 완전히 되살아나 AZ 알크마르와 아이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를 차례로 꺾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매디슨이 이끄는 수비 뒷공간으로의 침투와 롱패스를 받아내는 능력은 토트넘만의 무기가 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늘 강조했던 "매디슨은 100% 컨디션이어야 한다"는 말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2023년 이후 최고의 꾸준함으로 8경기 중 7경기에 선발로 나섰지만, 첫 무릎 부상으로 시즌이 끝났다.

제임스 매디슨마저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다음 시즌 대부분을 결장하게 됐다(사진=제임스 매디슨 SNS)

토트넘이 지난달 노팅엄 포레스트의 모건 깁스-화이트 영입에 실패한 게 지금 와서는 더욱 아쉽다. 깁스-화이트는 포레스트와 재계약을 체결했고, 토트넘은 대안을 찾지 못한 상태다. 이번 여름 웨스트햄에서 5450만 파운드(약 1004억원)에 데려온 모하메드 쿠두스가 있지만, 그 역시 측면 선수 성향이 강하다.

프리미어리그 개막까지 일주일 남짓. 토트넘 팬들은 앞으로 몇 달간 어떻게 골 찬스를 만들어낼지 벌써 걱정이다. 토마스 프랭크 신임 감독으로서는 최악의 시작이다. 손흥민이라는 거대한 축이 사라진 것도 모자라 창조적 미드필더까지 잃었으니 말이다.

남은 이적시장 3주 반이 토트넘에겐 생명줄이다. 하지만 이제 다른 클럽들은 토트넘이 얼마나 절박한지 훤히 안다. 값을 올려 받기 딱 좋은 상황이다. 스포츠 디렉터 요한 랑게와 CEO 비나이 벤카테샴, 회장 다니엘 레비가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프랭크 감독의 첫 시즌은 시작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