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 드라마 썼다!'...쫓겨나듯 떠난 22년 맨유맨, 1년 만에 발롱도르 후보 등극 [스춘 해축]

나폴리 미드필더 맥토미니의 반전 1년

2025-08-08     황혜정 기자
맥토미니가 1년 만에 반전 드라마를 썼다. (사진=발롱도르 SNS)

[스포츠춘추]

1년 만에 반전 드라마를 썼다. 쫓겨나다시피 팀을 떠난 미드필더가 1년 만에 세계 최고의 선수들만 이름을 올린다는 발롱도르 수상 후보 30인에 이름을 올렸다. 미드필더 스콧 맥토미니(29)의 얘기다.

맥토미니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잉글랜드 무대에서 입지가 사라진 선수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의 마지막 경기는 브라이턴 원정 1-2 패배에서의 교체 출전이었다. 구단은 리그 15위라는 초라한 성적과 함께 대대적인 개편에 나섰고, 맥토미니는 방출되다시파하며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로 향했다.

이적 당시만 해도 기대보다는 의문이 많았지만, 결과는 완전히 달랐다. 맥토미니는 세리에A 34경기에서 12골을 넣으며 미드필더 득점 공동 1위에 올랐고, 나폴리의 리그 우승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시즌 종료 후에는 세리에A 최우수선수(MVP)라는 개인 영예도 안았다.

특히 시즌 최종전 칼리아리전에서 기록한 시저스킥 골은 우승을 결정짓는 상징적인 장면이 됐다. 과거 맨유 시절 ‘성실하지만 평범한’ 선수로 평가받던 그는, 안토니오 콘테 감독 아래 공격형 미드필더로 변신하며 전혀 다른 스타일의 선수로 재탄생했다. 콘테는 맥토미니를 빌드업보다 침투와 득점에 집중하는 ‘공격 침투용'으로 활용했고, 이는 완벽히 적중했다.

이탈리아 생활에도 빠르게 적응했다. 함께 이적한 스코틀랜드 대표팀 동료 빌리 길모어는 큰 힘이 됐다. 맥토미니는 “가족과 떨어져 사는 것이 쉽지 않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도전하는 것이 내 성격”이라며 “안락한 환경에 머무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나폴리 팬들의 사랑은 뜨거웠다. 그의 얼굴은 도시 중심가 벽화에 그려졌고, ‘맥프랫(McFratm)’이라는 별명은 문신으로 새겨질 정도로 유행했다. 한 스코틀랜드 레스토랑에는 ‘나폴리. 맥토미니. 피자. 그 순서다’라는 문구가 담긴 깃발까지 걸렸다. 그는 “팬들의 열정은 매 경기 나를 더 뛰게 만든다”고 말했다.

방출 대상에 올라 쫓겨나다시피 팀을 떠난 지 1년도 되지 않아 발롱도르 후보에 오른 맥토미니. 그의 1년은 실패에서 성공으로, 의문에서 찬사로 바뀐 드라마 같은 여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