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이 이렇게 속상한데 본인은 얼마나 답답할까...MVP 김도영, 복귀 3G 만에 또 햄스트링 통증 [스춘 이슈]
시즌 2/3 지났는데 30경기만 출전...MVP 부상에 KIA '2연패' 꿈도 흔들
[스포츠춘추]
작년 이맘때 김도영은 야구팬의 도파민 그 자체였다. 타석에 설 때마다 홈런이 나올 것 같고, 루상에서는 도루 기록이 쌓여갔다. 올해는 정반대다. 김도영을 보고 있으면 두려움이 엄습한다. KBO리그 최고의 슈퍼스타가 한 발 내딛을 때마다 또 쓰러지는 건 아닌지 불안하다.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장면이 그 증거다.
김도영은 이날 롯데와의 경기 5회말 윤동희의 땅볼을 처리하다 왼쪽 햄스트링에 통증을 느꼈다. 벤치에 교체를 요청하는 그의 모습에 관중석 곳곳에서 한숨이 터져 나왔다. 복귀 후 단 3경기 만에 또 다시 햄스트링을 잡고 주저앉은 것이다. 올 시즌만 벌써 세 번째다. KIA 관계자는 "왼쪽 햄스트링에 뭉침 증상이 있다"고 밝혔다. 단순 뭉침이면 다행이지만, 앞서 다쳤던 부위라 불안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김도영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30홈런-30도루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타율 0.347, 38홈런, 109타점, 143득점, 40도루, OPS 1.067의 괴물 같은 스탯을 기록했다. KBO리그 역사에 온갖 괴물이 있었지만 이런 선수는 처음이었다. 당연히 정규시즌 MVP였고, KIA 통합우승의 일등공신이었다. 연봉도 1억원에서 5억원으로 400% 폭등했다.
하지만 올해 김도영은 야구장보다 병원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개막전부터 왼쪽 햄스트링을 다쳐 한 달을 쉬었고, 5월엔 오른쪽 햄스트링으로 두 달 넘게 이탈했다. 능력 자체는 여전해 타율 0.306에 7홈런 27타점을 기록하고 있지만, 시즌 3분의 2가 지난 시점에서 고작 30경기 출전에 그치고 있다.
김도영이 쓰러질 때마다 KIA의 꿈도 함께 희미해진다. 시즌 전 '절대 1강'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KIA는 현재 4위로 힘겨운 5강 경쟁을 벌이고 있다. 1위 LG와 10경기 차로 2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은 물 건너갔고, 가을야구 진출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김도영이 돌아와도 마음 편히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이범호 감독은 복귀를 앞두고 "몸은 거의 완벽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제부터는 계속 출전시켜야 할 것 같다"고도 했다. 하지만 단 3경기 만에 또 이런 일이 벌어졌다. 이제 김도영이 타석에 설 때마다, 수비를 할 때마다 팬들은 가슴을 졸여야 한다.
햄스트링 부상의 무서운 점은 재발 가능성이다. 30% 안팎의 높은 재발률을 보이는 질환으로, 햄스트링 부상자의 절반 이상이 운동 복귀 이후 첫달 이내 재발한다는 통계도 있다. 김도영은 이미 양쪽 햄스트링을 모두 다쳤다. 21세 젊은 나이에 양 다리에 시한폭탄을 달고 뛰는 셈이 됐다.
가장 안타까운 건 김도영 본인이다. 작년 이맘때는 40-40 클럽 가입 여부로 온 나라가 들썩였다. 홈런 두 개만 더 치면 KBO리그 최초의 기록이었다. 그런 김도영이 올해는 부상 소식으로만 뉴스에 오르내린다. 30-30을 넘어 40-40까지 꿈꿨던 선수가 이제는 30경기 출전도 버거워하고 있다.
페넌트레이스 종료까지 40여 경기가 남았다. 기간으로는 한 달 반 정도다. 햄스트링 부상은 경미해도 4주는 봐야 한다. 만약 이번에도 근육 손상이라면 김도영의 시즌은 끝일 수도 있다. KIA의 2연패 꿈과 함께 말이다. 기적이 일어나길, 김도영이 아무 문제 없이 오늘도 다시 그라운드에 설 수 있길 모든 KIA팬과 야구계는 기도하는 마음으로 지켜보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