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님 보며 마무리 투수 꿈 키웠습니다" 국대 마무리 박영현, 은퇴 앞둔 오승환과 만남 [스춘 현장]
경기 전 원정 덕아웃 방문해 만남 성사..."오승환 선배는 지금의 나를 만들어 주신 우상"
[스포츠춘추=수원]
KBO리그 역사상 최고 마무리투수와 차세대 최고 마무리투수가 만났다. KT 위즈의 수호신 박영현이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돌부처' 오승환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박영현은 8월 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의 주말 시리즈 첫 경기를 앞두고 삼성 원정 더그아웃을 방문해 오승환과 인사를 나눴다. 이 만남은 박영현이 먼저 자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현은 “어렸을 때부터 영상도 가장 많이 보고 따라했던, 지금의 나를 만들어 주신 우상이 은퇴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고 아쉽다”고 구단을 통해 소감을 밝혔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선수 생활을) 조금 더 하셨으면 하는 마음도 들지만, 선배님의 선택이시기에 존경한다는 마음을 전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프로 입단 전부터 마무리투수를 꿈꾼 박영현은 “내 꿈이 마무리였던 이유는 오승환 선배님을 보고 자랐기 때문"이라며 “꿈을 이룰 수 있게 만들어주셨던 분이자 내가 지금의 자리까지 올 때 가장 큰 동기 부여가 되어 주신 오승환 선배님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박영현은 오승환의 프로의식에 대해서도 찬사를 보냈다. “선배님은 기록이 보여주듯 대단한 레전드 선수시다. 지금의 나이까지 마운드에 오를 수 있도록 꾸준히 관리하시는 모습을 닮고 싶다”며 “선배님께서 은퇴하시지만 롤모델은 내 선수 생활동안 변함없이 똑같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개인적인 일화도 공개했다. 박영현은 “매년 새해마다 인사차 (선배님께) 전화를 드렸다. 재작년 한창 힘들고 컨디션이 좋지 않았을 때 해주신 말씀이 기억이 난다”며 “내 투구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타자 또한 제 컨디션이 아닐 수 있다는 마음으로 편하게 공을 던지라고 하셨다. 구위가 좋으니 스스로를 믿고 그 공으로 어려움을 이겨내라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지금도 항상 가슴에 새기고 등판한다"고 전했다.
한편 오승환은 지난 주말 삼성 구단과의 면담에서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KBO리그 통산 737경기에서 427세이브, 19홀드, 44승 33패, 평균자책 2.32의 성적을 남긴 오승환은 한미일 통산 549세이브를 기록한 전설적인 마무리투수다.
박영현은 데뷔 2년차인 2023년 4세이브를 시작으로 지난해 25세이브, 올시즌 29세이브를 기록하며 빠르게 리그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자리잡았다. 오승환이 7일 은퇴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후계자' 중 하나로 언급한 차세대 마무리 투수의 선두주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