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타자가 1군 투수 상대로 자기 스윙을 하네요"...미래의 라팍 홈런왕 함수호, 국민유격수 맘에 쏙 [스춘 현장]

지난해 고교 무대 7홈런 날린 거포 기대주, 프로 무대에도 순조롭게 적응 중 "앞으로 활용도 늘려갈 것"

2025-08-10     배지헌 기자
타고난 파워에 신인답지 않은 자신감과 과감성으로 박진만 감독의 눈을 사로잡은 함수호(사진=삼성)

 

[스포츠춘추=수원]

전통의 거포 군단 삼성 라이온즈에 될성부른 거포 기대주가 등장했다. 올해 입단한 신인 외야수 함수호가 타고난 파워에 신인답지 않은 자신감과 과감성으로 박진만 감독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함수호는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시즌 두 번째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데뷔 첫 타점과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6일 경기에서 데뷔 첫 선발출전해 4타수 1안타로 데뷔 첫 안타를 기록한 데 이어 2경기 연속 활약을 이어갔다.

이날 함수호는 첫 타석부터 안타를 작렬시켰다. 1대 0으로 앞선 2회초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소형준의 초구 커터를 받아쳐서 중전 안타를 때려냈다.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안타가 나왔다. 팀이 2대 1로 앞선 무사 1, 2루 찬스에서 이번에도 초구부터 과감한 스윙으로 소형준의 투심을 받아쳐서 또 중전안타를 만들어냈다. 2루에 있던 강민호가 홈으로 들어와 데뷔 첫 타점을 올렸고, 이어진 김성윤의 2루타 때 홈을 밟아 득점까지 기록했다.

함수호의 활약에 힘입은 삼성은 8대 4로 KT를 잡고 2연승을 기록했다. 6월 17일 두산전 이후 승리가 없던 에이스 원태인도 52일 만에 승리를 기록했다.

타고난 파워에 신인답지 않은 자신감과 과감성으로 박진만 감독의 눈을 사로잡은 함수호(사진=삼성)

함수호는 대구상원고를 졸업하고 올해 삼성에 신인 4라운드 33순위 지명으로 입단한 신인 외야수다. 고교 시절에는 거포 좌타 외야수로 이름을 날렸다. 2학년 시즌에 이미 31경기에서 타율 0.376(101타수 38안타) 5홈런 28타점으로 3학년 선배들을 능가하는 괴력을 자랑했다.

지난해 3학년 시즌에는 30경기 타율 0.292(106타수 31안타) 7홈런 39타점 7도루에 출루율 0.389 장타율 0.623을 기록했다. 드래프트를 앞둔 3학년의 부담감 속에 예년보다 다소 부진한 가운데서도 3할 가까운 타율에 7개 홈런으로 장타력을 발휘했다. 지난해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 홈런레이스에선 고교 대표로도 출전했다.

삼성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들어온 뒤에도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마무리훈련부터 올해 괌 1차 캠프, 오키나와 2차 캠프를 모두 빠짐없이 소화했고 연습경기 자체 청백전에서 홈런을, 타 구단과 연습경기에서 적시타를 터뜨리는 등 심상치 않은 활약을 펼쳤다.

정규시즌 전반기는 주로 퓨처스리그에 머물면서 경험치를 쌓았다. 4월 10일부터 7일간 잠시 1군에 머문 기간을 제외하면 대부분 퓨처스에서 경기에 출전하면서 65경기 타율 0.282(195타수 55안타) 1홈런 29타점을 기록했다. 최근 10경기에서는 타율 0.375(24타수 9안타) 4타점으로 뚜렷한 상승 곡선을 그렸고, 마침내 8월 3일에 시즌 두 번째 1군 콜업을 받았다.

박진만 감독은 함수호의 신인답지 않은 적극성과 자신감을 높이 평가했다. 9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박 감독은 "신인인데도 1군에서 위축되지 않는다. 자신있게 자기 스윙을 한다"고 함수호의 전날 경기 활약을 높이 샀다.

"퓨처스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도 막상 1군에 올라오면 위축돼서 제 실력을 못 보여주는 선수도 있다. 그런데 함수호는 1군에서도 위축되지 않고 자기 스윙을 하고,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더라. 앞으로 중장거리타자로서 장래성이 좋은 선수인 것 같다." 박 감독의 칭찬이다.

홈런을 노리고 무작정 힘에만 의존하거나 스윙을 크게 돌리는 선풍기형 타자가 아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컨택 능력도 갖췄고, 스윙 결정력이 좋아서 나쁜 공에 쉽게 배트를 내지 않는 유형이다. 프로 무대에서 함수호의 장래성을 더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박 감독은 "볼카운트 싸움이나 변화구 대응은 아직 신인인 만큼 더 좋아질 거다. 1군에 처음 올라오면 처음 보는 투수가 많지 않나. 경기를 치르면서 경험이 쌓이면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기본적으로 힘은 갖고 있기 때문에, 대처 능력이 좋아지면 2스트라이크 이후에도 홈런을 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타고난 파워에 신인답지 않은 자신감과 과감성으로 박진만 감독의 눈을 사로잡은 함수호(사진=삼성)

2022년 입단해 지난해 28홈런, 올해도 15홈런을 기록 중인 젊은 거포 김영웅과 비교하면 어떨까. 박 감독은 "김영웅의 데뷔 초와 비교하면 컨택 능력은 함수호가 좀 더 좋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영웅의 경우 입단 첫 2시즌은 약간의 적응기와 시행착오 기간을 거쳤다. 2022년 13경기 타율 0.133, 2023년 55경기 타율 0.187로 컨택에 약점을 노출했다. 지난해와 올해도 타율 0.252로 정확성이 무기인 타자는 아니다.

박 감독은 "장거리 쪽은 아무래도 김영웅이 위다. 타구 궤도도 좋고 장거리포를 때리는 능력을 갖췄다"면서 "반면 함수호는 중장거리 타자 쪽에 더 가깝다. 컨택율 면에서 김영웅보다 조금 낫고, 김영웅과 비교하면 중장거리 유형"이라고 구분했다.

분명한 건 김영웅과 함수호 둘 다 거포형 선수로 미래가 기대되는, 또한 홈구장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 꼭 들어맞는 유형의 선수란 점이다. 박 감독도 "앞으로 두 선수가 우리 삼성에서 자기 색깔을 잘 보여줬으면 한다. 타격 능력과 장거리포로 미래 팀에 큰 도움이 될 선수들"이라고 기대했다.

박 감독은 함수호의 가능성을 확신하는 듯했다. "갖고 있는 장점이 많은 선수다. 나중에 경험을 쌓으면 라팍에서 홈런왕도 할 수 있는 선수로 본다. 앞으로 활용도를 조금씩 늘려갈 생각"이라며 신인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함수호가 삼성의 전통인 홈런야구를 이어갈 차세대 거포로 성장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를 주목해야 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