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많이 상해있을 것"...그래도 한화 김서현은 다시 일어선다 [스춘 이슈]
39경기 남았다...불꽃 마무리, 재점화 준비
[잠실=스포츠춘추]
"원체 내색을 잘 안 한다. 속이 많이 상해있을 것."
한화 이글스 마무리투수 김서현(21)이 잠시 흔들리고 있다. 8월 들어 등판한 3경기에서 6실점, 평균자책점은 32.40까지 치솟았다. 시즌 전체 성적은 1승 2패 2홀드 24세이브, 평균자책점 2.63으로 여전히 리그 정상급이지만, 그에게서 좀처럼 보기 힘든 부진이다.
김경문 한화 감독과 양상문 투수코치는 “김서현도 사람이다. 전반기에 워낙 잘하다 보니 부진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이라며 “모든 투수들이 한 번쯤은 흔들리는 시기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마무리라는 특성상 중요한 순간의 실점은 더 크게 다가온다. 그만큼 부담도 크다.
전반기 김서현은 KBO리그 최고의 마무리였다. 2025시즌 올스타 팬 투표에선 역대 최다인 178만6천837표를 받으며 팬들의 절대적인 신뢰를 증명했다. 최다 투표를 받은 선수답게, 그리고 2023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프로 무대에 데뷔한 ‘특급 유망주’인 만큼 기대치는 남달랐다. 그래서 단 3경기 부진에도 반응은 예민해졌다.
한화 관계자는 “김서현이 원체 내색을 잘 안 한다. (최근 난조에 대해)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속이 많이 상해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마운드 위에서 보이는 담대한 표정 뒤에는 누구보다 깊은 자책과 고민이 숨어 있다는 설명이다.
부진한 날이면 그는 경기장을 떠난 뒤에도 머릿속에서 공 하나, 하나를 되짚는다. 전력분석실에서 투구 영상을 반복 재생하며 ‘왜’와 ‘어떻게’를 스스로 묻는다. 팀 동료들 역시 이런 조용한 노력과 무게감을 잘 알기에 “곧 돌아올 거다”라는 확신을 보낸다.
그래서 김서현은 멈추지 않는다. 불펜에서 구위를 점검하며 다시 제자리를 찾기 위해 땀을 흘리고, 체력과 멘탈 모두를 재정비하고 있다. 39경기가 여전히 남아있다. 전반기 ‘최강 한화’의 뒷문을 지켰던 ‘불꽃 마무리’는 다시 타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