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당퐁당' 벗어난 헤이수스, 2G 연속 환상의 역투..."공격적 승부, 장성우 믿고 던졌다" [스춘 현장]

장진혁 이적 후 첫 홈런으로 역전...KT, 삼성 3대 1로 꺾고 전날 패배 설욕

2025-08-09     배지헌 기자
헤이수스는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8이닝 4피안타 1실점 무4사구 9탈삼진의 압도적 피칭을 펼치며 시즌 8승째를 수확했다(사진=KT)

 

[스포츠춘추=수원]

엔마뉴엘 데 헤이수스가 마침내 '퐁당퐁당' 징크스를 털어냈다. 2경기 연속 환상적인 호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헤이수스는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8이닝 4피안타 1실점 무4사구 9탈삼진의 압도적 피칭을 펼치며 시즌 8승째를 수확했다.

6월 이후 한 경기 잘 던지면 다음 경기에서 부진한 '퐁당퐁당' 패턴에 빠져 있던 헤이수스는 지난 등판 호투에 이어 이날까지 2경기 연속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104구로 8이닝을 막아낸 헤이수스의 9탈삼진은 올 시즌 개인 최다 타이 기록이다.

헤이수스는 6월 이후 한 경기 잘 던지면 다음 경기에서 부진한 '퐁당퐁당' 패턴을 반복해왔다. 6월 11일 롯데전 6이닝 1실점 호투 후 6월 17일 KIA전에서 5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고, 6월 24일 LG전 6이닝 무실점 승리 후에도 7월 1일 키움전에서 5이닝 7실점 부진을 이어갔다. 7월 6일 두산전 6이닝 3실점 퀄리티스타트 후 7월 19일 한화전에서 3이닝 5실점, 7월 25일 삼성전 6이닝 1실점 호투 후 7월 31일 LG전에서 2.1이닝 7실점을 당하는 식이었다.

가장 최근 등판인 8월 3일 NC전에서 7이닝 1실점 호투를 펼쳤기에 이날 경기에서도 다시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헤이수스는 지난 등판을 능가하는 호투로 삼성 타선을 완전히 압도하며 마침내 징크스를 깨뜨렸다.

헤이수스는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8이닝 4피안타 1실점 무4사구 9탈삼진의 압도적 피칭을 펼치며 시즌 8승째를 수확했다(사진=KT)

헤이수스는 1회부터 공 14개로 삼자범퇴하며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2회 선두타자로 나온 리그 홈런 1위 르윈 디아즈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했지만, 흔들리지 않고 후속 강민호를 2루 뜬공, 김영웅-김헌곤을 삼진으로 잡아냈다.

KT 타선은 2회말 장진혁의 3점 홈런으로 즉시 역전했다. 리드를 안고 등판한 3회초, 헤이수스는 이날 경기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이재현의 좌전안타와 양도근의 번트안타로 무사 1, 2루 위기상황이 연출됐다. 삼성 벤치는 박승규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하며 1사 2, 3루를 만들었다.

추가점을 내주면 최근 등판에서 그랬던 것처럼 호투 다음에 무너지는 패턴이 되풀이될 수 있는 위기상황이었다. 그러나 헤이수스는 김성윤을 유격수 뜬공으로 잡고 2아웃을 만든 뒤, 구자욱도 3루 땅볼로 2구 만에 잡아내 한 점도 주지 않고 위기를 탈출했다.

4회부터는 순풍에 돛 단 듯이 안정적이었다. 세 타자를 내야뜬공-땅볼-삼진으로 삼자범퇴시켰다. 5회에도 공 8개로 세 타자를 잡아내며 승리투수 요건을 채웠다. 6회는 1사후 우전안타를 맞았지만 구자욱을 상대로 공격적인 승부를 펼쳐 2루수쪽 땅볼을 유도, 병살타로 이닝을 종료시켰다.

헤이수스의 구위는 뒤로 갈수록 위력을 더했다. 7회에는 공 7개로 삼자범퇴했다. 특히 앞서 홈런을 맞았던 디아즈를 힘있는 속구로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며 복수에 성공했다.

8회에도 올라온 헤이수스는 환상적인 피날레를 장식했다. 선두 김헌곤을 7구 승부 끝에 투수 앞 땅볼로 직접 태그아웃시켰다. 이재현을 삼구삼진으로 잡고, 양도근도 5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올 시즌 최다 타이인 9개 삼진을 잡아낸 헤이수스는 크게 포효하며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KT는 3대 1로 앞선 9회초 마무리 박영현이 세 타자를 완벽하게 막아내며 승리를 지켜냈다. 전날 패배를 설욕한 KT는 53승 4무 52패 승률 0.505로 이날 경기가 없었던 5위 KIA와 승차를 없애고 승률에서만 뒤진 6위가 됐다. 반면 삼성은 51승 1무 54패로 이날 경기가 없었던 NC에 7위를 내주고 8위로 내려앉았다.

헤이수스는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8이닝 4피안타 1실점 무4사구 9탈삼진의 압도적 피칭을 펼치며 시즌 8승째를 수확했다(사진=KT)

이강철 감독은 경기 후 "선발 헤이수스가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하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장성우의 투수 리드도 칭찬해주고 싶다. 경기를 마무리한 박영현의 30세이브 달성을 축하한다. 실점 후 곧바로 역전시키는 장진혁의 홈런으로 경기 분위기를 가져오며 승기를 굳힐 수 있었다. 장진혁의 이적 후 첫 홈런도 축하한다"고 말했다.

헤이수스는 '퐁당퐁당' 패턴에서 벗어난 비결에 대해 "팔의 위치나 플레이트 위치를 조정하자는 감독님의 조언이 최근 호투에 많은 도움이 됐다"며 감사를 전했다.

이어 "오늘 경기는 타자와 공격적으로 승부를 보고, 장성우를 믿고 던지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헤이수스는 "선발투수로 기회를 받았으니 팀이 이길 수 있게 남은 시즌 마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