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MLB 역수출 신화' 메릴 켈리, 4.1이닝 4실점 부진… 텍사스 홈 데뷔전서 흔들렸다 [스춘 MLB]
사구→볼넷→볼넷→볼넷→볼넷… 홈팬들 앞에서 극심한 제구 난조
[스포츠춘추]
KBO리그 출신 ‘역수출 신화’의 원조 메릴 켈리가 새 팀에서 치른 홈 데뷔전에서 흔들리며 아쉬운 경기력을 보여줬다.
켈리는 지난 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4⅓이닝 5피안타(2피홈런) 4탈삼진 5볼넷 4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9승 7패째를 안았다.
켈리는 지난 2015부터 2018년까지 KBO리그 SK 와이번스(현 SSG)에서 119경기 48승 32패 평균자책점 3.86의 성적을 남기며 ‘KBO 역수출 성공신화’의 원조로 이름을 남겼다. 특히 2018년 SK의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에이스로 활약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고, 2019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2+2년 1450만 달러 계약을 맺으며 메이저리그로 복귀했다.
하지만 이날은 1회부터 카일 슈와버에게 우월 솔로 홈런을 맞으며 실점했다. 2, 3회를 가까스로 넘겼지만, 4회 선두타자 브랜든 마쉬에게 또 한 번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허용했다.
2사 이후 오토 켐프와 브라이언 스탓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한 뒤, 트레이 터너에게 2타점 2루 적시타를 내주며 불안한 투구를 이어갔다. 5회에도 1사 이후 볼넷과 사구로 위기를 자초했고, 불펜투수 가르시아와 교체되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날 켈리는 사구 1개 포함 총 6명의 타자에게 출루를 허용하는 등 극심한 제구 난조를 보였다.
켈리는 지난 3일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텍사스 데뷔전을 치렀고, 당시에는 5.2이닝 4피안타 6탈삼진 2실점으로 안정적인 투구를 펼쳤다. 그러나 홈 팬들 앞에서 치른 두 번째 등판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텍사스는 현재 60승 57패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3위에 자리하고 있다.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는 3위 뉴욕 양키스에 1.5경기 차로 뒤진 상황이다.
한편, 켈리는 올 시즌을 끝으로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다. 지난달 31일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전력 보강이 절실했던 텍사스는 켈리를 영입하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날 경기처럼 불안한 투구가 반복된다면 기대는 금세 우려로 바뀔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