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3부 강등' 크리스탈 팰리스 CAS 제소 기각...텍스터 지분 때문에 유로파→콘퍼런스 확정 [스춘 해축]
스포츠중재재판소 항소 기각, 노팅엄 포레스트 유로파리그 진출 확정
[스포츠춘추]
크리스탈 팰리스의 마지막 희망이 꺾였다. 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11일(한국시간) 팰리스의 항소를 기각하면서 유로파리그 출전 불가 결정이 최종 확정됐다. 120년 만의 첫 메이저 트로피로 얻은 유로파리그 진출권을 끝내 지키지 못한 팰리스는 3부 격인 콘퍼런스리그에 만족해야 하게 됐다.
CAS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증거를 검토한 결과 이글 풋볼 홀딩스의 창립자인 존 텍스터가 UEFA 평가 시점에 크리스탈 팰리스와 리옹 양쪽에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두 구단 모두에서 결정적 영향력을 가진 이사회 구성원이었다"고 판단 근거를 밝혔다.
팰리스가 제기한 '불공정 대우'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CAS는 "팰리스가 노팅엄 포레스트와 리옹에 비해 불공정한 대우를 받았다는 주장을 기각했다"며 "UEFA 규정은 명확하며, 평가 시점에서 규정을 위반한 구단에 대한 유연성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팰리스는 지난 금요일 CAS에서 3인 패널 앞에서 최종 변론을 펼쳤다. 팰리스 측은 텍스터가 실질적으로 구단에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으며, 3월 1일 복수 구단 소유 규정 준수 마감일이 일관되게 적용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유럽클럽협회(ECA) 소속 구단들이 규정 위반을 피하는 과정에서 특별한 도움을 받았다는 이메일 증거도 제시했다.
하지만 이 모든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팰리스의 운명이 결정됐다. 텍스터가 이미 자신의 42.92% 지분을 뉴욕 제츠 구단주 우디 존슨에게 매각한 상황이지만, CAS는 평가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프리미어리그 7위로 본래 콘퍼런스리그 진출권을 얻었던 노팅엄 포레스트가 팰리스를 대신해 유로파리그에 출전하게 됐다. 포레스트는 30년 만의 유럽무대 복귀를 확정지었다.
팰리스는 콘퍼런스리그 플레이오프에서 노르웨이 프레드릭스타드나 덴마크 미드틸란드와 맞붙게 됐다. 1차전은 21일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다. 콘퍼런스리그 조 추첨은 29일에 열리고, 본선 경기는 10월 2일 시작된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의 팰리스 담당 기자 맷 우즈넘은 "이번 결정은 팰리스 팬들을 다시 한번 분노하게 만들 것"이라며 "존 텍스터와 이글 풋볼이 이제 팰리스와 아무 관련이 없어 실질적인 갈등 요소가 사라진 상황에서도 처벌받게 되어 강한 억울함을 느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리버 글라스너 감독도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무죄라고 생각하는데 처벌받는다면 힘든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반면 노팅엄 포레스트는 마침내 유로파리그 준비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포레스트 담당 기자 폴 테일러는 "포레스트 구단 내에서는 팰리스를 동정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마치 자신들이 나쁜 역할을 하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에 대한 불만도 있었다"며 "이제 유로파리그 출전이 확정된 만큼 9월 말 30년 만의 유럽 무대 복귀를 위해 전력을 기울일 수 있다"고 전했다.
결국 팰리스는 구단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시즌 이후에도 억울한 처사를 감내해야 하게 됐다. 하지만 팬들은 구단 역사상 첫 유럽 대회 출전이라는 의미를 되새기며 콘퍼런스리그에서의 선전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분노와 아쉬움이 교차하는 가운데, 팰리스의 유럽무대 도전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