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얘기하긴 그렇지만..." 10승 외인 교체한 롯데의 선택 이유 있다, 벨라스케즈 13일 한화전 출격 [스춘 현장]
13일 한화전에서 KBO리그 데뷔, 153km/h 강력한 속구와 탈삼진율이 무기
[스포츠춘추=대전]
"기대야 항상 많이 한다. 와서 던지는 걸 봐야겠지만..."
롯데 자이언츠의 가을 승부수, 새 외국인 투수 빈스 벨라스케즈의 데뷔전을 앞두고 김태형 감독이 기대감을 내비쳤다.
롯데는 13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리는 한화 이글스와 주중 3연전 두번째 경기 선발로 벨라스케즈를 예고했다. 12일 알렉 감보아에 이어 벨라스케즈를 선발로 기용해 2위 한화를 한 경기라도 따라붙으려는 계산이다.
벨라스케즈는 시즌 막판 롯데가 던진 승부수다. 롯데는 지난 7일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트리플A 소속으로 뛰던 벨라스케즈를 연봉 33만 달러(약 4억6200만원)에 영입했다. 기존 외국인 투수 터커 데이비슨 교체를 결정한 뒤 하루 만에 후임자를 확정하며 발빠른 행보를 펼쳤다.
신장 190cm, 체중 95kg의 우완투수인 벨라스케즈는 2010년 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지명받아 프로에 입문했다. 메이저리그에서 9시즌을 활약하며 760이닝 이상을 투구한 베테랑으로, 특히 144경기에 선발로 등판한 경험을 바탕으로 우수한 경기 운영 능력이 장점이다.
벨라스케즈의 가장 큰 무기는 최고 153km/h에 달하는 빠른 속구다. 여기에 슬라이더, 너클커브, 체인지업을 조합해 다양한 구종을 구사한다.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9이닝당 9.69개의 탈삼진을 기록할 정도로 삼진 능력이 뛰어나다.
12일 대전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김태형 감독은 다음날 등판이 예정된 벨라스케즈에 관해 "항상 얘기하지만 기대는 많이 한다. 와서 실제로 던지는 걸 봐야겠지만, 그전에 던졌던 기록이나 커리어는 좋으니까. 실제 던지는 걸 봐야겠지만 기대야 항상 많이 한다"고 밝혔다.
10승 투수 데이비슨을 교체하는 건 쉽지 않은 결단이었을 터. 6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전에서 6이닝 4안타 1실점 호투로 시즌 10승째를 올린 데이비슨은 경기가 끝난 직후 구단으로부터 교체 통보를 받았다. 다승 부문 5위에 평균자책 3점대 투수(3.65), 투수 WAR 랭킹에서도 3.89승으로 8위에 올라 있는 투수를 시즌 막판에 교체하는 과감한 승부수를 던진 롯데다.
이에 관해 김 감독은 "숫자로 얘기하자면 참 뭐하다"면서 "10승도 했고 평균자책도 나쁘지는 않았지만..."이라고 말을 아꼈다. 수치상 성적은 나쁘지 않았지만 외국인 투수에게 기대하는 압도적인 맛은 부족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 데이비슨은 잘 던진 경기도 있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크게 무너진 경기도 많았다. 특히 6월 4경기에서 3패 평균자책 7.71로 무너졌다. 7월에도 5경기 3승(1패)을 거두긴 했지만 평균자책이 4.05로 좋지 않았고, 경기당 평균 5.1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가을야구 진출을 바라보는 롯데로선 더 확실하고 강력한 카드를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롯데의 승부수가 통할까. 13일 경기는 벨라스케즈의 KBO리그 적응력과 팀의 가을야구 진출 가능성이 동시에 걸린 중요한 데뷔전이 될 전망이다. 벨라스케즈는 이날 대전을 찾은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첫 등판에 집중하겠다"며 정중히 고사할 만큼 데뷔전에 모든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한편 롯데는 이날 김동혁(중견수)-한태양(2루수)-고승민(1루수)-빅터 레이예스(좌익수)-윤동희(우익수)-노진혁(지명타자)-유강남(포수)-손호영(3루수)-전민재(유격수) 순으로 타순을 구성했다. 선발투수로는 알렉 감보아가 등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