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사이 토미존 6명'...팔꿈치 악몽 덮친 키움, MLB도 겪는 부상 악순환 [스춘 이슈분석]
MLB, 2025시즌 전반기에만 16명 토미존 수술
[스포츠춘추]
키움 히어로즈 팬들에게는 충격적인 소식이다. 불과 2년 사이 1군, 2군, 군 복무 선수들을 모두 합쳐 무려 6명이 팔꿈치 인대 재건술(토미존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드문 사례는 아니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스포츠춘추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토미존 수술을 받았거나 받을 예정인 키움 선수는 총 6명이다. 지난해 4월 포수 김동헌을 시작으로 10월 투수 김성진, 12월에는 입단 예정이던 신인 내야수 염승원이 차례로 수술대에 올랐다. 올해 들어서는 4월 투수 김인범, 7월 투수 이강준이 수술 후 재활 중이며, 오는 22일에는 투수 주승우가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여기에 지난해 5월 투수에서 외야수로 전향한 장재영도 인대 일부 손상 진단을 받았으나, 수술 대신 주사 치료를 택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프로야구단 트레이너 A씨는 “2년간 구단 소속 선수 6명이 토미존 수술을 받는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에도 다른 구단에서 1년 사이 5명 이상의 선수가 팔 수술을 받은 사례가 있었다. 그는 “같은 시기에 부상이 집중됐다면 트레이닝 파트의 문제를 의심할 수 있지만, 2년 동안 분기별로 5~6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경우라면 심각한 문제로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토미존 수술이 ‘강속구 투수의 전유물’이라는 인식도 사실과 다르다. 구속보다는 투구 메커니즘, 누적된 피로, 입단 전 부상 이력 등이 더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신인이나 젊은 선수들이 스프링캠프에서 무리한 훈련을 소화하다 시즌 전·초반에 부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부상 문제는 해외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역시 팔꿈치 부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2025시즌 7월 10일까지 MLB 투수 16명이 토미존 수술을 받았다. 단순한 투구 수·이닝 제한만으로는 부상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이에 MLB 사무국은 오히려 ‘더 자주 던지되 강도와 빈도를 균형 있게 유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있다. 웨어러블 센서와 모션 분석 시스템으로 투구 메커니즘과 팔꿈치 스트레스를 실시간 분석하며, ‘피치 스마트(Pitch Smart)’ 프로그램을 통해 유소년 시기부터 적정 투구량과 휴식 지침을 제공한다. 과도한 구속 경쟁이 장기적으로 부상 위험을 높인다는 경고도 나왔다. 일부 구단은 투구 효율과 메카닉 개선에 초점을 맞춘 훈련을 도입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여전히 기초 체력, 유연성, 코어 근력 강화가 부상 예방의 핵심으로 꼽힌다. 철저한 준비운동과 정리운동, 계획적인 휴식, 그리고 통증 발생 시 즉각적인 투구 중단이 기본 원칙이다. 다양한 종목을 병행하는 ‘크로스 트레이닝’ 역시 부상 방지에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럼에도 주축 선수들의 잇단 부상은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2년간 6명의 선수가 토미존 수술을 받은 사실 자체는 문제시할 일은 아니지만, 선수 각각의 부상 원인에 관리상의 허점이 전혀 없었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내년 시즌 대권 도전을 목표로 하는 키움 구단에도 이번 상황은 뼈아프다. 설종진 키움 감독 대행은 지난 12일 SSG전 직전 취재진과 만나 “주승우의 부상이 아쉽다”며 “최근 부상 사례가 잦은 만큼 선수단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선수들을 무리시키지 않는 편이 낫다고 본다”고 했다. 설 감독은 선수 몸상태의 주기적인 점검을 통해 부상 위험을 최소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