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키움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는 야구소년·소녀에게 무료 입장권을 줄까? [스춘 WHY]

키움·KIA "한국 야구 미래 위한 정책"

2025-08-14     황혜정 기자
키움 히어로즈 홈구장 고척돔 (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스포츠춘추]

단 두 구단만이, 야구하는 아이들에게 무상 입장 혜택을 주고 있다.

무려 10년째 이어지는 일이다. 강산이 변하는 시간 동안 한국 프로야구 10개 구단 가운데 야구를 '직접 하는' 소년·소녀들에게 좌석을 무료로 제공하는 구단은 단 두 곳뿐이다. 바로 키움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다.

먼저 키움의 티켓 정책을 살펴보면, 눈길을 끄는 문구가 있다. ‘리틀야구단 유니폼을 착용하면 외야석에 한해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는 조항이다. 단순히 팬 서비스를 넘어, 한국 야구의 미래를 위한 배려다.

키움 관계자는 스포츠춘추와 통화에서 “고척스카이돔을 홈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2016시즌부터 이 정책을 시행해왔다”며 “야구하는 어린 선수들이 부담 없이 경기를 관람하고, 프로 무대를 가까이에서 보며 동기부여를 얻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그 바람은 어느 정도 현실이 됐다. 고척돔 외야석엔 리틀야구단 유니폼을 입은 아이들의 모습이 종종 눈에 띈다. 꿈을 향한 눈빛으로 경기를 바라보는 그들은, 그 자체로 한국 야구의 미래다.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 (사진=KIA)

KIA 타이거즈 역시 비슷한 철학을 갖고 있다. KIA는 무려 11년 넘게 호남 지역의 초·중·고 야구부 및 리틀야구단 선수들에게 내야 EV석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KIA 관계자는 “야구 꿈나무들이 프로 선수들의 경기력을 가까이에서 보고 배우며 자라길 바란다”며 “단순한 관람이 아니라 배움의 기회가 되도록 돕고 싶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정책은 관람 혜택에 그치지 않는다. KIA는 지역 야구부에 야구 용품을 후원하고, 금전적 지원도 이어오고 있다. 프로 구단이 지역 야구 생태계를 위해 실질적인 기여를 해온 대표적 사례다.

두 구단 모두 야구선수임을 증명하는 서류 없이, 유니폼만 착용하면 입장이 가능하다. 절차가 간단해 아이들이 마음 편히 구장을 찾을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하지만 한국 유소년 야구의 현실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 따르면, 등록된 12세 이하부 야구팀 수는 2021년 114팀에서 2025년 현재 105팀으로 줄었다. 단 4년 만에 9팀이 사라진 셈이다. 저출산과 환경적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현장에서는 “선수가 없다”는 말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이런 흐름 속에서 키움과 KIA의 유소년 정책은 그 의미가 더 크다. 단순한 혜택을 넘어, 야구의 불씨를 지켜내는 실천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한국에서 야구는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중 하나다. 그만큼 많은 어린이들이 야구에 입문하고 있지만, 입문 이후의 지속 가능성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이들을 위해, 그리고 한국 야구의 미래를 위해 실질적인 지원과 정책이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

물론, 나머지 8개 구단도 어린이 팬층을 위한 다양한 무료 및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야구를 ‘직접 하는’ 아이들, 즉 미래의 국가대표와 프로 선수가 될 가능성이 있는 유망주들을 위한 전용 혜택은 키움과 KIA 두 곳뿐이다.

이러한 정책은 타 구단들도 본받을 만한 방향성이며, 한국 야구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전 구단이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다. 누구나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정책이지만, 정작 이를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구단은 손에 꼽힌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가진다. 미래 선수를 위한 야구장의 문은 더 넓게 열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