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최고난도 푸는 기분"...'15승 무패 ERA 1.61' 한화 폰세, 왜 '최강'인가 [스춘 폰세 집중분석①]

상대 선수·코치 "구위, 제구 모두 좋아"...양상문 코치 "성실하고 상대 부지런히 연구한다"

2025-08-16     황혜정 기자
15연승을 달성한 폰세 (사진=한화 이글스)

[스포츠춘추]

"수학 최고난도 문제를 푸는 기분이에요."

너무 어려운 문제를 만나면 풀기도 전에 문제만 보고 한숨부터 나온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는다. 잔뜩 힘을 주고 도전했다가 쓴맛만 보기 십상이다. 타자들이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31)를 상대할 때가 딱 그렇다.

폰세는 올 시즌 KBO리그를 완전히 지배하고 있다. 15일 현재 23경기에 등판해 15승 무패, 평균자책 1.61을 기록 중이다. 시즌이 절반을 훌쩍 넘겼는데도 패배가 없다. 도무지 공략이 불가능한 이 투수, 도대체 무엇이 그를 ‘최강’으로 만들었을까.

폰세를 상대로 4타수 무안타를 기록 중인 NC 다이노스 내야수 김휘집은 그 난이도를 이렇게 표현했다. “아직 2경기밖에 안 만났지만, 공이 너무 좋다. 마치 수학 문제를 풀다가 최고난도 문제를 만난 느낌”이라고 말했다.

폰세가 가장 높은 평균자책(3.46)을 기록한 상대팀 LG 트윈스 역시 그의 실력을 높이 평가했다. LG 모창민 타격코치는 “구위가 워낙 좋은데, 제구까지 좋다. 그래서 항상 자신이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든다”며 “전력분석을 통해 타자의 약점을 파악하고, 정확하게 그 지점을 공략한다. 정말 좋은 투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팀이 폰세 상대로 홈런 2개를 친 건 우리가 잘 쳐서가 아니라, 공격적으로 치다 보니 나온 실투를 놓치지 않은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데이터로도 폰세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폰세의 전체 투구 대비 헛스윙률은 무려 16.4%에 달한다. 스윙 대비 헛스윙률에서도 폰세는 32.6%로 압도적이고 존 안에 들어온 공 헛스윙률은 48.5%나 된다. 구위 자체가 워낙 압도적이고 공의 움직임이 좋아, 존 안에 던져도 타자들이 제대로 맞히기 어렵단 뜻이다.

폰세가 양상문 투수 코치와 함께 롯데 타선을 미리 분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스포츠춘추 황혜정 기자)

양상문 한화 투수코치는 “폰세는 잘 던지는 걸 떠나 정말 성실하다”며 “매일 트레이닝을 하고, 자체적으로 상대 타선을 연구한다. 실력 외적인 부분에서도 배울 점이 많은 선수”라고 칭찬했다. 폰세는 지난 9일 잠실구장에서 불펜 피칭을 소화하며 12일 롯데전을 준비했다. 양 코치와 함께 롯데 좌타자들의 성향을 하나하나 분석하며 구체적인 공략법을 세웠다.

결국 폰세의 ‘최강’ 비결은 단순한 구위나 제구력이 아니다. 철저한 준비와 분석, 그리고 그걸 경기장에서 그대로 구현할 수 있는 실전 능력까지 겸비했기 때문이다. 그 앞에 서는 타자들은 마치 시험장에서 만난 ‘수학 최고난도 문제’ 앞에 선 수험생처럼, 답을 찾지 못한 채 방망이를 내려놓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