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과 주전 경쟁' 펼쳤던 라멜라, 은퇴 후 곧바로 코치로… 세비야 복귀해 알메이다 감독 보조 [스춘 해축]
11년 고관절 통증과의 싸움 끝에 은퇴… 세비야서 지도자 인생 출발
[스포츠춘추]
한때 손흥민(로스앤젤레스 FC)과 주전 경쟁을 펼쳤던 에릭 라멜라(33)가 선수 생활을 마친 직후, 친정팀 세비야로 돌아와 새로운 축구 인생을 시작한다. 오랜 부상과의 싸움 끝에 현역 은퇴를 선언한 그는, 이제 마티아스 알메이다 감독의 코치로 새로운 커리어를 쌓는다.
세비야는 17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라멜라가 1년 만에 돌아왔다. 이번에는 선수로서가 아니라 코치로서 복귀했다"며 "라멜라는 알메이다 감독의 보조 코치로 활동할 예정이며, 선수단과 함께 아틀레틱 빌바오 원정에 동행해 해당 경기를 통해 공식 코치 데뷔전을 치른다"고 발표했다.
라멜라는 지난 15일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은퇴 소식을 직접 전했다. 그는 우선 소속팀 AEK 아테네와의 계약을 조기 종료한 사실을 밝힌 뒤, 장문의 글을 통해 선수로서의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프로 선수 생활을 마치기로 했다. 오랫동안 이 순간을 고민해 왔고, 이제는 때가 된 것 같다"고 운을 뗀 라멜라는 "지난 11년간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고관절 통증에 시달려왔다. 허리에서 시작된 고통은 결국 양쪽 고관절 수술로 이어졌고, 특히 2017년에는 왼쪽 부위에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며 고질적인 부상이 은퇴에 결정적 원인이었음을 밝혔다.
이어 그는 "희로애락이 가득했던 여정이 마무리됐다. 축구는 나를 더욱 강한 사람으로 만들었고, 절대 포기하지 않게 만들어줬다"며 "리버 플레이트, AS 로마, 토트넘, 세비야, 그리고 AEK 아테네까지, 나를 거쳐 간 모든 팀에 감사하다. 팬들에게도 늘 마음속에 감사함을 간직하고 있다"고 진심 어린 소감을 전했다.
라멜라는 지도자 경력의 첫걸음을 세비야에서 시작한다. 그를 지휘했던 알메이다 감독이 신뢰를 보내며 코치직 제안을 건넸고, 라멜라는 이를 수락해 곧바로 벤치에 합류했다. 훈련장에서는 과거 동료였던 세비야 선수들과 반갑게 재회하며 새로운 역할을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
아르헨티나 대표팀 출신의 라멜라는 리버 플레이트 유스 출신으로, 2009년 프로 데뷔 후 곧바로 유럽 무대에 진출했다. 2011년 AS 로마로 이적한 그는 세리에 A에서 2012-13시즌 15골을 기록하며 세계적인 유망주로 급부상했다. 이후 2013년 여름, 토트넘 홋스퍼로 이적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에 입성했다.
토트넘 시절 라멜라는 화려한 왼발과 창의적인 기술로 팬들을 매료시켰다. 특히 2020-21시즌 북런던 더비에서 기록한 ‘라보나 킥 골’로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적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끊이지 않는 부상, 특히 고관절 문제는 그의 커리어 내내 발목을 잡았다.
2021년, 라멜라는 세비야로 이적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고, 2022-23시즌 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에 기여하며 프로 데뷔 이후 첫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후 AEK 아테네에서 마지막 시즌을 보낸 그는 결국 은퇴를 결정하고 지도자의 길을 택했다.
33세의 젊은 나이에 지도자로 전환한 라멜라는 세비야의 재도약을 위해 알메이다 감독과 함께 뛴다. 여전히 비슷한 나이의 선수들이 현역으로 활약 중이지만, 그는 새로운 무대에서 또 다른 성공담을 써 내려갈 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