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아름다운 피칭이었습니다"...두산 새 역사 쓴 윤태호에 사령탑도 찬사 [스춘 현장]
윤태호, 데뷔전서 4이닝 무실점 호투
[잠실=스포츠춘추]
"정말 아름다운 피칭 해줬다."
선발 투수가 손톱 깨짐으로 조기강판하자 급하게 마운드에 오른 투수가 있다. 몸도 제대로 풀지 못했지만, 씩씩하게 포심 패스트볼 위주로 던졌고, 4이닝 무실점 호투하며 구단 역사를 새로 썼다. 심지어 데뷔전이었기에 더 뜻깊었다. 두산베어스 투수 윤태호(22) 얘기다.
사령탑도 윤태호의 호투에 찬사를 보냈다.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와 홈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불편한 상황에서 올라갔는데, 정말 아름다운 피칭을 해줬다"며 활짝 웃었다.
윤태호는 지난 16일 KIA전에서 3회초 등판해 4이닝 동안 안타 단 1개만 내주고 삼진 4개를 솎아내 무실점을 기록했다. 국내 투수가 데뷔저네서 4이닝 이상 무실점을 기록한 사례는 두산 구단 역대 3호이자 리그 22호다. 윤태호에 앞서 두산 구단에서는 장호연(1983), 박노준(1986)이 이 기록을 세웠다. KBO리그에서 최근 데뷔전 4이닝 이상 무실점을 기록한 선수는 삼성 라이온즈 허윤동(2020)이다.
조 대행은 "윤태호는 지난해 교육리그 때부터 큰 임팩트를 보여왔다. 투구 장면이 아직도 내 머릿속에 생생하다. 그래서 빨리 피칭을 보고 싶긴 했다"며 "잘 맞은 타구들이 야수 정면으로 가서 잡히며 자신감이 생긴 것 같고, 변화구를 섞었는데 나름대로 스트라이크 존 근처에 떨어지다 보니 더 자신감을 얻은 것 같더라"고 했다.
윤태호의 활약으로 두산은 좋은 투수를 하나 건졌다. 조 대행은 "윤태호의 쓰임새가 더 다양해질 것이다. 선발 유형인지, 불펜 유형인지 조금 더 시간을 갖고 판단하겠다"며 미소지었다. 행복한 고민인 것이다.
윤태호는 지난 16일 경기 후 "자신있는 포심 패스트볼 위주로 던졌다"고 설명했다. 윤태호의 포심 패스트볼은 회전수가 리그 최상위 수준으로 KIA 타자들은 처음 보는 윤태호의 강속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