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키퍼 실수→칼라피오리 헤딩골...세트피스 마법 재현한 아스널, 맨유 원정 1대 0 승리 [스춘 해축]

요케레스 데뷔전 아쉬움, 골키퍼 바이은드르 실수로 승부 판가름

2025-08-18     배지헌 기자
아스널이 18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개막전에서 리카르도 칼라피오리의 헤딩골로 1대 0 승리를 거두며 완벽한 스타트를 끊었다(사진=아스널 공식 SNS)

 

[스포츠춘추]

아스널이 2025-26 시즌 프리미어리그 타이틀 도전의 첫 단추를 올드 트래포드에서 성공적으로 꿰었다. 미켈 아르테타의 팀은 18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개막전에서 리카르도 칼라피오리의 헤딩골로 1대 0 승리를 거두며 완벽한 스타트를 끊었다.

승부를 가른 것은 역시 아스널의 대표 무기인 세트피스였다. 67분 데클런 라이스가 찬 코너킥에서 칼라피오리가 골라인 근처에서 머리로 밀어넣으며 결승골을 기록했다. 니콜라스 요베르 세트피스 코치가 맨체스터 시티에서 합류한 2021년 이후 아스널은 세트피스 득점에서 괄목할 만한 향상을 보이고 있다. 요베르 합류 전인 2020-21시즌 단 6골에 그쳤던 세트피스 득점이 2023-24시즌에는 22골로 프리미어리그 최다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에서 아스널은 박스 가장자리에서 시작하는 여러 선수들이 참여하는 코너킥 루틴을 선보였다. 가브리엘 마르티넬리와 마르틴 수비멘디가 중앙 지역에서 혼란을 야기하는 동안,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않은 칼라피오리가 백포스트에서 기회를 잡았다. 메이슨 마운트가 윌리엄 살리바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한 것도 골을 허용한 원인이 됐다.

하지만 이번 골의 핵심은 맨유 골키퍼 알타이 바이든디르의 치명적인 실책이었다. 안드레 오나나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선발 출전한 터키 국대 골키퍼는 라이스의 정확한 코너킥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살리바의 견제를 받는 상황에서도 더욱 강하게 볼을 잡아야 했지만, 약한 손으로 밀어낸 공이 칼라피오리에게 그대로 연결됐다.

경기 후 스카이 스포츠 해설진은 바이든디르의 플레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전 맨유 수비수 게리 네빌은 "골키퍼가 더 강해져야 한다"며 "파울을 당했다고 불평할 수도 있지만, 앞에 선수가 있고 밀고 당기는 상황에서도 더 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스널이 18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개막전에서 리카르도 칼라피오리의 헤딩골로 1대 0 승리를 거두며 완벽한 스타트를 끊었다(사진=아스널 공식 SNS)

새로운 공격수 빅토르 요케레스의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은 아쉬움이 남았다. 스포르팅 CP에서 5500만 파운드(1078억원)에 영입된 27세 스웨덴 공격수는 약 1시간을 뛰었지만 뚜렷한 임팩트를 남기지 못했다. 마테이스 더 리흐트와의 개인 대결에서 초반에는 밀렸지만 점차 경기감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요케레스는 이타적인 플레이로 팀 동료들을 살리려 했지만, 결정적인 순간 패스가 부정확했다. 마르티넬리와 부카요 사카를 찾는 플레이에서 패스 강도 조절에 실패하며 좋은 기회들을 살리지 못했다. 60분 카이 하베르츠와 교체되며 필드를 떠날 때 맨유 팬들의 야유를 받기도 했다.

반면 맨유는 패배했지만 분명한 발전의 모습을 보였다. 루벤 아모림 감독 부임 이후 3-4-3 포메이션에서 필요한 피지컬과 강도 면에서 많이 개선됐다. 아모림은 이전 기자회견에서 유로파리그에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이는 이유로 프리미어리그와의 피지컬 차이를 언급한 바 있었다.

이날 맨유는 볼을 빼앗는 상황에서 더욱 날카로워졌고, 중원에서 더 많은 경합을 이겨냈다. 특히 브라이언 음베우모와 마테우스 쿠냐로 구성된 새로운 공격진은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패트릭 도르구는 30분 골포스트를 강타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후반 65분 투입된 벤야민 세스코는 맨유의 2억 파운드(3920억원) 공격진 재편의 핵심 인물이다. RB 라이프치히에서 영입된 22세 슬로베니아 공격수는 30분간의 출전에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모습을 보였다. 가브리엘과 칼라피오리 사이 공간을 노리는 움직임과 박스 안에서의 존재감으로 맨유 팬들에게 희망을 안겨줬다.

하지만 맨유의 골키퍼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바이든디르뿐만 아니라 복귀한 오나나 역시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취약점을 노출해왔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골키퍼 영입을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한 매체에 따르면 바이든디르나 오나나 중 한 명이 떠나지 않는 한 새로운 골키퍼 영입은 어려울 전망이다.

아스널 골키퍼 다비드 라야는 이날 경기의 숨은 영웅이었다. 전후반에 걸쳐 여러 차례 결정적인 선방을 보이며 클린시트 달성에 기여했다. 특히 쿠냐의 세 차례 슈팅을 모두 막아내며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아스널이 18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개막전에서 리카르도 칼라피오리의 헤딩골로 1대 0 승리를 거두며 완벽한 스타트를 끊었다(사진=아스널 공식 SNS)

이번 승리로 아스널은 맨유를 상대로 한 프리미어리그 원정경기 15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아르테타 감독은 경기 후 "큰 결과를 얻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하지만 요케레스와의 호흡이나 보다 공격적인 플레이 스타일의 완성도 면에서는 여전히 개선할 여지가 남아있다.

맨유의 아모림 감독은 프리미어리그 28경기에서 15패를 기록하며 승격팀을 제외하고는 2009년 포츠머스의 폴 하트 이후 가장 빠른 15패 도달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하지만 경기 내용만큼은 분명한 개선의 징조를 보였다는 평가다.

아스널은 23일(한국시간)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리즈 유나이티드와 맞대결하며 연속 승리를 노린다. 맨유는 24일 풀럼과의 원정경기에서 반등의 기회를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