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사이로 잡았어요!" 이정후의 진기명기 슈퍼캐치, 자이언츠 7연패 탈출...김하성도 멀티히트 [스춘 MLB]
이정후는 1회 2루타, 김하성은 멀티히트 활약
[스포츠춘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시즌 28호 2루타와 함께 10년에 한 번 나올 법한 슈퍼캐치로 화제를 모았다. 탬파베이 레이스 김하성도 멀티히트로 존재감을 뽐냈다.
1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탬파베이-샌프란시스코 시리즈 마지막 경기는 샌프란시스코의 7대 1 완승으로 끝났다. 7연패 늪에 빠져있던 샌프란시스코는 화끈한 타격으로 오랜만에 승리를 거뒀다.
리드오프로 선발 출전한 이정후는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6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며 시즌 타율 0.260을 유지했다. 1회말 첫 타석부터 안타가 나왔다. 탬파베이 선발 라이언 펨피오의 151.6km 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익수 방향으로 시원한 2루타를 뽑아냈다. 이정후의 시즌 28번째 2루타였다.
타격보다 더 눈길을 끈 것은 4회초 보여준 수비였다. 얀디 디아즈가 날린 우중간 타구를 향해 전력질주한 이정후는 슬라이딩과 함께 글러브를 뻗었다. 공이 글러브를 맞고 튀어나왔지만, 순간의 기지를 발휘해 두 무릎 사이로 공을 끼워 잡는 묘기를 선보였다.
마이크 크루코 NBC 스포츠 해설위원은 "무릎 사이로 잡았다!"고 소리쳤고, 캐스터 듀안 카이퍼는 "10년에 한 번 볼 캐치"라고 극찬했다. 가까이에서 명장면을 직관한 우익수 드류 길버트도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MLB.com은 이정후의 수비를 소개하는 기사에 '무릎뼈를 이어주는 건... 야구공? 이정후의 믿을 수 없는 캐치'란 제목을 붙였다. 인체의 뼈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가르치는 미국의 전래동요 가사를 패러디한 재치있는 표현이었다.
이후 타석에서는 3회말 삼진, 6회말과 7회말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4회 슈퍼캐치 하나로 모든 것을 덮고도 남았다.
김하성 역시 만만치 않은 활약을 펼쳤다. 6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김하성은 4타수 2안타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4경기 연속 안타를 치며 시즌 타율을 0.228로 끌어올렸다. 샌프란시스코와의 3연전에서 꾸준히 안타를 쳐내며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김하성의 첫 번째 안타는 이정후를 향했다. 2회초 2사 상황에서 샌프란시스코 선발 로건 웹의 스위퍼를 중견수 방향으로 굴려 보내며 안타를 신고했다. 5회초에는 웹의 스위퍼를 다시 공략해 좌전 안타로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다만 두 차례 출루에도 불구하고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7회초와 9회초에는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날 경기는 6회에 승부가 갈렸다. 0대 0으로 팽팽하던 경기에서 샌프란시스코가 만루 상황을 만들었고, 도미닉 스미스가 배트가 부러지면서도 우측으로 떨어뜨린 3타점 적시타로 균형을 깨뜨렸다. 크리스티안 코스의 추가 적시타까지 더해져 한 이닝에 4점을 몰아쳤다.
연타석 장타로 승부는 더욱 기울었다. 7회말에는 길버트와 타일러 피츠제럴드의 백투백 홈런이 터져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길버트는 메이저리그 데뷔 8경기 만에 첫 홈런을 터뜨렸고, 피츠제럴드는 7월 6일 이후 첫 홈런으로 화답했다.
샌프란시스코의 승리를 이끈 일등공신은 로건 웹이었다. 7이닝 3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로 시즌 11승(9패)을 거뒀다. 메이저리그 최다인 160.2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 3.19를 기록하고 있는 웹의 역투가 팀의 7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이날 경기로 샌프란시스코는 시즌 전적 60승 64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에 복귀했다. 탬파베이는 61승 64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4위를 유지했다.
김하성은 이번 시리즈를 끝으로 2025시즌 한국인 선수와의 맞대결을 모두 마쳤다. 이정후의 샌프란시스코는 김혜성이 뛰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다음 달 13~16일(오라클파크), 19~22일(다저스타디움)에서 총 7경기를 더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