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롯데, 3위 확률도 SSG에 역전 허용...19일 벨라스케즈 반전 없으면 가을야구도 위험하다 [스춘 이슈]
19일 LG전이 운명의 분수령, 벨라스케즈 반등+연패 탈출 가능할까
[스포츠춘추]
롯데 자이언츠가 위기다. 한때 선두권을 위협할 기세였던 팀이 지금은 3위 자리는 물론 가을야구 진출마저 위태로워졌다. 8연패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롯데에게 19일 LG 트윈스전이 그야말로 운명의 갈림길이 될 전망이다.
연패의 무게는 생각보다 무겁다. 올 시즌 스윕패 한 번 당하지 않았던 팀, 4연패조차 모르던 팀이 시즌 최장 8연패에 빠져들었다. 승률 0.523으로 아직 3위를 지키고 있지만 상황은 절망적이다. 4위 SSG와는 1경기 차에 불과하고, 공동 5위인 세 팀(KIA, KT, NC)과도 2.5경기차다. 3연패 한 번이면 뒤집힐 수 있는 거리다. 자칫하면 3연전 만에 7위까지 떨어질 수 있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다.
위기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피타고라스 기대승률로 가을야구 확률을 계산하는 사이트 PSODDS.com에 따르면 18일 현재 롯데의 가을야구 진출 확률은 74.5%다. 8월 6일 94.9%였던 것과 비교하면 거의 열흘 만에 20%포인트가 날아간 셈이다.
더욱 뼈아픈 것은 3위(준플레이오프 직행) 확률마저 SSG에게 추월당했다는 점이다. 8월 6일 52.1%까지 올랐던 롯데의 3위 확률은 23%포인트나 추락해 29.1%가 됐고, SSG가 30.1%로 1위를 차지했다. 7월 23일 5.7%에서 수직 상승한 SSG가 이제는 남은 시즌을 3위로 마감할 확률이 가장 높은 팀이 됐다.
17일 삼성전도 아쉬움만 남겼다. 에이스 알렉 감보아가 선발로 나섰지만 연장 11회까지 가는 난타전 혈투 끝에 8대 8 무승부를 기록했다. 황성빈의 극적인 9회말 동점 홈런으로 패배는 면했지만, 11회말 마지막 찬스를 살리지 못해 승리까지 가져가지 못했다. 그나마 9연패를 당하지 않은 게 다행이라면 다행.
이제 모든 것이 19일 잠실 LG전에 달렸다. 이날 롯데 선발은 새 외국인 투수 빈스 벨라스케즈다. 이 경기는 단순한 연패 탈출을 넘어 롯데의 올 시즌 운명이 걸린 경기다. 벨라스케즈의 두 번째 등판이라는 점에서 그 무게감이 더욱 크다.
벨라스케즈의 첫 등판은 실망스러웠다. 지난 13일 한화 상대 데뷔전에서 3이닝 동안 6피안타 2볼넷으로 5실점을 허용하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10승 투수 터커 데이비슨을 방출하고 '강력한 에이스'를 기대하며 데려온 투수치고는 실망스러운 모습이었다. 패스트볼 구속은 150km를 넘나들었지만 크게 위력적이지 않았고, 나이 33세로 전성기가 지난 투수를 데려온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왔다.
두번째 등판 상대도 만만치 않다. 단독 선두 LG는 후반기 25경기에서 20승 5패를 기록하며 압도적이다. 반면 롯데는 같은 기간 11승 1무 14패로 하락세다. 만약 벨라스케즈가 두 번째 등판에서도 부진하고 롯데가 연패 탈출에 실패한다면 상황은 절망적이 된다. LG 상대로 연패가 더 길어질 가능성이 높고, 10승 투수를 버린 결정은 실패로 돌아가게 된다. 롯데로서는 치명적인 타격이다.
굳이 희망회로를 돌리자면, 앞서 알렉 감보아도 첫 등판 부진 뒤 두번째 등판부터 에이스 모드로 거듭난 바 있다. 감보아 역시 데뷔전에선 삼중 도루를 허용하는 등 크게 부진했다. 하지만 일주일 뒤 등판에서 투구 폼을 수정하고 나타나 무실점으로 잘 던졌고 이후 연승 행진을 달렸다. 현재 감보아는 13경기 7승 4패, 평균자책 2.38을 기록 중이다. 벨라스케즈에게도 같은 반전이 가능할까.
만약 벨라스케즈가 살아나면서 롯데가 연패를 끊는다면 최상의 시나리오가 펼쳐진다. 연패를 끊고 다시 반등을 노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벨라스케즈는 이번 주 두 차례 등판이 가능해 팀 상승세로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가을야구에서 감보아-벨라스케즈 원투펀치를 앞세워 우승에 도전하는 시나리오도 현실성을 얻는다.
팀의 8연패 탈출과 데뷔전 부진 만회. 19일 벨라스케즈의 등판은 롯데에게 정말로 중요한 분기점이다. 말 그대로 모든 것을 걸고 던져야 하는 경기다. 2017년 이후 8년 만의 롯데 가을야구가 벨라스케즈의 어깨에 걸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