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해도 안되네' 중심 잃은 롯데 뭐가 문제일까? 3위 자리도 위태 [스춘 이슈분석]

롯데, 팀 밸런스 붕괴 및 조직력과 경기 운영 불안 '총체적 난국'

2025-08-18     정진영 기자
지난달 31일 NC와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롯데 김태형 감독. (사진=롯데 자이언츠)

[스포츠춘추]

한때 1위 싸움까지 가세했던 롯데 자이언츠가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다. 후반기 들어 최근 8연패를 당하며 추락하고 있다.  

3위를 유지 중이지만, 경기력만 놓고 보면 하위권 팀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의 부재, 경험 부족한 야수들의 잦은 기복, 침묵하는 타선과 흔들리는 마운드까지 모두 불안 그 자체다. 

롯데는 지난 17일 사직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연장 11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8-8 무승부를 기록하며 가까스로 패배를 면했다. 9회말 황성빈의 솔로포가 없었다면, 9연패에 빠질 뻔했다. 

힘겹게 패배는 면했지만, 무승부는 결코 반가운 결과가 아니다. 경기 흐름을 뒤집고도 끝내 마무리하지 못했다. 최근 몇 경기 동안 반복되고 있는 '동일한 패턴'이다.

이날 경기를 비롯한 최근 롯데의 흐름은 일정한 공통점을 보인다. 타선이 잠잠할 때 투수력으로 버티다가도, 타선이 살아나는 순간에는 불펜진이 와르르 무너진다. 전형적인 팀 밸런스 붕괴 현상이다.

롯데 자이언츠 전준우. (사진=롯데 자이언츠)

중심 타자 전준우의 이탈은 가장 뼈아프다. 지난 5일 전준우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진 이후, 팀 타선은 급격히 무게감을 잃었다. 경험 많은 중심 타자의 부재는 단순한 1명의 공백이 아닌, 라인업 전체의 흐름을 무너뜨리는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졌다.

젊은 야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자연스럽게 높아졌지만, 기대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황성빈, 고승민, 한태양 등 신예들이 힘을 보태고 있지만, 고비마다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흔들리는 장면이 반복되고 있다. 경험의 무게를 버텨줄 선배가 없는 라인업은 위기관리 능력에서 부족함을 드러내고 있다.

마운드 사정이 여유로운 것도 아니다. 더 심각하다. 3점 차 우위를 지키지 못하고 만루홈런을 허용한 삼성전만 봐도 롯데의 불펜 상황이 얼마나 좋지 않은지 알 수 있다. 

롯데 자이언츠 김원중. (사진=롯데 자이언츠)

지난 17일 삼성전에도 롯데 김태형 감독은 7회까지 만든 4점 리드를 지키기 위해 마무리 김원중을 8회에 조기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최악의 결과를 초래했다. 마무리 김원중은 8회 등판해 삼성의 김영웅에게 만루홈런을 맞으며 동점을 허용했고, 9회에는 역전까지 허용했다. 김원중은 2경기 연속 동점 홈런을 허용했다. ‘뒷문’까지 흔들리고 있다. 

확신보단 불안, 통제보단 흔들림이 더 크게 느껴지는 현재의 롯데다. 김원중뿐 아니라 불펜진 전반이 지쳐 보인다. 후반기 들어 롯데의 불펜은 리드 상황을 지키지 못하는 경기가 반복되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접전 경기가 많았고, 불펜에 무리가 갔다는 평가 속에 그 부담이 현실로 드러나는 모양새다.

지금의 롯데는 총체적 난국에 빠져있다. 상승세를 이끌던 요소들이 하나, 둘씩 흔들리자, 팀 전체가 휘청거리고 있다. 기세 좋던 상반기 롯데와 전혀 다른 모습이다. 

롯데는 3위 자리를 지키고는 있지만, 중위권과의 격차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일단 좋지 않은 흐름을 어떻게든 빨리 끊는 게 급선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