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복귀 SSG 좌완 에이스, 아직은 관리 모드 "투구수 90구로 제한...주 2회 등판도 아직 안돼" [스춘 현장]
SSG 에이스의 1군 복귀전, 4월 오원석 상대 맞대결 설욕 기회
[스포츠춘추=수원]
SSG 랜더스의 김광현과 KT 위즈의 오원석, 지난해까지 한솥밥을 먹었던 좌완 선발 선후배의 리벤지 매치가 성사됐다.
SSG는 1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KT 위즈전 선발로 김광현을 내세운다. 이날 KT도 오원석을 선발로 기용하면서 지난해까지 SSG에서 함께 뛰었던 좌완 선발 선후배의 시즌 두 번째 대결이 성사됐다.
김광현과 오원석의 첫 대결은 지난 4월 22일 수원에서 열린 경기였다. 지난해까지 SSG 소속이었던 오원석은 오프시즌 트레이드로 KT 유니폼을 입은 뒤 친정팀을 상대로, 그것도 SSG 시절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롤모델 선배 김광현을 상대로 등판했다.
이 대결에서 오원석이 승리를 거뒀다. 오원석은 6이닝 동안 4피안타 2볼넷 8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반면 김광현은 5.2이닝 10피안타 4볼넷 5삼진으로 5실점(4자책)을 내주며 패전투수가 됐다. 경기는 KT의 9대 3 대승으로 끝났다.
이 경기에서 시즌 3승을 거둔 오원석은 이후로도 7승을 더 추가하며 일찌감치 10승을 달성했다. SSG 시절 한번도 해보지 못한 10승을 KT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해냈다. 김광현도 21경기에서 7승 8패 평균자책 4.25로 전성기만큼은 아니지만 SSG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꾸준히 지켜왔다.
마침 이날은 김광현의 1군 복귀전이다. 김광현은 지난 7일 삼성전에서 3.2이닝 8피안타 6실점으로 조기강판당한 뒤 다음날 부상자 명단에 올라갔다. 이후 11일 동안 컨디션 재정비 시간을 가진 뒤 이날 다시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하필 상대가 오원석이어서 김광현에게는 지난 패배를 설욕할 수 있는 기회다.
다만 아직 컨디션이 100% 완전하진 않은 상태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이숭용 SSG 감독은 이날 김광현의 투구수로 90구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90구 정도로 자를 생각이다. 상황에 따라서라도 90구는 웬만하면 넘기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광현은 이번 주 4일턴 등판도 소화하지 않는다. 이 감독은 “아직 일주일에 두 번은 아닌 것 같다”며 일요일 경기에는 김광현 대신 다른 선발투수를 기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체 선발로는 우완 송영진이 유력하다. 송영진은 시즌 초반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다 최근에는 선발 뒤에 붙어 나오는 벌크가이 역할을 주로 소화하고 있다. 17일 LG전에서도 구원으로 등판, 4이닝 동안 69구를 던지면서 2실점을 기록했다.
주축 투수들의 부상으로 선발진을 꾸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SSG다. 김광현 외에 외국인 투수 드류 앤더슨도 12일 선발등판을 소화한 뒤 오른쪽 허벅지 앞쪽에 타이트함을 느껴 선발등판을 쉬고 있다. 이 감독은 쓴웃음과 함께 “이번 주 한화전까지는 대체 선발이 두 번 정도 나가야 한다. 아마도 다음 주부터는 조금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날 오원석을 상대로 SSG는 박성한(유격수)-기예르모 에레디아(좌익수)-최정(3루수)-한유섬(우익수)-김성욱(중견수)-오태곤(1루수)-류효승(지명타자)-조형우(포수)-김성현(2루수) 순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애초엔 다른 타순을 구성했다가, 주자 견제가 약한 오원석을 겨냥해 '뛰는 야구'에 최적화된 타순으로 변경했다.
이날 7번 지명타자로 출전하는 류효승의 활약도 주목할 대목이다. 2020년 입단한 6년차 류효승은 16일 올시즌 처음 1군에 올라와 LG전에 선발 출전, 4타수 1안타 2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이날 타구속도 183.2km를 기록하면서 강한 임팩트를 보였다. 17일 경기에서는 2020년 이후 5년 만의 홈런까지 기록하면서 2경기 연속 활약을 이어갔다.
이숭용 감독은 “류효승이 많이 좋아졌다. 작년에는 상체 위주로 세게만 치려고 그랬는데 올해는 이제 상체보다는 하체 리듬으로 좀 치려고 한다”면서 “작년까지는 떨어지는 변화구에 거의 스윙이 나왔는데 지금은 그걸 참아내는 걸 보면서 좋아지겠다 생각했다. 손이나 허리 회전 등에서 자기 포인트가 정립된 것 같다. 재미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다만 확실한 수비 포지션이 없는 게 아쉬운 점. 류효승은 좌익수가 주포지션인데 에레디아가 있는 팀 선수 구성상 류효승에게 기회가 제한적이다. 이 감독은 “류효승이 잘 치면 잘 칠수록 머리가 아프다”면서 “에레디아도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고 한유섬도 그렇다. 돌아가면서 지명타자를 쳐줘야 하는데 그 부분이 제일 걱정”이라고 고민을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잘 쳐서 이긴다면 계속 내야 한다. 누구를 빼더라도 밸런스 좋고 잘 치는 선수는 계속 내야 한다”면서 “류효승을 당분간 지명타자로 써보려고 한다”는 구상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