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운데 몰린 공 두 개’… 롯데 벨라스케즈 5이닝 3실점 패전, 팀도 20년만의 '9연패' 수렁 [스춘 현장]

롯데, 벨라스케즈 첫 5이닝 소화, 타선 10안타 2득점 부진 속에 롯데 9연패

2025-08-20     정진영 기자
롯데 벨라스케즈의 19일 LG전 등판 모습. (사진=롯데 자이언츠)

[잠실=스포츠춘추]

롯데 자이언츠의 새 외국인 투수 빈스 벨라스케즈(33)가 첫 등판보다는 나은 투구를 했지만, 팀을 승리로 이끌지는 못했다. 타선의 부진과 맞물려, 연패 탈출의 실마리를 제공하지 못한 채 뼈아픈 패배를 맛봤다.

벨라스케즈는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7피안타 3실점을 기록했다. 볼넷은 2개만 내주면서 데뷔전보다는 나은 제구를 보였지만, 결정적인 실투 두 개가 실점으로 직결되며 아쉬움을 남겼다.

벨라스케즈는 1회말 1사 1, 2루 위기를 넘기며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문보경을 삼진으로, 김현수를 내야 땅볼로 처리하며 첫 고비를 넘겼고, 2회와 3회는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정리했다. 그러나 4회 2사 후 김현수에게 볼넷을 내준 뒤, 오지환에게 선제 적시타를 허용하며 흐름이 꺾였다.

5회에는 더 큰 위기가 찾아왔다. 구본혁에게 안타, 박해민에게 볼넷을 내준 뒤 신민재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 상황. 이어진 타석에서 문성주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추가 실점했다. 문보경을 병살타로 유도하며 추가 실점은 막았지만, 이미 흐름은 LG로 넘어간 뒤였다.

이날 벨라스케즈는 총 92개의 공을 던졌고, 그중 속구가 47구로 가장 많았다. 이어 체인지업(18구), 슬라이더(14구), 커브(13구) 순으로 다양한 구종을 구사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린 실투 두 개가 뼈아팠다. 최고 구속은 시속 151km를 기록했다. 이후 벨라스케즈는 6회부터 불펜 투수 정현수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이날 투구를 마무리했다.

롯데 벨라스케즈의 19일 LG전 등판 모습. (사진=롯데 자이언츠)

벨라스케즈는 올 시즌 도중 롯데가 전격 영입한 외국인 투수다. 메이저리그 통산 38승 51패, 평균자책점 4.88을 기록한 베테랑으로, 직전까지는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산하 트리플A에서 5승 4패 평균자책 3.42의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롯데는 벨라스케즈를 영입하며 시즌 10승을 기록 중이던 터커 데이비슨을 방출하는 강수를 뒀다. 데이비슨이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가을야구를 위한 ‘한 방’을 기대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벨라스케즈는 지난 13일 한화전(3이닝 5실점)에 이어 이날 등판에서도 승리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롯데는 외국인 투수 교체라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현재까지는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롯데는 이날 패배로 2005년 6월 14일 두산전 이후 20년 2개월 3일(7369일)만에 9연패라는 불명예를 기록하게 됐다.